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늉만 낸 '윤석열 검찰개혁안'.. 민주당 "중앙지검 특수부부터 축소해야"

중앙지검 특수부 축소 제외로 별로 잃은거 없는 검찰 "더 진정성 있는 안 내놔야'

정현숙 | 입력 : 2019/10/03 [10:03]

"특수부 7개 중 서울중앙지검 등 3개를 남기고 4개를 없애겠다는 것은 조삼모사"

'민주당 '피의사실 공표' 등 혐의 '수사 담당 검사 및 검찰 관계자' 고발'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검찰의 자체 개혁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정성이 부족한 개혁안'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 검찰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신속하게 개혁안을 내놨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못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등 3곳을 제외한 특수부 폐지 방침에 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개혁안 발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에 검찰 개혁 저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여권 등의 주장에 맞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지방의 일부 특수부만 축소 하겠다고 발표한 검찰을 향해 “형식적으로 시늉만 하지 말고 진정 스스로 거듭나지 않으면 검찰 자체가 국민으로부터 외면 당한다는 것을 직시해달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와 관련해서는 “‘지못미’(지키지 못해 미안해)라고 했는데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2016년 광화문 촛불혁명의 승리 두 가지가 같이 곁들여진 성격이라고 본다”며 “시민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강력한 염원이 담긴 집회로, 검찰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검찰은 더 진정성 있는 검찰개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특수부 기능의 실질적 축소와 권위적 조직문화, 잘못된 수사 관행 개선, 인사·감찰 등 민주적 통제방안 확립이 국민 요구"라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검찰이 특수부 폐지 등 자체 개혁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축소에 대한 논의가 없는데 특수부 축소는 중앙지검 특수부 축소를 빼면 ‘앙꼬없는 찐빵’”과 같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부 역할을 하는 다른 부서도 있는데 이에 대한 언급도 없었기에 특수부 축소 측면에서 보면 어제 발표한 내용은 의미가 크지 않다고 느껴진다”며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인데 인사나 감찰 등 민주적 통제 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 하지 않고 있기에 국민들이 바라는 검찰 개혁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매우 부족하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윤석열 검찰총장 재임 시기에 검찰이야 말로 시대 과제인 검찰개혁에 대해 스스로 나서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도 강조했듯 검찰도 개혁 주체이기에 적극적으로 검찰개혁에 나서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1일 검찰권 행사 방식과 수사 관행, 조직문화 등에 대한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서울중앙지검 등 3곳 외 전국 검찰청 특수부 폐지 건의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검찰의 이같은 자체 개혁안을 세부적으로 따지고 보면 예상했던 것으로 검찰은 별로 잃은 게 없다'는 말들이 들려 온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지방검찰청의 특수부 폐지는 사실상 이전부터 진행돼 왔고, 현재는 특수수사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중앙지검의 특수부가 폐지되지 않는 이상 현재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무일 전 총장 때부터 진행돼 온 사안일 뿐만 아니라 전국 최대 규모의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 특수수사가 집중된 상황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대검찰청이 내놓은 개혁방안에 대해 “철저한 검찰개혁 의지를 읽기엔 부족하다”며 서초동 촛불민심을 의식한 “면피용” 발표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뼈를 깍으랬더니 손톱깍는 자세나 하고있다’는 시늉만 낸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지금 검찰개혁을 위한 내부 기획단이 꾸려지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라며 “그런데 24시간 만에 내용을 발표했다는 것은 이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고민해서 내놓은 것인지, 예전에 얘기됐던 것을 그냥 내놓은 건 아닌지. 아니면 면피용으로 그냥 이야기한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해야 할 직접적인 수사가 있다면 딱히 특수부로 지칭할 필요 없이 다른 부서에서 하면 되는 것이고 부서 이름만 바뀔 뿐 변하는 게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부서의 폐지보다도 직접적인 수사 개시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의 경우도 검찰보다는 관련된 기관의 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견받는 기관에서는 검사의 역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검찰이 외부기관 파견검사를 모두 복귀하게 한다면 다른 예산을 들여 공백을 채워야 하고 예산 등을 고려해봤을 때 오히려 국가적 손실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검찰 일각에서는 "현재도 검찰 내 형사·공판 등 업무에 검사들이 많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파견검사들이 복귀해 일선 업무를 맡는다면 형사·공판부로의 검찰 중심을 옮긴다는 취지와 검찰 본연의 업무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오히려 반기는 기색이다.

 

전용차량 이용 폐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온다. 한 검사는 "즉시 시행에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차량을 반납하면 명예퇴직금 등 부분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 오히려 반기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따로 기자회견을 연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대통령의 지시에 부응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검찰이 어떻게 민주적 통제를 받을지 등에 대한 내용이 없는 등 근본적이고 철저한 검찰개혁 의지를 읽기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대한 고민도 빠져 있는 등 구체적 내용도 부족한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문화 개선 방안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석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이 특수부 7개 중 서울중앙지검 등 3개를 남기고 4개를 없애겠다는 것은 조삼모사"라며 "서울의 서부·동부와 지방 특수부는 큰 문제는 아니다. 본가를 지키려고 헛간 허물겠다 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2일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들이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조 장관 관련 의혹 수사 담당 검찰 관계자들을 피의사실 공표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피고발인들은 지난 8월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포함한 70여 곳에 이르는 곳에서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 피의사실을 주광덕 의원을 포함한 자유한국당 의원 및 언론에 누설 및 공표했다"며 "피의사실 공표나 공무상 비밀 누설은 국민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엄중한 죄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신속하게 수사해서 관계자를 엄벌에 처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윤 총장의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민정수석과 얘기를 나누고 있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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