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트루스포럼 태극기집회 지지 대자보 게시.. "박근혜 탄핵은 거짓 선동"

탄핵은 '북한이 고정간첩과 정보기관을 동원해 일으킨 사태' 주장하면서 헌재 결정을 부정

정현숙 | 입력 : 2019/08/21 [16:25]
서울대 트루스 포럼은 지난 2016년 박근혜 탄핵 이후 '탄핵반대서울대인연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으로 인용된 이후에는 트루스 포럼을 열기 시작하며 박근혜의 탄핵 무효를 주장해왔다.
 
재학생이 아닌 41세의 졸업생으로 알려진 김은구 서울대 트루스 포럼 대표는 지난해 10월 광화문 앞 거리집회에서 ‘(북한이) 고정간첩과 정보기관을 동원해 일으킨 게 탄핵사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대자보에서는 ‘민변은 북한의 변호인단(北辯)’이라고 주장한 바 있는 논란이 많은 단체다.
 
21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스스로 보수 성향 서울대 학생 모임이라는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학내에 '태극기 집회 지지' 대자보를 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트루스포럼은 광복절 이틀 뒤인 지난 17일 교내에 '태극기 집회를 지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서울대 대자보숲 캡처

이들은 대자보에서 "탄핵사태를 기점으로 시작된 태극기 집회를 지지한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탄핵사태가 언론의 거짓 선동으로 진행됐고, 선동의 핵심에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노동신문은 탄핵사태가 진행되기 이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장했고 탄핵은 그대로 실현됐다. 프랑스에서 간첩협의로 체포된 브누아 케네데는 공개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며 선동에 가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미국에 빌붙어 세운 부정한 나라이며 자본주의는 1%가 99%를 착취하는 제도라는 생각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사고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북한은 친일청산을 했다고 믿으면서 민족적 정당성을 북한에 둔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의 중대한 왜곡이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거짓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태극기는 조선에서도, 대한제국에서도, 임시정부에서도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깃발이다. 일제의 폭압에 저항한 1919년 3월 1일, 우리는 모두 함께 태극기를 들었다. 일본이 패망한 1945년 8월 15일에도 우리는 태극기를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일성마저도 처음에는 태극기를 들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무런 정당성이 없는 한반도기를 내세우는 것은 우리 민족을 상징해 온 태극기와 태극기를 국기로 하는 대한민국을 지우려는 시도다. 또한 소련이 만들어 준 인공기를 들고 소련이 제공한 무기와 전쟁 계획을 가지고 기습 남침한 북한의 만행을 감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8월 16일에는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앞서 2일에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조국 교수님, 그냥 정치를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내고 "조국 교수님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울대인 모임을 결성한다. 스스로 사퇴하지 않으신다면 뜻을 함께하는 재학생 동문들과 함께 적절한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 전 수석을 향해 "스스로의 말씀을 지켜주시기 바란다"면서 "폴리페서를 스스로 비판하신 교수님께서 자신에 대해 그렇게 관대하시니 놀라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교직은 내려두시고 정치를 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런 서울대 트루스포럼의 발언에 대해 조 전 수석은 지난 8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를 둘러싼 학생들의 대자보를 보면서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marketplace of ideas theory)을 실감하게 된다"며 "학생들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논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학생이 교수를 비판하는 것도 문제없다"고 밝혔다.

 

다만 트루스포럼을 겨냥해 "'지성의 전당'인 대학 안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북한이 고정간첩과 정보기관을 동원해 일으킨 사태'라고 주장하고, 헌재 결정을 부정하는 '태극기 부대' 수준의 집단이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나의 수강생이나 지도 학생이었다면, 엄히 꾸짖었을 것"이라고 했다.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대 트루스포럼, 동성애 동성혼 반대 국민연합 등 관계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대 교내에는 "교정에서 조국 교수를 환영하며"라는 제목으로 조 전 수석을 옹호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앞서 보수를 표방하는 학생단체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부착한 "조국 교수님, 그냥 정치를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대자보 바로 옆이다.

 

'조국을 사랑하는 학생 중에서'라는 익명으로 부착된 이 대자보는 "조국 교수를 사랑하는 학생들은 학내 분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그동안 나서지 않았다"며 "그러나 일부 단체가 교수 개인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 사퇴를 거론하는 등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 않고, 이를 참을 수 없어 목소리를 낸다"고 밝혔다.

 

해당 대자보는 "조국 교수의 휴직과 복직은 모두 법률과 학칙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뤄졌다"며 "만일 장관에 임명돼 다시 휴직하는 것도 법적,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자보는 "일각에서는 조국 교수의 휴직이 과거 발언과 어긋난다며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하지만, 정확히 살펴보면 말이 바뀐 적은 없다"며 조 전 수석은 교수의 선출직 공무원 진출과 임명직 공무원 임용을 구분해 발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 교수는 직업 정치인 출마 권유에 줄곧 거절 의사를 표시했고, 민정수석 업무 동안에도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는 말을 했다"며 "조국 교수를 환영하며, 이 시대에 본교 학생들이 지향할 가치를 탐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적었다.

 

특히 조선일보가 이들의 주장을 적극 기사화 해주며 서울대 전체 학생들의 단체 모임처럼 오도하게 했다. 헌법재판소의 판정이 난 ‘박근혜 탄핵무효’를 주장하고 ‘북한이 고정간첩과 정보기관을 동원해 일으켰다’, ‘민변은 북한의 변호인단(北辯)’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재학생도 아닌 졸업생을 대표로 둔 모임을 ‘보수성향 학생들 모임’으로 규정할 수 있는 지 의문이 뒤따른다. 설사 재학생일지라도 이들의 주장은 통상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부분으로 일관되어 있어 문제의 소지가 많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서울대 트루스포럼 김은구 대표(오른쪽) 및 학생들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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