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딜레마'.. 검찰·언론 의혹몰이 구속영장 청구 '치명타' 가능성

조민 '집에서 인턴을 했다' 언론 허위 보도 반박.. 국제학술대회 참석 동영상 공개

정현숙 | 입력 : 2019/10/07 [09:33]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자기 덫에 걸걸 가능성이 커'

조국 법무장관의 딸(빨간 원 안)이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가 개최한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한 증거로 공개된 사진/정경심 교수 변호인단 제공


두 달이 다 되도록 검찰은 흘려주고 언론은 받아쓰고 야당은 검찰과 내통해 비난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들을 파헤치는데 화력을 쏟아부었지만 아직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 
다만 70군데를 압수수색하고 언론에 흘리면서 검찰은 조국 장관 가족 '망신 주기'에는 일정 부분 성공했을 것이라는 시각은 있다.

 

그러나 검찰의 이런 과잉수사에 반대급부가 더 클 것이라는 중론이 나온다. 검찰은 대대적 가족 압박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진 사퇴를 바랐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언론에 또 다른 증거물이라고 이번에 '노트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언론은 어김없이 검증 없이 받아 쓰고 있다. 끝없는 도돌이표다.

 

7일 오전 각 언론사가 정경심 교수의 개인 노트북이 새롭게 핵심 증거물로 떠올랐다고 다시 의혹 몰이로 불을 지폈다. 앞서 6일 KBS는 단독이라며 [사라진 '정경심 노트북'..청문회 당일 남편과 '차명폰' 통화?]라는 기사를 메인으로 올려 의혹 몰이를 하면서 오늘 오전에는 거의 모든 언론사가 정 교수의 노트북을 주요 뉴스로 올렸다.

 

이 노트북은 동양대 압수수색 당시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인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모(37) 씨가 보관하고 있다가 조국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있던 9월 6일 정 교수에게 전달됐는데, 이후 사라졌다는 거다. 또 청문회 당일 정 교수가 차명 전화로 남편인 조 장관과 통화한 사실을 검찰이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김 씨는 노트북을 건네받은 정 교수가 안에 든 파일을 살펴보더니, 청문회 직전 조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다 안고 가겠다', '조교가 한 것 같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당시 정 교수는 조 장관과의 통화 때 기존에 쓰던 휴대전화가 아닌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노트북 가방에서 휴대전화 공기계를 꺼내더니 새로운 유심을 끼워 통화했다는 거다.

 

노트북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언론사들의 종합적 판단은 조국 장관이 치우라고 말한 것이고 그 기간이 청문회 기간으로 서로 차명폰으로 유심칩까지 바꾸어 가며 연락한 것이라는 논지를 피고 있다.

 

그동안 검찰 관계자 말로 나오는 언론 기사의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로 판명이 되지 않았던 게 거의 대다수다. 그러니 검찰이 '벼락치기'로 기소만 덜컥해 놓고 확증이 없어 정경심 교수에 대해 영장 청구도 못 하는 딜레마에 빠져 의혹 몰이만 하는 꼴이 지금 계속된다는 시각이다.

 

정경심 교수의 노트북은 놔두고라도 검찰은 언론과 동맹해 표창장 위조 문제와 인턴 증명서 문제 그리고 이번에 밝혀진 학술회 동영상까지 모조리 사실이 아닌 것을 일단 뉴스로 의혹몰이를 해서 이목을 끌었다. 조 장관 가족 측에서 반론해도 그것은 일부 언론이 축소해 보도하거나 제대로 올려 주지 않았다.

 

검찰과 언론은 서로 간 생각하는 의도를 확정해 놓고 억울한 상대측에서 반박을 해도 상관없이 계속 의혹 몰이 기사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결론은 검찰이 흘려준 기사를 받아쓴 언론의 기사들이 제대로 맞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 새로운 의혹으로 떠오른 정경심 교수의 노트북이 지금 어디에 있든 또 그 안에 무엇이 담겨있든 별로 궁금하지 않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언론의 신빙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는 거로 가늠할 수 있다. 

 

이번에 밝혀진 검찰이 언론에 흘려 허위기사를 올린 대표적인 사례 한 가지를 들자면 지난 5일 채널A가 [단독]이라며 제기한 정경심 교수의 딸 조민 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조 씨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는 허위 인턴 의혹이다. 

 

정 교수의 변호인단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민 씨는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학술대회 동영상은 공개돼 있으므로 수사기관뿐 아니라 언론도 동영상 속 조 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 씨가 찍혔다는 동영상 캡처 사진을 함께 공개해 항간에서 불거진 허위 인턴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한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소리만 요란했지 막상 결과물이 없는 검찰 수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정 교수의 신병 처리를 놓고 검찰이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6일 검찰은 정 교수를 딸 조민 씨의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사문서위조 혐의로 정 교수를 기소했다. 정 교수는 검찰에 피의자로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은 채 곧바로 피고인이 됐고 오는 18일부터 본격적인 재판 절차에 들어간다.

 

검찰은 정 교수를 자녀 입시 관련 의혹과 사모펀드, 웅동학원 의혹으로 조 장관 일가의 수사 중심으로 보고 증거인멸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구속영장 청구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미 피고인 신분이 됐고 또 그 표창장도 원본이 아닌 사본으로 기소를 해서 사본을 위조한다는 자체가 성립되지 않고 기소 후의 압수수색 증거물은 유효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해석이 나오고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기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검찰이 자기 덫에 걸릴 수있다는 변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형사재판 절차에 들어간 피고인에 대해 검찰이 공소사실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영장전담 법관이 영장 발부 여부를 심리하는 경우는 없다.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검찰과 마찬가지로 피고인도 재판부를 설득해야 할 동등한 지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이 구속의 필요성을 재판부에 요청해 재판부가 직권으로 구속 여부를 결정할 수는 있다.

 

이와 관련해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에 넘겨진 사문서위조 혐의와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증거인멸 혐의가 모두 같은 범죄 사실이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알릴레오 시즌2' 첫 생방송에서 "저는 우리 법원을 그렇게 믿지 않는다. 정상 국가에서는 발부 확률이 0%지만, (우리 법원은) 반반"이라며 "영장이 기각되면 한 부장을 비롯한 특수부 수사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검찰이 무엇을 하고, 언론 보도가 거기에 따라오고 마지막 국면으로 간다. 이제는 끝나야 한다"며 "윤 총장은 여기까지 올 때까지 자기가 한 지시와 판단을 돌아보고 냉정하게 지금이라도 검사로서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살아있는 권력은 법무부 장관만이 아니라 윤 총장도 어마어마한 권력"이라며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리고, 여론재판을 하고 대국민 심리전을 하는 와중에 시민 정경심은 약자"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이번처럼 피의자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재판에 넘긴 혐의를 놓고 법원이 직권으로 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설득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어 보인다. 조국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는 지난달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조 씨와 정 교수를 공범으로 의심하는 내용을 언론에 흘렸지만 검찰은 지난 10월 3일 조 씨의 공소장에 정 교수를 공범으로 적시하지 못했다.

 

결국 검찰이 정 교수 구속영장 등 신병을 확보하려면 표창장이 아닌 별건의 사모펀드 또는 웅동학원과 관련해 결정적인 증거를 잡아내지 못하면 의혹 기사를 남발한 언론과 함께 손가락질을 면치 못하고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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