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vs 양경규, 정의당 총선 지휘할 대표는?

21대 총선 '개방형 경선' 놓고 각급 후보들 치열한 논쟁

편집부 | 입력 : 2019/07/08 [21:50]

정의당의 대표·부대표 등을 선출하기 위한 당직선거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전국동시당직선거는 모든 선출직 당직자를 전 당원 직접 투표로 뽑는 정의당의 가장 큰 행사로, 거대 정당의 전당대회에 해당한다. 당직선거 기간에는 중앙당 대표·부대표·전국위원·대의원 및 전국 지역위원회 위원장·부위원장 등을 동시에 선출한다.

이번 당직선거로 정의당은 '촛불혁명 이후 최초의 총선'인 21대 총선을 지휘할 책임자들을 뽑는다. 국정농단 중범죄자 박근혜 탄핵으로 바뀐 국민 의식은 진보 정당에 기회로 여겨지고 있어, 진보 정당의 대표격인 정의당은 총선 전략에 따라 국회 의석 대폭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에 출마자들도 각자 지지하는 방안을 밝히며 당원들의 표를 구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심상정 대표 후보의 공약인 '개방형 경선'이다. '오픈 프라이머리', '국민경선' 등으로도 불리는 개방형 경선은 정당이 공천할 후보를 결정하는 데에 당원뿐만 아니라 당원이 아닌 국민(유권자)들도 참여하는 방식이다.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개방형 경선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19대 대선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출 과정에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 정의당 제5기 전국동시당직선거 서울·경기 지역 합동유세장에서 연설하는 심상정 대표 후보     © 서울의소리


심상정 후보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경기 지역 합동유세에서 "더 크고 강한 정의당을 열겠다"며, '비례정당'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역을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방형 경선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국민은 정의당에 소금정당으로 머물지 말고 수권정당으로 도약하라 명령하고 있다"며, 개방형 경선은 '유명인사 영입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지자 참여 프로그램'임을 강조했다.

'민주적 사회주의'를 전면에 내걸고 심 후보에 맞서고 있는 양경규 후보는 "총선 전략의 핵심은 선명한 메시지"라며 "명확한 빛을 내고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를 불러오는 것이 우리의 총선 전략"이라며, 진보 정당(정의당)은 보수 정당(자유한국당)이 아니라 자유주의 정당(더불어민주당)을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 후보는 특히 개방형 경선에 대해 "진보정치의 정체성과 미래를 이야기하며 어떻게 개방형 경선을 이야기하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하며, "개방형 경선으로 당의 문호를 연다고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50 대 50'(당원 50%, 비당원 50%) 경선을 한다는 상황에서 정의당의 개방형 경선은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 정의당 제5기 전국동시당직선거 서울·경기 지역 합동유세장에서 연설하는 양경규 대표 후보     © 서울의소리


일부 부대표 후보들도 유세를 통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서울 서대문구의원으로 있는 임한솔 후보는 지역 정치인 육성 공약을 내놓은 심상정 당대표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심 후보의 개방형 경선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 이유로 "노동보다 이윤을 중시하거나, 여성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사람이 당으로 진입"할 수 있음을 들었다.

 

반면 오는 총선에서 세종특별자치시 출마 예정이라는 이혁재 후보는 개방형 경선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이 후보는 개방형 경선에 대해 "지역의 지지자들이 당에 결합할 수 있는 매개이며, 후보의 확고한 지지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부대표 후보들은 유세장에서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한창민 후보는 홍보물의 "경선권한의 일부 개방"이라는 표현으로 '부분적 찬성'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대표·부대표 외에도 '당 내 국회의원' 격인 전국위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중 상당수도 개방형 경선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선거전에 나섰다. 전국위원은 당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기 때문에 대표 선거 결과 못지 않게 전국위원 선거 결과도 정의당의 총선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의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방형 경선 관련 논쟁은 단지 총선 전략을 넘어 당의 정체성 문제 및 이에 따라 민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등의 문제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거칠게 요약하면, 개방형 경선 찬성파는 '대중성'을 강조하며 자한당 심판을 우선시하고, 반대파는 '선명성'을 강조하며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우선시하는 모양새다.

 

▲ 정의당 제5기 전국동시당직선거 서울·경기 지역 합동유세장에서 손을 맞잡은 대표·부대표 후보들     © 서울의소리


근래 다양한 기관이 조사한 여론의 흐름을 보면, 20~30% 정도의 '토착왜구' 고정 지지층을 제외한 국민 다수는 자한당 등 이명박근혜 잔존 세력 격퇴를 총선의 목표로 삼고 있다. 정의당 지지층도 마찬가지다. 이는 심상정 후보가 말하는 '자한당 부활 저지'에 힘을 싣는 결과처럼 보인다. 그러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혁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노리는 정의당 입장에서는 민주당과 차별화가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심상정 후보는 '비례 정당의 한계를 넘겠다'고 말하고, 양경규 후보는 '민주당에 각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누가 대표가 되든 협상이냐 적대냐 하는 방법의 차이일 뿐 민주당과의 대결은 불가피하겠으나, 그 과정에서 정의당이 취할 전략은 촛불 시민이 광범위하게 원하는 '2020년 자한당 궤멸' 달성 가능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8일 아침 시작한 온라인 투표는 목요일인 오는 11일 오후 6시까지 진행하고, 다음날인 12일 주간에는 현장투표 이후 대표·부대표 이외 선거 결과를 발표한다. 그 다음날인 13일에는 대표·부대표 ARS 투표가 이뤄지고, 오후 2시 이후 선거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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