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OUT" 불매운동 확전.. 지난달 판매 20~35% 급감

선호도 높은 토요타·렉서스 견적문의 뚝.. 현대·기아 국산차로 돌아와 반사이익

정현숙 | 입력 : 2019/08/03 [14:26]

화이트국가 배제로 국민 3명 중 2명 불매운동 앞으로 "더 늘어날 듯"

 

7월 1~20일 일본차 판매 전년 대비 32.3% '뚝'... 렉서스 유효 견적 수 64% 줄어

 

인천시 구월문화로 상인회가 지난 7월 2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거리에서 일본 경제보복을 규탄하며 일본차량인 렉서스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7.23 연합뉴스


일본 아베 정권이 2일 한국을 상대로 경제침탈을 개시해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한 가운데 우리 국민의 자발적인 일본 불매운동의 불길도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특히 소비재 제품들 중 최고가에 속하는 일본 자동차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저항' 운동도 구체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 정부의 2차 경제보복 단행이 점쳐지면서 일본산 불매운동도 확대됐다. 리얼미터 조사결과 우리나라 19세 이상 국민 4320만명 중 2780만명에 해당하는 64.4%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조하면서 3명 중 2명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의 치졸한 행태가 이번에 확실히 드러난 만큼 더욱 늘어날 전망이란 관측이다. 

 

지난 7월 4일 아베가 반도체 3대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규제를 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일본차를 취급하는 국내 유통업체들은 차 같은 고가의 제품은 불매운동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섣불리 예측했으나 결과는 빗나간 오판이었다.

 

우방이라던 일본의 이중적 모습에 우리 국민의 일본 불신이 커지면서 8월 들어 자동차 시장이 돌변해 국내 일본차 전체 판매량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관세청이 집계한 지난달 1∼20일 완성차 수입 현황에서 일본차 수입액은 전년 동기보다 32.3%나 급감했다.

 

지난달 4개 일본차 브랜드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브랜드별로 7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토요타 31.8% △혼다 33.4% △닛산 35% △기타 1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라인 신차 견적 플랫폼 ‘겟차’의 기업부설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15일 기간에 토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등 일본차 브랜드들의 유효 견적 수가 41% 줄었다. 지난 6월 16일부터 30일까지 기간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다.

 

이 자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렉서스 유효 견적 수가 64%나 줄었다는 사실이다. 그 뒤를 이어 혼다 59%, 토요타 38%, 닛산 17% 순으로 유효 견적 건 수가 격감했다. 렉서스는 지난 6월까지 올해 누적 판매량 8372대로 국내 수입차 브랜드 순위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일본차였다.

 

특히 렉서스는 원조 ‘강남쏘나타’로 불렸다. 강남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수입차였기 때문으로 렉서스ES 모델은 2000년대 일본차가 주목받을 무렵 내구성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렇게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서 시작된 일본 자동차 불매 운동이 국산차와 다른 수입 브랜드들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산차인 현대·기아차의 경우 구매상담까지 이어진 유효견적 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자동차 플랫폼 겟차가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1~15일 중 캐딜락에 대한 유효 견적 수는 227건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6~30일에 비하면 136% 급증한 규모다. 유효견적 건수란 견적 후 구매상담까지 이어진 경우를 집계한 통계다.

 

같은 기간 랜드로버와 포드 역시 유효 견적수가 44%, 28% 늘었다. 그러나 이기간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일본차 브랜드들의 유효 견적수는 41% 줄었다. 렉서스는 감소율이 64%로 일본 브랜드 중 가장 타격이 컸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고매 예정 고객들이 타 브랜드로 옮겨간 결과로 해석된다.

 

증가율로는 종전 유효 견적건수가 많지 않았던 수입차 브랜드가 컸지만 증가 건수 자체는 현대·기아차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차를 선택하려던 구매수요자 상당수가 경쟁 브랜드인 현대·기아차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대비 견적 건수가 44% 증가했다. 견적 증가 건수는 800건 이상으로 전체 브랜드 중 가장 많았다. 토요타 RAV4, 혼다 CR-V 구매 예정 수요를 중형 SUV 싼타페가 대체한 것으로 겟차는 분석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대비 견적건수가 340여건 증가했다. K7이 주요 문의 모델이다. 렉서스 ES와 포지션이 비슷한 준대형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대체 모델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 역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뉴스1

 

정유철 겟차 대표는 "지난달과 이달에 겟차 서비스를 통해 구매가 이뤄지는 전체 브랜드 상담 진행 건수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본 브랜드 대체가 가능한 타 브랜드의 유효 구매 상담 건수가 증가했다는 점은 일본차 불매운동의 화력을 실감케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부품 결함과 도덕성 문제까지 겹친 일본차 렉서스 위상 뚝 떨어질 듯

 

렉서스를 판매하는 한국토요타는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를 포함해 올 상반기 국내에서 1만4691대를 팔았다. 사실상 아베 정권의 몽니로 한국토요타의 질주는 제동이 걸린 셈이다. 원조 강남쏘나타라는 위상에도 손상을 입게 됐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장 광고에 따른 과징금 8억1700만원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차주들에게 보상 없이 정부와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 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ES300h의 품질 이슈도 불거졌다.

 

렉서스 판매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효자 모델인 ES300h는 후부 반사기와 반사율 기준 위반으로 지난 6월 리콜을 시작했고 최근엔 브레이크 부품결함까지 발견돼 조만간 리콜이 예정돼 있다.

 

한 일본차 브랜드 관계자는 “본사에 수시로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불매운동 영향력이 크고 상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한 달 전 여유로웠던 모습과는 완전 상반된 모습이다. 게다가 전국 렉서스 판매점을 찾는 방문객들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베 정권의 치졸한 경제 침탈은 일본의 만행이 멈추지 않는한 지속적으로 불을 뿜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본차 브랜드 본사들이 아직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향후 어떤 행동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기업 입장에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피해가 눈덩이 처럼 커지면 일본에서도 핵심 산업인 자동차를 이끌고 있는 주요 기업들이 아베 정권에 거세게 항의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한국에서 선호도가 높은 일본차에 대한 악재들이 일시에 겹치면서 일본 수입차 업체들은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인천에서 렉서스를 쇠파이프로 부수는 퍼포먼스가 벌어졌고 차량에 대한 주유 거부 등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 반영되는 8~9월에는 일본차의 판매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까지 가해져 불매운동의 파고는 더 거세질 개연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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