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북·미회동 전화로만 끝나” 예측 빗나가자 강효상 SNS로 황당한 '정신승리'

자한당 "한미동맹 흔들린다" '뽐뿌질'..트럼프, "한·미 동맹은 전례 없이 굳건한 관계"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7/01 [08:48]

”북·미회동 전화로만 끝나” 예측 빗나가자 강효상 SNS로 황당한 '정신승리'

자한당 "한미동맹 흔들린다" '뽐뿌질'..트럼프, "한·미 동맹은 전례 없이 굳건한 관계"

정현숙 | 입력 : 2019/07/01 [08:48]

'외교기밀 유출'로 후배 파면시킨 강효상, 유력 美 소식통 인용 예측 또 '실언'

 

JTBC

 

조연이지만 중재자를 너머 주선자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판'을 깔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전격적인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역사적인 북·미 회동이 30일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서 지레 예상을 했던 것들이 빗나가서 체면이 구겨진 사례들이 있다. 

 

이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이런 논평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맞춰서 한·미동맹은 지금 공고해져야 되는데 그 중요성 다시금 굳건히 해야 된다", "한·미동맹의 관계가 훼손되는 것은 지금 대한민국 건국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다"라고 과대하게 비판적인 논평을 내놓았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만 외교를 맡길 수 없으니 제1야당이 현시점에서는 직접 나서서 동맹 외교를 나서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청과 호소가 있다"는 식의 아전인수 논평이다.

 

자한당의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적 논평은 이번에만 나온 게 아니라 그동안도 계속 꾸준히 나왔던 주장이다. 그러나 이날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자한당의 비판에 대한 답이라도 하듯 유독 한·미동맹에 대해서 언급을 많이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지금 전례 없이 굳건한 관계를 자랑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한·미 양국 지도자는 서로 좋은 느낌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자한당에서는 "지금 한·미동맹이 건국 이래 역대 최고 정도로 훼손이 되고 있다"고 얘기를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소리냐, 한·미동맹은 전례 없이 굳건하다고 자신하고 있다"라고 자한당에 논평에 직접 답을 한건 아니지만, 우연의 일치처럼 쐐기를 박은 셈이 됐다.

 

이날 체면을 단단히 구긴 또 한 가지 사례가 있어 흥미롭다. 외교기밀인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을 외교부 고위 공무원인 고교 후배에게서 빼내  파면까지 하게 만들었던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30일 아침부터 북·미 정상의 만남을 마치 안 되기를 바라는 듯한 김 빼는 글을 SNS에 올려서 논란을 자초했다.

 

강 의원은 미국 소식통에게 들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지는 못하고 통화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거가 불분명하고 명확하지 않은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일전의 외교기밀 유출 시에도 유력한 미국 소식통이라고 한 바 있다.

 

이날 강 의원은 "저의 외교·안보 채널을 동원해 판문점 회동 가능성을 알아봤다"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DMZ(판문점) 회동은 어렵고, 전화 통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고 회동 가능성에 김을 뺐다.

 

그러면서 "G20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밝은 미국 정부 소식통"의 말이라고 인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결국 DMZ에서 전화 통화를 할 것이다. 지금 북한 당국도 실무적으로 준비가 필요한 일인데 일단 시기적으로 매우 촉박한 상황이고,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자체도 진지하게 내놓은 메시지가 아니고 즉흥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 전화상으로 김정은과 짧은 안부를 주고받은 작은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DMZ에서 이와 별도로 대북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바람과 달리 북·미 정상은 직접 만났고 시간도 1시간 가까이 얘기를 하면서 완전히 빗나갔다. 이날 JTBC에서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 전화를 했으나 강 의원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끝내고 나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6.30. 뉴시스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강 의원은 오후 5시쯤이 넘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명 글을 하나 올렸다. "기분 좋게 예측이 빗나갔다, 그러나 이번에 빗나간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해명을 했다.

 

강 의원은  페이스북에 “기분 좋게 예측이 빗나갔다”며 “역사적인 남북미 3자 정상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가대로 전후 66년 만에 이뤄진 남북 역사의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적었다.

 

이어 “제 예측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조차 일본 오사카 G20 때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은 어렵고 전화로 안부 인사 나누는 정도로 예상했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그러나 협상의 승부사라는 트럼프 대통령답게 하루 전에 판문점 회동을 전격 제안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추진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미국의 실무자들조차 허를 찔렸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측이란 것이 참 어렵다. 지난 23일 ‘신의한수’ 유튜브 대담에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1박 2일 방한, DMZ 방문을 예측했고, 그대로 실현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빗나간 것이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예측을 빗나가려고 하지는 않는다. 빗나가게 되면 기분이 좋을 리가 없는데 자신은 기분이 좋다는 것이다. 보통 이렇게 틀렸을 때는 그냥 틀렸다거나 미안하다고 하면 되는데 굳이 이렇게 빗나가서 다행이다, 마치 제3자가 남의 이야기하듯이 정신 승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한 사람의 속 쓰릴 것 같은 장본인이 있다. 바다 건너 일본의 아베 총리도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유는 바로 직전에 G20 행사를 무사히 마쳤는데 지금 G20 행사의 관심이 상당히 사라져 버려 마치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의 사전 행사처럼 격하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일본 온라인 사이트에서 자국민인 일본인이 단 댓글에 "이 퍼포먼스로 G20이 모두 날아갔다" 이런 식의 문구로 자조하는 댓글들이다. 따지고 보면 한·일 정상회담도 일본이 거부했다. 결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아베 총리 스스로가 소외를 만든 측면들도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결국 성공적인 북·미 회동을 지켜본 자한당은 이날 판문점 정상 회동이 끝난 이후에 긴급회의를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북·미 회동에서 배제가 됐다는 이런 점을 부각해 비판하면서 지금 뜨거운 박수가 필요한 게 아니라 냉철한 판단과 대비가 필요하다는 논평을 내놨다.

 

이 논평에서 조연이지만 모든 판을 깔아 주고 뒷전에 물러나 있던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굳이 깎아내리는 자한당의 '속쓰림'이 훤히 보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북·미 정상은 2~3주 내 실무협상팀을 구성해 연내 3차 회담까지 끌어내 비핵화 협상의 속도도 탄력이 붙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PHOTO
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