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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매 맞으면 듣는다

이기명 칼럼 | 기사입력 2019/07/03 [02:17]

개도 매 맞으면 듣는다

이기명 칼럼 | 입력 : 2019/07/03 [02:17]
제대로 배워라. 신이 지켜보고 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시베리아 벌판에 널린 얼어 죽은 프랑스군 시체였다. 히틀러가 러시아를 침공한 결과는 무엇을 남겼는가. 수백만의 독일군 동사자와 역시 수를 알 수 없는 죄 없는 러시아군 전사자였다. 인간은 시베리아 벌판에 동사한 독일군의 시체를 다큐멘터리로 보았다. 거기서 무엇을 배웠는가. 가혹한 전쟁의 비극이다. 전쟁을 일으키지 말자는 교훈이다. 과연 그런가. 전쟁은 사라졌는가.
 
태평양 전쟁 말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탄으로 죄 없는 일본인은 얼마나 죽었는가. 일본은 무엇을 배웠는가. 전쟁에 비극이다. 그러나 지금 아베는 재무장하려고 기를 쓴다. 
 
우리가 겪은 골육상쟁의 비극은 무엇을 남겼는가. 이런 비극이 이 땅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은 막아야 하다는 절체절명의 교훈이다. 과연 교훈은 살아 기억되고 있는가.
 
얼마 전 내가 쓴 책의 제목이 <하늘로 다시 돌아 간 하느님>이다. 전능하신 하느님이 지상의 못된 인간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내려 왔다가 포기하고 다시 하늘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전능하신 하느님이 실망했다는 발칙한 제목을 달았으니 하느님에게 종아리 좀 맞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오죽하면 이런 제목을 달았을까. 하느님의 이해를 부탁드린다. 
 
신은 가장 가혹한 방법으로 선을 가르친다.
 
인간은 과연 만물의 영장인가. 그렇다고 치자. 인간 스스로 영장이라고 한다. 과연 그런가. 영장인 것은 맞는다. 오늘의 눈부신 과학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머릿속까지 속속 들여다본다. 무섭다. 이제 거짓말을 통하지 않는다. 겁내지 말라. 정직하면 되는 것이다. 정직과 신뢰 앞에는 누구도 시비를 걸지 못한다. 
 
그러나 인간의 영장적 능력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다. 이럴 때 인간은 기막히게 도피처를 만든다. 신의 영역으로 도피다. 신의 뜻이라는 것이다. 
 
신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신은 가장 가혹한 방법으로 인간에게 선을 가르치는 것이다. 전쟁의 비극, 자연재해를 빌린 교육이다. 그러나 인간은 당할 때뿐이다. 수백만의 인간이 죽은 전쟁도 끝나면 잊는다. 그게 바로 인간이다. 신이 오죽이나 속이 상하겠는가. 
 
열 받는 소리 한번 해 보자. 얼굴 없는 인간들의 세상이 있다. 이런 세상이 어디 있는가. 있다. 국회다. 대한민국의 국회다. 체면이 무엇인가. 얼굴이다. 국회의원에게 체면이 있는가. 그들이 대답해야 한다. 
 
얼굴 없는 사람들의 약속
 
약속은 인간들만이 할 수 있다. 약속은 지키기 위해서 한다. 짐승들은 약속을 할 수 없다. 그러기에 약속 파기는 짐승과 동격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개인의 약속도 지켜야 하지만 공직자의 약속은 말할 것도 없다. 만약에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약속했다면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지켜야 한다. 그들이 국회의원에 출마할 때 한 공약이 무엇인가. 국민을 위해서 자신들이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철석같은 맹세가 아니던가.
 
국회가 공전했다. 공전한다는 것은 할 일 없이 돌아간다는 말이다. 왜 공전했는가. 할 일이 없어서인가. 국회에 계류 중인 안건은 무려 1만여 건이 넘는다. 낮잠을 자는 것이다. 의원은 뭘 하는가. 놀고먹는다. 놀면서 어떻게 사는가. 그래서 국회의원 팔자가 ‘댑사리 밑에 개 팔자’라는 것이다. 빤빤히 노는대도 국민이 바친 세금으로 거액의 월급을 받는다. 7-8명의 비서를 두고. 기사가 딸린 차도 제공받는다. 현행범이 아니면 죄를 지어도 체포되지도 않는다. 세상에 이런 팔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하느님도 부러워 할 팔자가 아닐까. 
 
국회가 한국당의 농땡이로 84일을 놀았다. 백정 스님은 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고 하셨다. 강원도에 산불이 나서 홀랑 타버린 산이 목불견인이다. 포항에는 지진이 나서 집을 잃은 주민들은 갈 곳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추경은 필요했고 편성됐다. 추경은 국회가 통과시켜야 쓸 수 있다. 통과시키면 될 거 아닌가. 통과를 안 시켜 준다. 야당이다. 왜? 그 얘기를 다 해야 하는가. 울화가 치민다. 그 정도 했으면 한국당은 무덤을 팔 만큼 팠다. 이건 의원 포기가 아니라 인간 포기다. 
 
천신만고라고 한다. 애 많이 썼다는 얘기다. 여야 대표가 만나 국회를 열기로 했다. 서명도 했다. 그리고 두 시간이 지났다. 어 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약속이 무효다. 무슨 소리냐. 야당 의원총회에서 자기 당 원내 대표가 서명한 국회 개원을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걸 추인거부라고 한다던가. 한국당 국회의원이 한 짓거리다.
 
그 순간 나경원의 얼굴이 사라졌다. 야당 국회의원의 얼굴이 사라졌다. 오히려 잘 됐다. 얼굴 들고 다니기 힘든데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 국민은 뭔가. 이런 고생하려고 얼굴 없는 국회의원을 뽑았단 말인가. 국회 해산하고 의원들 소환해야 한다는 국민의 소리가 끓는다. 할 말 있는가.
 
개도 매 맞으면 듣는다
 
돌아가신 모친은 늘 말씀 하셨다. 다시 전쟁이 나서 피난을 하게 되면 자살이라도 한다고. 얼마나 고생을 하셨으면 그런 말씀을 하실까. 그것이 바로 인간이 고통을 통해서 얻는 교훈이다. 인간의 경험은 산교육이 아닌 것이 없고 교육을 통해서 제대로 된 인간으로 변해간다. ‘신은 가장 가혹한 방법으로 선을 가르친다.’는 말도 고통의 교훈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당이 의원총회에서 여야 합의를 파기함으로써 황교안과 나경원과 의원들은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당 의원들이 자신들의 원내 대표를 신용불량자로 만든 것이다. 나경원은 추인 거부가 자신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원들의 배려라고 궁색한 변명을 했지만 말하는 얼굴을 보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같은 잔인한 경험으로 한국당과 나경원이 새로 태어난다면 신의 교육이 바람직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견딜 수 없는 질책이었을 것이다. 결국 한국당은 국회로 들어왔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얼굴 없는 국회의원들도 총선과 공천에 목을 매고 피나는 하루를 산다. 그럼 국민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놀고먹는 국회의원을 필요 없다는 명백한 판단이다. 다시는 의사당에 발을 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안 찍어 주면 된다. 점쟁이는 아니라도 지금 의원 중에 몇 명이나 살아남아 의사당을 밟을지 의문이다. 신의 잔인한 교육을 제대로 받은 인간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아니면 죽는다. 인간은 열 번 된다고 하지만 한국당의 저질 의원들로는 희망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신의 가혹한 교육을 이겨내고 새롭게 태어나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당의 지도자라는 황교안의 품격은 이미 바닥을 들어냈다. 나오는 대로 지껄이는 발언과 여성당원들의 엉덩이춤을 보며 즐겁게 웃고 있는 황교안의 품격은 흔들리는 엉덩이가 되었고 바로 추락했다. 정치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승리 이전에 품격이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좌파언론 탓이라고 했다. 조선, 중앙 동아도 좌파냐. 변인지 된장인지 구별을 못 한다. 공부해라. 신은 열심히 가르친다. 
 
한국당.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

(사진출처 - 백악관 트위터)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넘어갔다.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대통령이다. 남북미 회담까지는 성사되지 못했어도 '자유의 집'으로 오가는 길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합류, 정전선언 66년 만에 남.북.미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인 순간이 됐다. 세상이 이렇게 변한 것이다. 한국정치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6월 30일 하루 종일 방송을 보면서 가슴을 졸였다. 인내라는 시련이었다. 신의 가르침을 하루 종일 받았다. 제대로 받았는가. 
 
한국의 정치인들. 특히 국회의원들. 제대로 교육을 받았는가. 한국당은 어떤가. 문재인 정부가 안보를 팔아넘겼다는 한국당의 인식은 아직도 유효한가. 여전히 추경 발목 잡고 몽니를 부릴 것인가. 
 
신은 지금 지상을 내려다보고 보고 있을 것이다. 정치는 제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신의 가혹한 교육을 받고도 선을 배우지 못한 인간들은 영원히 도태되어야 한다. 그것만이 국민에게 마지막 헌신하는 길이다. 
 
이 기 명(팩트TV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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