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아들 박사학위 논문 '베끼기' 의혹 · 장제원 아들 음주운전 비리 '쉬쉬'

자한당에만 통하는 '유권무죄·무권유죄'.. 검찰·경찰 소극 대응 언론은 침묵

정현숙 | 입력 : 2019/09/28 [11:44]

김현조 '포스터 속 데이터, 제 2저자 1년 전 박사학위 논문 데이터와 수치까지 똑같아

장용준 '휴대폰 파손 의혹에도 경찰 입단속 급급.. 시민단체 불구속 항의'

 

조국 장관의 딸 입시 의혹에는 한 달 이상 지치지도 않는지 백만 건 이상의 기사를 쏟아내던 언론이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아들의 음주운전 교통사고와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의 입시 비리 의혹에는 단발성 기사 몇 건으로 보도를 자제하고 쉬쉬하고 있어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어서 많은 비교가 되고 있다.

 

모처럼 KBS가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 입시 의혹을 지난 26일 내놨지만 다른 언론들은 침묵하고 있다. 또 장제원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 씨의 음주운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도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장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고의로 파손한 게 아니냐는 증거인멸 의혹이 나온 상황에서도 경찰은 '확인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입단속 중이라 시민단체 등에서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앞서 나 원내대표 아들 김현조 씨는 미국에서 고등학교 재학 중 국가 자산인 서울대 의대 실험실을 개인이 무단 사용하고 인턴을 한 연구 결과로 미국 내 고등학교 과학경진대회에서 입상하고 명문 예일대에 입학한 정황과 딸 성신여대 부정 입학 의혹에 대해서 검찰에 고발됐다. 하지만 조 장관 딸이 배정된 특수부가 아닌 강도가 약한 형사부에 배정해 놓고는 그마저도 감감무소식이다.

 

지난 26일 KBS 보도에 따르면 국제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의 제1 저자로 올라 특혜 논란이 인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 아들 김현조 씨가 제4 저자로 이름을 올린 또 다른 연구에 다른 연구원의 박사학위 논문을 그대로 베끼기로 해서 '무임승차'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김 씨가 고교 시절 서울대 의대 연구진과 함께 발표한 연구는 두 가지다. 경진대회에 나가기 위해 참여했다는 제1저자 연구 외에 제4저자로 이름을 올려 발표한 연구가 하나 더 있다. 윤형진 서울대 지도교수는 김 씨가 인턴을 하면서 데이터 분석하는 일을 도왔다고 밝혀왔지만, 해당 연구에 등장하는 데이터는 인턴을 하기 이전에 작성된 논문의 일부인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김 씨가 제4 저자로 이름을 올린 2015년 연구 발표문으로 김 씨의 인턴 생활을 지도한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는 이 연구의 공동 교신저자다. 윤 교수는 김 씨가 데이터 분석 등을 도와 제4 저자에 이름을 올렸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씨는 미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2014년 여름 4주간 윤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연구에 참여한 뒤, 당시 연구에 참여한 공로로 이듬해 열린 국제의공학 학회(37th Annual International Conference of the IEEE Engineering in Medicine and Biology Society)에서 2건의 연구(포스터)에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 알려진 제1 저자 포스터뿐만 아니라 '비(非)실험실 환경에서 심폐체력 지표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Preliminary study for the estimation of cardiopulmonary fitness in non-laboratory setting)라는 포스터에서도 제4 저자가 된 거다.

 

이에 대해 김 씨의 인턴 지도교수였던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자기가 본인이 뭐 주도적으로 했던 건 아니고, 데이터 분석하고 처리하고 하는 데 도와주고 그래서 그냥 초록 나갈 때 포스터 나갈 때 그냥 이름 하나같이 넣었어요."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한 페이지짜리 이 포스터에 있는 데이터는 '최대산소소모량의 측정치와 예측치 간 일치도 분석그래프' 단 하나이다. 그러니까 윤 교수 말은 이 데이터 분석을 김 씨가 도왔다는 게 된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이 포스터에 제2 저자로 이름을 올린 윤 모 박사가 해당 포스터가 발표되기 1년 전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을 살펴보니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김 씨가 분석 및 처리 작업을 도왔다는 데이터는 이 논문 속 데이터와 수치까지 정확히 같았다. 데이터 위 수식 역시 논문 속에 있는 것과 같았다.

위의 김현조 제4저자 포스터 속 데이터와 아래 제2저자로 이름 올린  윤모 박사의 박사 학위 논문속 데이터가  수치까지 일치한다. KBS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이공계 연구윤리 문제에 정통한 황은성 서울시립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논문과 포스터 속 데이터를 비교해본 뒤 "포스터에 데이터는 하나만 있는데, 데이터가 동일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조사 기본수치도 같아서 분명히 이 연구에서 그대로 와서 실린 데이터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더 나아가 "사실 이 포스터 내용(김현조)은 (윤 박사의) 학위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를 갖고 포스터를 발표한 거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2014년 8월 박사학위를 받은 이 논문은 2014년 5월 이미 1차 심사에 들어갔고, 2014년 7월 8일 종합심사까지 마쳤다. 김 씨가 윤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연구에 참여한 기간은 2014년 7월 14일부터 8월 8일까지 4주간으로 김 씨가 오기 두 달 전 1차 심사에 제출할 만큼 논문이 완성돼 있었고, 김 씨가 연구에 참여하기 전에 종합심사마저 끝나 있었던 거다. 따라서 김 씨가 데이터 분석 및 정리를 도왔다는 지도교수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 씨가 데이터 분석과 처리에 어떤 도움을 주고, 연구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에 대해 인턴 지도교수였던 윤형진 교수 외에 해당 포스터 다른 공동 저자들에게 물었지만 모두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포스터 제2 저자이자 문제가 된 박사학위 논문의 저자인 윤 모 박사는 "본인이 답변할 문제가 아니"라며 "윤 교수와 통화하라"고 말하며 서로 '핑퐁게임'을 했다.

 

제1 저자인 서울대의대병원 연구원 안 모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정확하게 날짜나 기간을 모르겠다"며 "지도교수나 논문 저자인 윤 모 박사에게 물어야 한다"고 답했고, 해당 포스터에 공동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린 김희찬 서울대 의대 교수 역시 답변을 피했다.

 

'장용준' 불구속에 시민단체 "국회의원 자녀 봐주기, 직무유기" 거센 비판

 

장제원 자한당 의원 아들 장용준 씨가 음주 운전 후 뺑소니를 치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고 증거인멸을 위해 자신의 휴대폰마저 파손했음에도 불구하고 마포 경찰서가 불구속 송치하면서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그러나 언론 보도는 역시 잠잠하다. 

 

27일 장 씨를 음주운전으로 고발했던 시민단체인 안전사회시민연대(대표 최창우)가 "장 씨의 음주운전 사건에 불구속 송치는 국회의원 자녀 봐주기이자 직무유기"라며 "일반 국민이 장용준이 한 행동을 했다면 즉각 구속되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국회의원 및 국회의원 자녀법'과 '일반국민법'이라는 두 개의 법이 있다는 걸 실감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안전연대는 장용준 음주운전 사건 처리를 두고 "유권무죄, 무권유죄가 통하는 사례 아닌가 싶다"며 "검찰과 경찰은 국민 앞에는 호랑이로 등장하고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자녀 앞에서는 솜방망이로 변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강하게 비판했다. 아마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패러디한 현실 비판으로 보인다.

 

또 "검찰과 경찰이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자녀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정의의 칼이 아니라 1000년쯤 지난 무딘 칼을 뽑아 드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검찰에게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고 장용준과 범인 바꿔치기 시도한 자를 즉각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최창우 안전연대 대표는 "장용준 씨와 ‘운전자바뀌치기 계획’과 범인은닉 및 도피 시도에 동참한 지인은 처음부터 구속해 수사해야 했다"면서 "죄를 범한 범인에게 그에 맞는 합당한 벌을 내리지 않고 솜방망이 처리한다면 또 다른 범죄에 용기를 주고 사법당국이 범죄를 양산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용준 씨 문제는 현직 국회의원 아들이자 현역 가수로 활동한 인물의 음주 사고였던데다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가 있는 만큼 언론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었지만 경찰은 사건 초기부터 철저한 함구령을 내렸다. 특히 장 의원이 "아들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가 도를 넘고 있다"며 검찰 고발을 예시하고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한 이후로 언론 보도가 쑥 들어갔다. 

 
최근에는 장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파손해 경찰이 이를 복구했다는 내용이 그나마 한 언론에 보도됐지만, 경찰은 이 부분 마저도 사실이어도 법적으로 증거인멸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확인 자체를 꺼리고 있다.
 

자신의 혐의와 관련한 증거를 인멸하는 행위는 현행 관계법상 '증거인멸'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논리이다. 하지만 증거인멸의 염려는 구속영장 발부의 중요 사유 중 하나로, 경찰이 강제수사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검토해야 할 정황이라는 점에서 "파손해도 문제가 없다"는 경찰 측 논리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경찰은 이미 내부적으로 불구속 송치를 결정해 놓고 휴대전화 파손 정황 등이 드러날 경우 여론이 악화하는 것을 우려해 '쉬쉬' 입단속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장관을 향해 도표까지 꺼내들고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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