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특위 습격 70년…경찰은 아직도 사죄하지 않았다!

반민특위 후손모임, 경찰청 공식 사과 촉구 “수사권한 갖고 싶다면, 국민 신뢰부터 얻어라”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6/05 [15:31]
▲ 우원식 의원과 반민특위 후손 모임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반민특위 습격사건, 경찰청 사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사죄를 촉구했다. 현충일인 오는 6일은 반민특위 청사가 경찰에 의해 습격을 당한지 70년이 되는 날이다.     © 서울의소리

[ 서울의소리 고승은 기자 ] “참으로 아픈 사건입니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반민특위는 사실상 해체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반민특위는 오랜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난 우리 민족의 염원을 담아서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하고 민족정기를 바로세우는 큰 과업을 우리 국민들이 부여했는데, 결성 전부터 노골적으로 반민특위를 반대해왔던 이승만 정권과 이들의 비호를 받은 친일경찰들의 끝없는 암살, 방해공작, 그리고 끝내 친일 경찰들의 습격으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친일청산에 실패하면서 대한민국은 아주 오랫동안 대한민국은 나라를 팔아먹어도 출세할 수 있고 어떤 수단을 써도 출세하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사고가 지배해왔습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같이 말문을 열며 반민특위의 좌절로 인해, 그릇된 사고가 현대사를 지배해왔음을 언급했다.

 

우원식 의원과 반민특위 후손 모임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반민특위 습격사건, 경찰청 사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사죄를 촉구했다. 현충일인 오는 6일은 반민특위 청사가 경찰에 의해 습격을 당한지 70년이 되는 날이다.

▲ 1949년 6월 6일, 반민특위 사무실이 경찰에 의해 습격당헀고 많은 반민특위 요원들이 수난을 당했다.     © 노컷뉴스

이들은 “이승만의 지시 아래 내무차관 장경근, 치안국장 이호, 시경국장 김태선의 주도로, 윤기병 당시 서울중부경찰서장은 시내 각 경찰서에서 차출된 경찰관 80여명과 함께 청사에 난입해 관련 서류들을 찢은 것은 물론 반민특위 요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다”면서 “폭력 사태로 수많은 반민특위 요원들이 부상을 당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시 반민특위 관련자들이 경찰에게 당한 끔찍한 수모들을 거론했다.

 

“반민특위 조사관이었던 정철용 선생은 출근 당시 이상한 낌새를 채고 경찰에게 호통을 쳤다가 개머리판으로 가슴을 맞아 쓰러졌습니다. 질질 끌려 청사 뒤뜰에 가 보니 이미 많은 요원들이 두들겨 맞고 무릎이 꿇고 있었고, 심지어 급하게 달려온 권승렬 당시 검찰총장은 경찰에게 수색을 받고 지니고 있던 권총마저 경찰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경찰이 가장 미워했던 특경대원들의 경우 그 상황이 더욱 더 심각합니다. 각 경찰서로 나뉘어져 끌려가 일제시대에 친일 경찰로부터 당하던 고문을 다시 당했고, 그중 돌아가신 분,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 분들도 있을 정도로 경찰이 행한 고문의 정도는 끔찍한 수준이었습니다.”

 

이들은 특히 경찰이 습격의 주체가 된 이유로, 경찰 당시 고위간부들 대다수가 일제 강점기 시절 고등경찰 출신이었던 점을 거론했다. 특히 고문기술자 노덕술은 이승만이 가장 총애하던 자였다. 반민특위는 노덕술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체포했는데, 이것이 이승만이 적의를 품게 된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친일출신 경찰인 시경 사찰과장 최운하가 구속되자 경찰들은 반민특위 습격을 행동에 옮겼다”며 “이날의 습격으로 반민특위는 급격하게 와해되기 시작한다”고 언급했다. 그 이후로 반민특위는 유명무실한 모습이 됐다.

▲ 국내 기반이 약했던 이승만은 친일파들을 철저히 비호, 반민특위를 무너뜨리는 결정적 만행을 저질렀다.     © 노컷뉴스

이들은 최근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검찰의 권한을 경찰에게 나눠주는 것에 대해서도 적잖은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 버닝썬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하고 한심한 수사발표만 해도 그러하지 않나.

 

이들은 “최근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법안은 두고 봐야 알겠지만 큰 방향에서 보면 경찰이 이전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며 “그러한 조정은 수사 기관의 견제와 균형을 보다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근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인 반민특위 습격에 대해 최소한의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이 경찰이 권한을 더 갖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결코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경찰이 당시 친일 경찰들을 옹호한다고도 반민특위 습격을 잘 한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사과를 못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아니 오히려 앞장을 서서 더 적극적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즉시 공식적 사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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