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의 '비분강개' “한국당 당론이 한유총 만세에요?”

180일 교육위 떠돌던 '유치원3법' 그나마 '패스트트랙'의 진가로 법사위로 자동 이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6/25 [13:27]

박용진 "수십년 미뤄진 유치원 개혁 끝을 볼 것".. "330일 전에 처리해야" 

 

연합뉴스 TV

 

지난해 말 국정감사 이후 여야의 격렬한 대치와 첨예한 갈등 끝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이른바 '유치원 3법'이 25일 국회 교육위에서 법제사법위로 자동 회부됐다.

 

정쟁과 국회 파행으로 상임위 단계에선 논의조차 되지 않은 유치원 3법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본회의 표결까지 갈 수 있는 건 그나마 패스트트랙의 진가가 역설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치원 3법이 담당 상임위인 국회 교육위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지 180일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논의 한번 이뤄지지 않은 채 이제 국회법에 따라 법제사법위로 자동으로 옮겨져 체계적인 자구 심사를 받게 된다.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지난해 패스트트랙을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교육위 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송구스럽다면서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거듭 압박하고 나섰지만, 끝끝내 한유총의 입장을 대변하기 바빴던 자유한국당은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이다.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처음 제기하고 유치원 3법을 발의했던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자한당이 사립유치원 편들기와 발목잡기에만 매달렸다고 성토했다. 박용진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당론이 뭐예요? 한유총 만세에요? 유아교육 정상화를 위한 법안을 그동안 막았다고 한다면 저는 자유한국당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비분강개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유한국당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거센 저항에 결국 교육위는 제대로 된 심사를 해보지도 못한 채 주어졌던 180일을 모두 허비했다”며 “이제 이 법은 교육위에서 더이상 심사를 할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박용진 의원은 "제가 대표발의 한 이른바 박용진 3법은 사립유치원이 공공성과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한 지극히 상식적인 법이었고, 작년 국정감사 이후 사립유치원의 회계부정 백태가 드러나면서 온 국민의 지지, 특히 자유한국당의 지지층에서도 조속한 통과를 바라고 있었던 법이었던 만큼 당연히 금방 통과될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한유총의 협공에 막혀 조속한 국회통과가 저지되는 것을 보면서 저는 국회에 들어온 이후 가장 큰 좌절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는 사이 한유총은 국민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전열을 다시 재정비하고 있다"며 "국민들 앞에 머리 숙이고 백기투항하던 모습은 오간 데 없고, 지금 한유총은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이고,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소원까지 제기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억지 논리로 한유총의 편을 들고 국회 논의를 막아서면서 결국 한유총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의 저지에 막힌 국회의 모습은 무기력했으나 패스트트랙의 시간이 무의미하지는 않았다"며 "패스트트랙이 아니라 슬로우트랙이 아니냐 비판까지 받았던 신속처리기간의 6개월이 어느새 지났고 이제 5개월만 지나면 본회의에서 표결처리를 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반드시 오는 11월 22일 이후 첫 본회의에서 '박용진 3법 수정안'을 통과시켜 지난 수십년 동안 미뤄져 온 유치원개혁의 끝을 보고, 1년이 넘는 긴 싸움의 대장정을 승리로 마무리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교육위 간사인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장 330일을 다 채우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유치원 3법이 하루빨리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면서 애를 태웠다.


그러나 자한당은 오히려 발끈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자한당의 대안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은 채 패스트트랙을 밀어붙였다며 인제 와서 자한당 탓을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맞받아쳤다.

자한당 교육위 간사인 김한표 의원은 "한국당 안에 대해 전혀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더이상 논의하지 않겠다는 듯 민주당은 쫓기듯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3일 3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청 앞에서 광교신도시 학부모들이 한유총의 개학 연기 규탄 집회를 갖고 있다. 뉴스1


다른 법안들이 다 물 건너간 상태에서 그나마 패스트트랙이 아니었다면 유치원 3법조차 해당 상임위에서 표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치원 3법은 사립유치원에 지급되는 국가보조금과 지원금, 학부모부담금을 단일 회계로 해서 교육 목적 외로 사용하면 형사처벌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치원 3법이 법사위로 회부되며 패스트트랙의 위력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물론 여야가 충실히 협의해 표결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지금처럼 정당 간 협의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소한 국회가 돌아가게 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패스트트랙이라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협의를 거쳐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최선이지만 국회가 멈춰 어떤 일도 진행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만든 제도가 패스트트랙”이라며 “유치원 3법과 같은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 정쟁에 묶이지 않고 다음 단계로 차근차근 넘어간 것은 패스트트랙의 진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위에서 180일을 표류하다가 자동으로 법사위로 넘어온 유치원 3법은 법사위에서 90일, 이후 본회의로 넘어가 60일이 지나도록 여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1월 22일 이후에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처리가 가능하다. 만약 본회의에서 부결되면 유치원 3법은 20대 국회에선 처리가 불가능해진다. 

 

작년부터 상정되어 내려온 그 세월이 한세월로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한 의원들과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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