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활동가의 죽음

활동가 한명을 떠나 보내며...

서울의소리 | 입력 : 2011/06/30 [15:50]
그는 한전에 입사해서 노동조합을 했었다고 한다.
그 안에서 어용노조와 회사를 대상으로 2중고에 시달렸다고 하는데,
본인 지부 싸움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노동자들의 싸움 현장에 병가까지 내고 가서
함께 투쟁을 이어왔을 정도로 연대 의식이 투철한 이였다. 

▲     © 서울의소리

 
 
 
 
 
 
 
 
 
 
 
 
 
 

 
언론에서는 힘없는 약자의 목소릴 실어주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에
그는 손수 캠코더를 들고 다니면서 현장의 영상을 담았고,
이를 인터넷 상에 퍼 나르면서 억울한 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서 힘썼다.
관련 기사 - http://networker.jinbo.net/zine/view.php?board=networker_4&id=345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는 그의 의지가 얼마나 투철했는지,
그는 2004년 돈 잘 벌던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기까지 한다.
그 후로 그는 특별한 생계 없이 밤낮으로 투쟁의 현장을 돌면서
억울한 이들의 목소리를 영상에 담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그가 거언 10년간 찍어 만든 영상은 아래에 링크 되어 있다.
영상링크 - http://www.nodong.com/hong/

그는 그야 말로 무모할 정도로, 힘없는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에 자신의 몸을 던지는 이였
다. 그 무모함은 현실감각을 빼앗아가고 오직 노동자들의 투쟁의 현장만을 쫓게 만들었다.

회사에서 벌어놓은 돈이 떨어진 후부터는 밥이 없으면 없는 데로,
차비가 없으면 없는 데로, 그렇게 굶으며 걸어서 노동자들의 투쟁의 현장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거언, 7,8년의 생활해 왔던 듯싶다. 

자신의 이권을 위해서라면 기득권에의 야합도 주저하지 않는 진보운동가들이
한둘이 아닌 것이 세태에서, 오늘 집어 삼켜야할 밥벌이마저도 포기하고
주린 배를 움켜잡고 오직 투쟁판 만을 찾아 돌아다닌 그의 열정은,
그가 힘없는 노동자들을 진정 피를 나눈 형제로 여기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홈페이지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니 올 4월에 그의 애절한 호소의 글이자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상에 마지막 올린 글이 올려져 있다.
http://www.nodong.com/zero/zboard.php?id=leesanghyun_board

(캠코더, 노트북, 외장 하드, 활동비 중 남은 현찰 등이 담긴 가방을 분실해 버렸습니다....
이 장비가 없으면 영상활동가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습니다...
허탈감......주머니를 보니 돈이 3만원 정도 있어 그 돈으로 인천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쏘주를 20병 정도 사서 뇌를 마비시켰습니다...
 
이 상황에서 패닉을 잊게 하려 했던 겁니다....
지금 수중에 전혀 현찰이 없고 남은 돈은 2700원인데 이 돈으로 피씨방에 와서 인터넷을
하고 있습니다....

일일이 동지들께 전화드릴 돈이 없습니다......
그리고 한 15일~20일 정도 그 집에서 지낼 수는 있는데,
당장 먹을 쌀이 없는 상황입니다....
고시원이었으면 밥과 국 정도는 해결했을 텐데......
만원도 좋고 이만원도 좋습니다...당장 굶게 생겼습니다....

장비 마련도 아득한 일이지만,,,
꼭 다시 일어나서 동지들 곁에서 당당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를 돕고자 자처해 나선 이들은 별로 없었던 듯하다. 그리고 결국 생존의 압력이
주는 무게에 감당하지 못한 그는 자살을 택하게 된다. 

그 누구의 목소리도 들어주지 않는 작은 사업장 투쟁에서 그들 목소리에 유일하게 귀를 기
울여 준 경청자이고, 부당해고자들의 친구이며, 외국인 불법체류자의 형제인 그는 그렇게
갔다. 

우리는 오늘 다만 투쟁가 한명을 잃은 것이 아니다.

우리의 절친한 형제를 하나 잃었다. 

[생전의 그의 모습. 구할 수 있는 가장 고화질의 사진]

                                                                  - 활동가 ‘숲속홍길동’을 기리며...

글쓴이 원조둥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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