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외국인 노동자 한국 경제에 기여 없고 세금 안낸다?" 팩트체크

“외국인 근로자들 똑같이 세금 낸다” 반박..'극우 포퓰리즘' 발상 보수·진보 양쪽서 비판

정현숙 | 입력 : 2019/06/20 [08:50]

'경알못' 제1야당 대표의 황당 발언 

 

JTBC 황교안 발언 팩트 체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민생투쟁 대장정' 일환으로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국인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가 같은 임금을 받는 것은 불공정하다"라는 발언을 했다. 중소기업 현실을 고려하자는 취지였다는데 외국인 혐오와 차별을 대놓고 옹호하는 거냐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부산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난 황교안 대표는 "세금도 낸 적 없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은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기여한 바도 없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같은 임금을 줘야 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라고 했다.

 

황 대표의 발언은 자유 경제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자연적으로 형성된 임금 수준을 법적 강제를 통해 조정하겠다는 반민주적 발상으로 현행법을 넘어서는 주장이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6조는 ‘국적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한국이 비준한 ILO(국제노동기구) 협약도 국적을 이유로 한 임금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이 황당한 발언으로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비판이 다 나왔다. 정의당 등 진보 쪽에서는 국적을 이유로 임금 차별을 못 하도록 한 우리 근로기준법과 국제 규범 등에 명백히 어긋나는 혐오와 차별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법무부 장관까지 역임한 제1야당 대표의 발언은 ‘극우 포퓰리즘’적 혐오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보수 쪽에서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며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을 깎으면 오히려 내국인 일자리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난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를 못 한다고 비판할 자격이 없다”,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을 적게 주게 되면 한국 청년들의 일자리만 더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이날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역으로 외국에서 일하는 우리 노동자를 생각하면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해외에서 일자리를 구하러 진출하러 가는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또 다른 차등을 부과할 수 있다는 식의 논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중소기업 대표들을 도와주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지만, 제1야당 대표의 발언으로서는 경제의 문외한적인 발언이라는 논란을 야기하면서 법과 인권, 또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도 많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적인 상식으로라도 고용주의 입장에서 똑같은 일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임금이 싼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지, 왜 돈을 더 많이 줘야 되는 내국인을 굳이 고용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로 우리 청년들의 일자리만 더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 노동력이 미치지 못하는 3D 업종 등 빈틈을 메워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리고 황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는 세금도 내지 않고 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없다고 폄훼했지만 세금은 내국인,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는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도 똑같은 세금을 원천징수당한다. 세금은 국적이나 인종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며 “세금은 같은데 임금이 다르게 계산된다면 이런 나라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라고 지적했다.

 

이날 밤 JTBC도 '뉴스룸' 팩트체크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오히려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유발 효과를 보면 지난해 86조 7000억 원, GDP의 4.57% 정도의 규모였다. 올해는 93조 7000억 원, 그리고 2026년에는 162조 2000억 원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황 대표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국세 통계로 확인하면 외국인 노동자는 지난해 총 1조 2000억 원의 소득세를 냈다. 특히 4대 보험 혜택이 없는 일용노동자도 원천징수로 지난해 700억 원을 냈다. 지난해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은 총 26조 4000억 원이었다. 이 중에서 40%를 국내 소비에 썼으니 간접세를 낸 것은 물론이고 소비 활동으로 국내 경제에도 기여한 것이다.

 

이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이주공동행동)도 "열악한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마저 강탈하려는 황교안의 인종차별 망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주공동행동은 "2017년 이민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백만 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가 2016년에 생산효과 54조 6천억, 소비효과 19조 5천억을 합쳐 총 74조 1천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여했고 이는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황 대표의 발언이 "하나같이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주노동자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일하고 살아가면서 세금을 내고 소비활동 등을 하며 이와 연관된 일자리도 창출한다"며 "저임금 노동력이 필요해서 한국 정부와 기업이 이주노동자를 불러들인 것인데 최저임금마저 깎자는 것은 벼룩의 간을 내먹겠다는 것이요 약자를 더 쥐어짜겠다는 놀부 심보에 다름 아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수많은 사업장이 편법을 통해 이주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이하의 돈을 주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포퓰리즘을 비판했던 분이 ‘트럼프식 포퓰리즘’을 한 꼴이 됐다”라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후 부산 중구 비프광장을 방문,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항의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대표가 보수층 지지를 바라고 경제와 관련된 어이없는 발언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14일 서울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서 기자들과 제화업의 쇠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줄 수 없는 임금을 주라 한다”며 “(제화업체들은) 단기간에 최저임금이 엄청나게 올라 사람을 쓸 수 없다고 한다”라고 실상을 알지 못하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해 논란만 일으켰다.

 

제화공은 도급제 사장이라는 특수고용직으로 자영업자에 속한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과는 아무 상관없다. 제화업체의 인건비 부담이 오른 것은 노조 결성에 따른 제화공의 공임 인상과 4대 보험 적용 때문이다. 

 

5월 14일 수원 광교 임대아파트 주민간담회에 참석한 황 대표는 “(공시가격 상승으로) 여기 계신 분 모두가 올해 ‘세금폭탄’ 맞는 것은 아닌지 많이 걱정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자가 주택이 아닌 값싼 임대주택에 거주하다 우선적으로 분양받을 자격이 생긴 사람들로 세금 인상과는 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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