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끝내 '화이트리스트서 한국 제외' 파국 택해.. 청와대 대응카드 주목

당청 '역공카드'로 일본 섬나라로 고립시키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제시할 듯

정현숙 | 입력 : 2019/08/02 [10:22]

문재인 대통령, 일본 백색국가 제외 오후 2시 국무회의 주재…대국민 메시지 생중계

 

 

일본 '적반하장' 보복.. 한일 경제전쟁 전면전으로


일본이 2일 오전 10시 한국의 국무회의 격인 각의에서 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정령(시행령) 개정안을 의결 처리했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이날 일본 정부가 각의를 열고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혜택을 주는 27개국의 화이트리스트 목록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2차 경제 보복을 감행하면서 한일 간 '경제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게 됐다. 지난달 초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1차 경제 보복 조치 이후 한국 정부와 국민이 거세게 반발하고 최근에는 미국까지 자제를 촉구했지만, 일본은 결국 양국 간 갈등에 기름을 부어 불길을 더 키운 것이다.

 

일본의 조치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의 추가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회의는 일본이 오전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데 따른 조치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생중계된다. 모두발언에는 일본의 조치에 대한 정부의 입장 및 대응방향, 국민들에 대한 당부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국무회의가 이후에는 정부 부처 합동으로 대응방향에 대한 브리핑이 이뤄질 예정이다. 브리핑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각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담당 장관인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신조 총리가 연서한 뒤, 나루히토 일왕이 공포하는 절차를 거쳐 21일 후 시행된다. 통상 각의 결정 후 공포까지는 며칠이 걸리지만, 당일 공포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부가 시행 과정을 속전속결로 진행하면 오는 23일이라도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 영국 등 27개국이 포함된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됨에 따라 일본 정부가 ‘리스트 규제 대상’으로 정한 1,100여개 전략물자를 한국에 수출하는 일본 기업들은 경제산업성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는 ‘일반 포괄 허가’를 받으면 3년간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다.

 

일본이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에 한국을 끝내 배제해 추가 수출 보복을 할 경우 우리 정부가 꺼낼 카드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가 거론된다. 일본 정부를 동아시아 대륙의 정보로부터 고립된 섬나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태국 방콕에서 “일측 수출 규제 조치의 원인이 안보상의 이유였는데 우리도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관계장관 대책회의에정경두 국방부장관이 회의에 참석한 것을 고려하면 일본의 배제강행 맞대응으로 지소미아 파기 카드까지 심도있게 검토한 걸로 풀이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은 좀 더 강경하다.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최재성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경제침략이 계속되는 한 지소미아는 유지되기 어렵다“며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우리나라를) 배제하는 상황에서 ‘지소미아’ 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일본이 우리를 안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고 얘기를 해놓고 어떻게 정보를 공유하는 한일군사정보협약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이건 논리적으로도 안 맞는다“고 강변했다.

 

한일 정부는 2016년 11월23일 지소미아를 체결했다. 1945년 광복 이후 한일이 맺은 첫 군사협정이다. 이 협정으로 우 나라는 1급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직접 공유한다. 한국은 주로 탈북자나 북.중 접경지역 인적 정보를 일본에 공유하고, 일본은 첩보위성이나 이지스함 등에서 확보한 시긴트 등 정보자산을 한국에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소미아의 유효 기간은 1년 단위다. 기간 만료 90일 전 두 나라가 별도의 파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1년씩 자동 연장된다. 올해 의사 통보기한은 8월 24일이다.

 

지소미아 재검토는 일본의 직접 압박 목적과 함께 미국의 ‘참전’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한미일 안보협력체계를 흔들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항하고,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안보협력체제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이 동북아 안보 ‘셈법’이 흔들리기 전에 한일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에 나설 수 있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방콕과 도쿄에서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계속됐지만 일본의 태도는 요지부동으로 심지어 무례하기까지 했다. 미국이 나서서 일단 현상태를 유지하자는 이른바 '스탠드스틸'을 요청했지만 일본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끝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파국을 택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간 외교적 해법은 물론 미국이 양국에 제시한 중재 노력에도 부정으로 나왔다. 정부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현상유지를 하되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자는 방안을 한일 양국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일본 정부는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일 간의 분쟁을 논의하기 위해 우리 국회의원들은 방일의원단을 구성했다. 지난 31일 일본 자민당 간사장 측이 약속 시간 30분을 앞두고 한국 의원들과의 만남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가 얼마 후에 이 만남을 일방적으로 아예 취소했다. 약속을 두번이나 어기면서도 전화 한통이 전부로 아베 총리의 의중을 그대로 반영한 무례로 관측되었다.

 

이런 자민당의 반응은 결국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일본 측의 결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아베 총리의 의중이 반영됐고 자민당에 함구령을 내렸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자민당과 다시 만나겠냐는 질문에 "왜 합니까. 우리가 뭐 거지도 아니고 왜 합니까. 구걸외교 하러 온 거 아니에요."라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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