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가족의 인권침해 수사와 검찰개혁

검찰개혁, 국민의 명령

이준길 미국변호사 | 입력 : 2019/10/01 [21:05]

최대 규모 촛불집회

 

▲ 이준길 미국변호사 한미관계연구원장

지난 9월 28일 토요일, 한국의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무려 2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의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던 촛불집회 인원을 훨씬 웃도는 숫자여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얼마나 뜨거운지 짐작하게 한다.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한국 검찰에 대해 울분을 터트리며 서초동 검찰청사 앞으로 모여들게 된 이유는, 최근 조국 법무장관의 임명에 반발한 검찰 조직의 도를 넘는 수사권 남용 때문이다.


한국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이다. 그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정권에 영합해 과거 정권을 무자비하게 수사하여 처단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정권 위에 군림해왔다. 또한 대한민국 현대사에 등장하는 대통령들을 줄줄이 감옥에 보내본 검찰들에게는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양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그 칼을 휘둘렀고,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에게는 그 칼을 인정사정 없이 휘둘러 당사자와 가족들을 파멸로 몰고 갔다. 전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고, 전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의원 역시 고문의 후유증으로 삶이 무너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칼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받아 반드시 검찰개혁을 이루겠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법무장관을 향하고 있다.

 

막가파식 먼지털이 수사


검찰은 조국 장관 가족을 수사하기 위해 검사 70명에 수사관 150명이라는 유례없는 인원을 투입했다. 이는 최순실 특검 때 검사 25명과 수사관 40, 파견공무원 40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숫자이다.


더욱이 대한항공 빌딩이나 YG사옥의 압수수색은 4시간만에 끝낸 검찰이 조국 장관의 40평대 가정집을 수색하는데 무려 11시간을 소비했다. 그들은 조국 장관의 딸이 중학생 때 쓴,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일기장까지 가져가겠다고 추가 영장을 받아왔다. 그런데 압수수색 영장에 조국 장관의 이름은 없었다. 수사 대상은 오직 그의 가족이었다.


그동안 검찰은 조국 장관 아들 딸의 부정입학 의혹과 조국 장관 5촌 조카의 사모펀드 의혹을 조사한다며 70곳이 넘는 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런 먼지털이식 수사로 무엇을 찾아냈는지는 아직 말이 없다.

 

인권을 침해하는 압박 수사


나아가 검찰은 조국 장관 가족들을 직접 압박하기 위해 아들과 딸을 각각 불러 아침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16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수사를 받고 돌아온 아들이 “오늘 처음 느낀 게 제가 참 ‘나쁜’ 놈으로 살았다는 거예요. 조서를 읽어보니 저는 그런 놈이 되어 있네요…” 라고 말하자 부인 정경심 교수는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했다.


딸은 조사를 받으며 자신의 성적을 운운하는 검사들 앞에서 모욕감과 서글픔에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 역시 매일매일 카메라와 기자들에 둘러싸여 살게 된지 50일이 지났다며 학교에서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 자신이 마치 덫에 걸린 쥐새끼 같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11시간에 이르는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쓰러지고 말았다.


정경심 교수는 언론에 이런 호소문을 보냈다. “추측이 의혹으로, 의혹이 사실인양 보도가 이어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중략) 부디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사실이 아닌 추측보도로 저와 제 가족들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여 주시기를 다시 한번 호소드립니다.”


검찰의 이런 먼지털이식 수사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기본권, 즉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그리고 조국 장관 부인이 딸의 표창장을 위조했느냐는 ‘의혹’이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보다 더 중차대한 사안인가? 검찰이 이렇게 조직의 사활을 걸고 조국 장관 가족을 무자비하게 수사하는 이유는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과 기득권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오만한 욕심 때문이다.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한국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세 번째 민주정권을 이어가고 있고, 국민들의 정치의식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자기 조직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덤비는 것은 대단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현재 한국 검찰개혁의 가장 큰 이슈는 검찰이 독점한 수사권과 기소권 중에서 수사권을 경찰에게 넘기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국가에 서 이렇게 막강한 검찰 권력은 필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권력을 남용해 정권 위에 군림하는 정치검찰이 국가 발전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 검찰은 민주국가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독재 검찰의 모습이다.
민주국가라면 오히려 막강한 국가 권력으로부터 약자인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기관의 권력을 줄이고, 그 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견제장치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국민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철저히 분리시킨다. 수사권은 연방경찰인 FBI가 담당하고, 수사 결과를 검찰에 넘기면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그런데 경찰과 검찰이 합세해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범죄(felony)에 대한 최종 기소권은 일반 국민들로 이루어진 배심원(Grand Jury)에게 주어진다. 따라서 만약 조국 사건이 미국에서 있었다면 FBI가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수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권을 침해한 수사는 국민들이 기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개혁, 국민의 명령


한국 검찰은 검사 2,800명으로 이루어진 국가 공무원 조직이다. 그들이 어떤 동기로 검사가 되었든 그들의 역할은 국가의 사법 질서를 수호하는 국민의 공복이다.


그런데 국민들이 나서서 검찰개혁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3일 동안 검찰 개혁에 관한 국민제안이 1,300건이 넘었다. 이는 되돌릴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이다. 검찰이 만약 이 흐름에 저항한다면 국민들은 검찰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 스스로를 뭐라고 생각하든,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기관은 국민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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