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공수처다! 우리가 국회다!"...10차 검찰개혁 시민 '대장정'의 기적

"공수처법 통과로 검찰개혁·언론개혁·정치개혁·재벌개혁을 거쳐 남북의 평화와 함께 한일전 끝장내고 나라다운 나라가 선다"

정현숙 | 입력 : 2019/10/20 [17:38]

정청래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개혁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

김민석 "노무현의 꿈, 문재인의 운명, 조국의 사명을 새기자"

 

▲ 19일 열린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신속처리대상안건 입법 촉구를 위한 제10차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검찰 개혁의 핵심인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300명 소수에서 시작한 촛불 집회가 어느덧 거국적인 수백만 집회에 이르게 되는 대장정의 기적을 이뤄냈다.

 

이날 검찰 개혁을 주창하기 위한 같은 목적으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부근에서도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 참여 문화제가 동시에 열려 전투력도 2배가 되면서 검찰 개혁 촛불의 '화력'이 배가 되었다.

 

오후 5시 20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 인근에서 검찰개혁 사법 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가 주최한 ‘제10차 사법 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진행됐다. 이번 집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본진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과 검사들의 본진인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수많은 촛불 시민이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석해 “공수처를 설치하라”, “국회는 응답하라” 등 패스트트랙 입법 촉구 등 검찰 개혁에 대해 한목소리로 부르짖었다.

 

여의도 집회 주최 측은 사전 신고 인원이 3만 명이었지만 6시 집회 시작 전부터 여의대교에서 서강대교 방향 국회대로 4개 차로가 통제될 정도로 시민 참석자들이 몰려들어 서강대교 남단 사거리 부근부터 의사당대로 산업은행 부근까지 들어찼다. 6시쯤에는 메인 무대가 있는 국회대로 앞은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인산인해였다.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위한 ‘국민 퇴임식’도 진행됐다. ‘천만 촛불시민’이 조 장관에 전달한 국민 감사패에는 ‘산고수장(어진 사람의 덕이 후세에 길이길이 전해진다는 뜻)’이라는 사자성어와 함께 “우리가 조국이다”는 문구가 쓰였다.

 

사전집회는 '21세기조선의열단' 김태현 단장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자한당과 국회는 공수처 설치를 응답하라'는 일갈로 '법무부 장관 인질극을 벌인 후안무치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는 국회 국민의 힘으로 뒤집어 버리자. 기레기 세력과 검찰 마피아 세력 박살내자. 우리가 이긴다'는 선창을 외쳤다. 이어 '잘못된 만남', '나 어떻게 해' 등 노래로 본 집회 시작 전 흥을 돋웠다.

 

또 검찰개혁 의지를 다지는 조국 전 장관 영상을 보여 주고 개국본 총수가 연단에 올라 '어느덧 촛불 문화제가 10차를 맞이하게 됐다"며 "지금부터 제10차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 촛불 문화제 본 집회를 시작하겠다"는 개막을 알렸다.

 

▲19일 열린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신속처리대상안건 입법 촉구를 위한 제10차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태극 문양 피켓을 이용해 파도 ©서울의소리

 

준비된 여러 순서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촛불 참여자들의 검찰 개혁에 대한 생생한 시민 발언이 이어졌다.

 

이어 "토착왜구들에 뺏겼던 태극기를 찾아올 시간"이라며 3년 전 광주시 금남로 촛불집회의 명사회자였던 백금열 판소리 명인이 알렸다. '아침 이슬'과 김광석의 '광야에서'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촛불 시민들이 대형 태극기를 펄럭이면서 태극기 퍼포먼스가 장엄하게 펼쳐졌다.

 

사회자는 "여러분 '서유기' 보면 손오공이 머리털을 뽑아 분신술로 많은 손오공을 만들어 모든 요괴를 물리치죠. 그런데 우리 조국 장관님이 손오공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신술을 써서 천만 명으로 늘어났으니까요. 맞습니까?"라며 묻자 시민들은 환호성으로 답했다.

 

이어 '그러니까 보나 마나 이 싸움은 우리가 이기게 되어있습니다. 천만의 조국이 모였으니까 얼마나 큰 함성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함성을 질러서 국회가 들썩들썩해지게 한 번 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공수처다! 국회다! 우리가 공수처다! 국회다!"라고 선창을 하면서 시민들의 떼창이 밤하늘을 울렸다.

 

이날 정청래 전 의원은 무대에 올라 “조국 수사에 청와대가 개입한 적 있나. 털어도 이렇게 턴 적 없다. 단군 이래 단일 사건 최대 수사 인력을 동원했다”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인 검찰을 개혁하는 것, 이는 시대정신이 됐다. 결코 물러설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는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검찰개혁 하러 나오셨죠, 절박해서 나오셨죠, 그렇습니다. 검찰개혁은 검찰이 미워서가 아니라 경찰이 예뻐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과제가 검찰개혁이란 걸 말씀드린다"고 시민들을 향해 역설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무엇입니까? 독점에서 분점으로 소수에서 다수로 중앙에서 지방으로 위에서 아래로 물이 흘러가는 것과 같은 이치로 민주주의를 위해서 대한민국의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절대 독점도 절대 부패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인간의 본성을 알려거든 권력을 잡아라'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문제다. 전 세계 국가 중에 대한민국 검찰이 제일 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 기소편의주의만 알고 있다. 그러나 수사권도 종류가 많다. 수사 개시권과 수사지휘권, 수사 종결권, 영장청구권, 기소권, 공판 모든 것을 가진 전 세계 유일한 권력 그것이 한국 검찰 권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독점은 절대 망한다. 그래서 검찰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와 균형 그것으로 가자고 주장하러 오늘 나오지 않았나? 그것이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외쳤다.

 

정 전 의원은 "검찰개혁을 위해서 검경수사권 분리 공수처를 설치해서 절대 권력을 감시하고 절대 권력을 분산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완성시키자 이런 주장을 하러 오늘 나오시지 않았느냐"며 "자한당은 검찰개혁의 핵심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말했다. 검찰은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이 돼도 너무 됐다. 조국 장관 수사하는 거 봐라. 청와대에서 개입한 적 있냐 털어도 이렇게 털은 적이 없다"며 "단군 이래 최대 수사인원, 단군 이래 단일사건 최대 압수수색 이것만 봐도 검찰 권력은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이 돼도 너무 됐다"라고 탄식했다.

 

덧붙여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개혁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 되었다. 결코 물러설수 없는 싸움 되돌릴 수없는 검찰개혁을 위해 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치자"라고 말했다.

 

▲19일 열린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신속처리대상안건 입법 촉구를 위한 제10차 촛불문화제'에서 서강대교 방향 도로 대부분을 가득 메운 시민 ©서울의소리

 

또 이날 연단에는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 원장이 올라 검찰개혁의 열망을 쏟아냈다.

 

김 전 원장은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가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싹 다 잡혀간다'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생각했다. 이거 정말 좋은 법이로구나!"라며 "고위 공직자들이 비위를 저지르면 잡혀가야죠. 국회의원 아니 국회 법사위원장도 국회에서 난동을 피우면 수사받아야죠"라며 뼈있는 발언을 했다.

 

이어 "맘에 들면 봐주고 맘에 안 들면 먼지떨이 검사들이 자기 내부의 다른 검사가 비위를 저지르면 그렇게 봐줘 왔다면 그런 검사들도 수사하고 잡아가야죠. 공수처법이 바로 그런 사람들 그런 적폐들 싹 다 잡아가는 법이라면 저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데 여러분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이때 한 시민이 "맞습니다"하는 소리와 함께 촛불 시민들의 함성이 하늘을 갈랐다. 김 전 원장은 "통과시켜야 합니다. 저들이 아는 겁니다. 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자기들이 싹 다 잡혀간다는 것을 아는 겁니다"라고 더욱 결의에 찬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검찰개혁을 넘어 언론개혁을 넘어 정치개혁을 넘어 재벌개혁을 거쳐 남북의 평화가 이루어지고 한일전을 끝장내고 나라다운 나라가 선다는 것을 저들이 알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공수처법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덧붙여 "저는 사실 이런 데 나와서 마이크를 잡을 자격이 별로 없는 사람입니다. 오늘도 나오라고 했을 때 주저했습니다. 주저하고 늘 저는 부끄러워합니다. 제가 20대 30대 초반에 이 뒤에 있는 국회에 들어갔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뛰었고 정치도 해봤고 정치공학도 끝까지 가봤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18년을 쉬었습니다"라고 잠시 말을 맺었다.

 

김 전 원장은 "늘 지금도 정치가 뭐지. 정치를 해야 하나. 정치를 잘할 수 있나.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나. 늘 부끄럽고, 주저한다. 그러나 여러분 저는 늘 부끄럽고 자격이 없지만 제가 오랫동안 느낀 건 딱 한 가지는 고백하고 전하고 싶다는 것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은 우리가 서초동에서 함께했던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구호가 무엇이었냐?"고 묻고는 "제게는 노무현의 꿈, 문재인의 운명, 조국의 사명"이라며 그 구호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고 오랫동안 자신의 가슴을 울렸다고 했다. 그는 어느 날 서초동 집회가 끝나고 집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과거 영화를 보며 "무엇이 우리를 모이게 하지. 무엇이 우리의 동력이지. 우리가 이렇게 싸우는 동력은 뭐지"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아울러 "그것은 노무현이 꾸었던 꿈. 제가 오랫동안 생각했던 뼈저린 반성을 통해 느낀 건 그것은 노무현이 외쳤던 것.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며 자신은 "이제 그것을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길 거다. 정치는 꿈을 갖고 하는 것이다. 꿈이 없는 정치는 반드시 무너진다. 우리에게는 꿈이 있다. 그리고 정치는 국민을 믿고 하는 것이다. 정치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정치는 진보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이 있고 노무현이 있고 문재인이 있고 얼마 전까지 우리와 함께 있던 조국이 그렇게 뛰었다. 이제 우리는 국민과 함께하고 우리 자신을 믿고 진보적 원칙을 지키면서 우리 스스로 깨어있고 조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오늘의 집회가 이번 검찰개혁 집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집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왜? 지난주에 엄청난 숫자가 모였는데 오늘은 그보다 적게 모였다. 지난주까지는 우리가 조국을 지키고자 했는데 그가 물러났고 잠시의 멘붕과 속상함이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 "그러나 우리는 흔들리지 않았고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믿고 있고 그러나 우리는 승리할 것을 믿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다시 모인 것만으로 우리의 승리는 확정적"이라고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김 전 원장은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왜? 저들이 죽을 걸 알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버틸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광장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많은 것을 보았다. 검찰의 민낯을 보았고 언론의 민낯을 보았다. 우리와 함께했던 때로는 진보적 지식인들 때로는 진보적 언론인들의 민낯도 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세상은 그러한 것이다. 혁명도 그러한 것이라며 그러나 가장 확실한 것은 우리가 깨어있고 우리가 조직이 되어 있어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이제 흔들리지 않는다"라며 "맞습니까?"라고 시민들을 향해 물었다. 김 전 원장의 이런 백두산도 뚫을 것 같은 '사자후'에 시민들의 열화 같은 절정의 함성이 터졌다.

 

마지막에는 "여러분 견뎌냅시다. 이길 것입니다. 그러면 저도 여러분과 함께 이제 부끄러움과 그런 주저를 털고 뒷전에서 함께 하면서 끝까지 하겠습니다"라고 열변을 마무리했다. 이를 듣고 있던 사회자는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속담은 이제 바꿔야겠다"며 '형보다 나은 동생이 있네요"라고 격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10차 검찰개혁 시민 촛불집회의 대단원의 막을 내릴 마지막 문화공연으로 서초집회에서도 울렸던 색소포니스트 박광식 씨의 아름다운 색소폰 선율이 밤하늘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로 심금을 울리고 '내 마음 다 해'와 '엔드리스 러브(Endless Love)'에 이은 '고향의 봄'을 마지막 연주로 이날 집회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작별이 아쉬운 시민들은 국회 앞 행진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촛불집회의 대미를 마무리했다. 한마디로 이날 집회는 정의에 대한 살아있는 웅변과 춤과 노래가 있는 고품격 집회로 불려도 과언은 아니라는 시민들의 소감이 나왔다. 밤 9시 50분경 여의도순복음교회 방면 행진을 끝으로 다음을 약속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드론 촬영한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패스트트랙 입법 촉구를 위한 여의도 제10차 촛불문화제'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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