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모질고 매정한 정치, 부끄럽고 창피"

"조국, 외롭지 않았으면..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런 인내'

정현숙 | 입력 : 2019/10/15 [10:38]

검찰 비판 "제 눈의 들보는 외면하고 다른 이의 티끌엔 저승사자처럼 달려든다" 

"의원 생활 하면서 많이 지쳐..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

 

이철희 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내년에 치러지는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단체 문자메시지를 통해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그래서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 그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며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다.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 뿐"이라고 지적한 뒤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치의 상호부정, 검찰의 제도적 방종으로 망가지고 있다. 급기야 이제는 검찰이 정치적 이슈의 심판까지 자처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민주주의는 상호존중과 제도적 자제로 지탱되어왔다는 지적, 다른 무엇보다 민주주의자로 기억되고픈 제게는 참 아프게 다가온다"며 "상호존중은 정치적 상대방을 적이 아니라 공존해야 할 경쟁자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제도적 자제는 제도적 권한을 행사할 때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민주주의는 정치의 상호부정, 검찰의 제도적 방종으로 망가지고 있다"며 "정치가 해답(solution)을 주기는커녕 문제(problem)가 돼버렸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이 되레 정치를 죽이고, 정치 이슈를 사법으로 끌고 가 그 무능의 알리바이로 삼고 있다"고 했다.

 

또 "검찰은 가진 칼을 천지사방 마음껏 휘두른다. 제 눈의 들보는 외면하고 다른 이의 티끌엔 저승사자처럼 달려든다. 급기야 이제는 검찰이 정치적 이슈의 심판까지 자처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작정"이라며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저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고 했다.

 

이어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이다. 처음 품었던 열정도 이미 소진됐다.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사족 하나(를 달겠다)"며 "조국 전 장관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 그에게 주어졌던 기대와 더불어 불만도 저는 수긍한다. 그가 성찰할 몫이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개인 욕심 때문에 그 숱한 모욕과 저주를 받으면서 버텨냈다고 보지 않는다.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런 인내였다고 믿는다"고 했다.

 

앞서 이 의원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국감장에서 "저도 정치인 중 한 사람이지만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 여야가 입장이 바뀌면 주장이 바뀐다"며 "창피해서 국회의원 못 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영장 기각 당시 여야 반응이 지금과 상반됐던 사례를 거론하며 "2년 만에 여야가 바뀌었다. 이게 뭐냐. 창피하다"면서 "부끄러워 법사위원 못하겠고, 국회의원 못 하겠다"고 했다. 

 

국회 보좌관과 방송 정치평론가를 거친 이철희 의원은 20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 했으며 민주당의 대표적 전략통으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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