조선일보 '헛발질'.. '근신설' 김여정 보란듯이 나타나

‘숙청’ 김영철 이어 '처벌설' 北인사 속속 복귀 주목.. 김여정 오히려 위상 높아진 듯

정현숙 | 입력 : 2019/06/04 [10:08]

숙청설, 근신설 김영철과 김여정 건재.. 또 반복된 '北 악마' 프레임 씌우기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왼쪽 둘째)이 3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 공연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우파 보수세력 이념 잣대로 오보 생산 연속 되풀이 

 

강제 노역 등 숙청설이 나돌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어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53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약 두 달 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당 간부들과 함께 전날 평양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의 개막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김 제1부부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과 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 여사 바로 오른쪽에 앉았고 그 옆으로는 리수용 당 부위원장이 앉았다.

 

김 위원장과의 거리가 리수용 부위원장보다 가까워져 김 제1부부장의 ‘권력 내부 위상’인 서열이 전보다 오히려 올라가 리수용 부위원장보다 더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김영철 당 부위원장도 개막 공연 주석단에 자리해 이틀 연속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동당 중앙위 기관지 노동신문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가 3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개막되었다”며, 이 개막 공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와 함께 김여정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고 1면 전면 기사로 보도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등장에 앞서 북미 협상을 총괄해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자강도에서 강제노역 중"이라는 조선일보의 보도를 일축하며 지난 2일 김정은 위원장의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 관람에 이어 이날 집단체조 관람에도 수행 간부로 참석, 건재를 과시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31일 김여정 제1부부장의 근신설을 보도했다. 하노이 담판이 실패로 끝난 것에 대한 징계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날 조선일보는 김영철 부위원장과 김혁철 대미특별대표 등 하노이 담판 이후 모습을 감추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어 대미 협상의 실무를 맡은 책임자들을 본보기로 숙청·총살·정치범 수용소행을 지시했다는 보도를 했다.

 

하지만 모습을 드러낸 김여정 제1부부장과 마찬가지로 김영철 부위원장 역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보수언론의 대표주자로 자임하는 조선일보의 신중하지 못한 헛발질만 재확인한 셈이다.

 

과거 현송월 당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장도 2013년 음란물 영상을 봤다는 혐의로 처형됐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지만, 이듬해 조선중앙TV를 통해 현 부부장의 건재가 확인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2월 리영길 총참모장이 처형됐다고 일부 언론에 흘렸으나 그가 석 달 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대규모 오보를 야기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관련 오보의 경우 북한 정보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속성을 오히려 역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공포정치를 일삼는 김정은과는 대화와 협력해서는 안 되고 굴복시키고 붕괴시켜야 한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했다.

 

외신도 이번 조선일보의 잦은 헛발질에 신뢰성 문제를 우려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과거에도 일부 보수언론이 북한 주요 인사의 처형설을 보도했다가 오보로 판명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의 잔혹한 이미지를 전파하기 위해 특정한 보수세력이 '북한은 악마'라는 등식의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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