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전쟁 가능 국가' 개헌 독주 '야심' 실패.. "개헌 묻는 선거아냐" 애써 '정신승리'

6년전 자민당 단독 압승에 비해 의석수 줄어 개헌 발의선 확보 '실패'.. 개헌 야망에 급제동

정현숙 | 입력 : 2019/07/22 [08:17]

아베 개헌 독주 제동, 개헌세력 대연합 실패 .. 일본국민 개헌 반대가 더 높아

 

MBN 화면

 

"임기 중에 어떻게든 개헌을 실현시키고 싶다"며 '전쟁 가능한 국가'로 헌법을 개정해 일본을 변신시키려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망이 물거품이 됐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 일본 유신회 등 개헌 세력이 21일 치른 참의원 선거에서 의석 124석 중 자민당이 57석, 공명당이 14석, 유신회 10석으로 전체 의석의 과반은 확보했지만, 여당 등 개헌 세력이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내세웠던 개헌 발의선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아베 총리가 노리는 개헌이 달린 선거로, 특히 이번 일본 선거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적 노림수가 연결된 선거였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이 집중됐다. 개헌과 관련해서 아베 총리는 다른 당과 무소속 의원들과도 손을 잡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이번 참의원 선거를 국가 간 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 포기한다고 규정한 헌법 9조에 '전쟁 가능한 국가'로 자위대 근거 조항을 추가해서 평화헌법에 담는 개헌 추진에 대한 유권자 평가로 규정하고 개헌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선거운동에 총력 집중했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과 연립 공명당이 개헌 발의선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아베 총리는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기보다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앞으로 3년간은 자위대를 헌법 9조에 담는 방향의 개헌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자민당과 공명당 두 여당은 기존 70석에서 1석을 더 얻어 71석으로 과반의 의석은 유지하게 됐지만, 압승을 거뒀던 6년 전에 비해서 의석수가 9석이나 감소했다. 당시 선거에서 자민당은 단독으로 66석을 얻어 선거 대상 121개 의석의 과반을 확보했다. 

 

일본유신회 등을 포함한 개헌 세력이 이번에 확보한 의석은 81석에 머물러 개헌 발의를 위한 ‘참의원 정족수의 3분의 2’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85석 이상 확보에는 실패했다. 이로써 기존 의석을 포함한 개헌 세력이 얻은 의석은 160석으로 개헌안 발의선에 4석이 부족해 개헌 발의선 확보에 실패했다. 참의원의 개헌안 발의선은 3분의 2인 164석이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17석, 국민민주당은 6석, 공산당은 7석, 신생정당 '레이와신센구미'(令和新選組)는 2석을 각각 얻은 상태다. 무소속이 확보한 의석은 10석으로 파악됐다.

 

어떻게든 일본을 '전쟁 가능한 나라'로 바꾸려는 아베 총리의 야심은 대단했다. 참의원 선거운동 기간 73곳의 거리유세에서 아베 총리가 개헌 얘기를 빼놓지 않은 이유다. 그는 20일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실시된 마지막 연설에서도 이번 선거를 놓고 "개헌을 논의할지, 거부할지 결정하는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베 총리는 이처럼 개헌에 힘을 줬지만,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 일본 유신회, 여당계 무소속 의원 등 개헌 세력은 개헌발의선을 확보하지 못했다. 헌법을 바꾸려면 상원 격인 참의원과 하원 격인 중의원 양쪽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중의원에서는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참의원에서는 이번에 85석을 확보해야 3분의 2인 164석이 되는데, 81석에 머물렀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이 개헌 추진이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국민들은 개헌 추진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는 편이다. 교도통신이 이날 출구조사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총리 임기 중 개헌'에 대해 47.5%가 반대해 찬성 의견 40.8%보다 개헌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그는 니혼TV와의 인터뷰에서는 "기간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내) 임기 중에 어떻게든 개헌을 실현시키고 싶다"고 말하며 개헌 추진에 대한 야심을 끝내 감추지 못했다.

 

아베 '정신승리' 인터뷰 "한국이 답변 가져오라.. 수출규제 보복 아냐" 압박 강화

 

개헌 발의선 확보에 실패한 아베 총리는 이날 아사히TV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개헌 세력이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는지를 묻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개헌을 묻는 선거가 아니라며 그 의미를 축소하는 데 부심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필생 염원이라는 개헌 확보 선이 지지받지 못하고 저지된 뼈아픈 속내를 감추고 "일본 국민이 안정적인 정치 기반 위에서 정책을 확고히 추진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외교를 진전시키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판단한다"며 "저는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다"고 말을 애써 돌렸다.

 

그러면서 "개헌은 참의원 선거 결과가 아닌 의회의 논의로 결정되는 거라며 이번 결과는 의회에서 논의하라는 국민의 심판이다. 따라서 개헌을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라며 자신의 자의적 해석으로 결론을 내리는 대단한 '정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아베 총리는 또 한일 갈등을 언급했다. 이날 선거 개표 방송에 출연한 그는 한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의 (강제징용) 대응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위배된다. 한국이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 논의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해 “결코 보복 조치가 아니다. 안전 보장에 관한 무역 관리를 위한 것”이라며 “한국에 3년간 무역 관리에 대한 협의를 하자고 요청했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이) 응하지 않았다. 제대로 된 신뢰 관계를 구축한 뒤 한국 측에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한일 양국의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법원으로부터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자고 제안했으나, 일본 정부는 즉각 거부하며 제3국 참여의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개헌 세력이 개헌발의선을 얻지 못한 것이, 오히려 개헌을 희망하는 일본 극우층을 향후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아베 총리가 무소속 의원이나 다른 야당과의 연대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조기에 중의원 해산과 총선 카드를 던지며 개헌 불씨 살리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의도대로 현행 평화헌법을 바꾸자는 개헌 정국으로 일본이 급속하게 휩쓸려 들어갈 경우 일본 정치의 진영 대결 구도가 확연해지며 아베 총리의 한국 압박이 더 거세지리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권과 대립하며 이번 선거에서 연합한 5개 야당이 선거 때에는 한국 보복 조치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일본 주요 언론 가운데 절반 가까이도 마찬가지로 비판적인 입장이다. 

이번 선거 결과 5개 야당 연합이 개헌 의석 확보를 결과적으로 저지하는 등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둔 만큼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아베 내각의 한국 때리기에 대한 비판과 반대 목소리도 커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아베 일본 총리 언론 인터뷰 온라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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