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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기자 맞는가

목사와 대통령의 모가지

이기명 칼럼 | 기사입력 2019/11/04 [14:41]

당신, 기자 맞는가

목사와 대통령의 모가지

이기명 칼럼 | 입력 : 2019/11/04 [14:41]

 당신, 기자 맞는가

 
“진짜 맞는데요. 가짜 같습니까.”
 
취재원과 기자가 이런 질문을 주고받으면 이게 바로 기삿감이다. 왜 이런 글을 쓰는지 짐작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되는데 괜히 뾰족한 글을 써서 욕을 먹는다고 할지 모르나 가슴에 두고 말을 안 해도 병이 난다.
 
유명 인사들의 기자회견 광경을 보면 참 기자들이 많다. 저 기자들 속에 기자다운 기자가 몇 명이나 될 것이냐고 하면 기자들은 화가 나겠지만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당신 진짜 기자 맞아?’ 이런 질문을 하고 싶은 기자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왜 기자들의 수준이 이렇게 떨어졌는지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모른다면 그 역시 기자의 자격이 없는 기자다.
 
우선 기자가 무엇이냐. 기자는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려서 할 말을 해야 한다. 해야 할 말을 깔아뭉개고 하지 않는다면 기자가 아니다. 사주의 의중이나 살피면서 해야 할 말을 안 한다면 언론도 아니고 기자도 아니다. 지금 조·중·동을 비롯해서 기레기라고 손가락질을 받는 언론은 너무나 많다. 이제는 기레기란 평가에 항의도 안 한다. 스스로 잘 알 것이다.
 
이승만 박정희·전두환 독재 때는 견디다 못한 기자들이 회사를 떠났다. 사회정의를 실현하겠다는 꿈이 무참하게 유린당하는 현실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요즘은 소신껏 기사를 쓰지 못해 회사를 떠난 기자의 소식을 들어보지 못했다.
 
“먹고 살 아무런 대책도 없이 회사를 그만둔 선배들의 얘기를 들으면 저절로 눈물이 납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이제는 그런 말 하는 후배도 보기 어렵다.

 
■목사와 대통령의 모가지
그의 직업은 목사다. 목사라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인간들에게 세상을 착하게 살라고 설교하는 성스러운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의 모가지를 떼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목사가 아니다. 하느님도 절대로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믿는다. 그의 곁에서 그걸 설교라고 듣고 있는 야당의 지도자가 있다. 이를 그냥 내버려 두면 그 역시 언론이 아니다.
 
전광훈의 설교를 들으면 당연히 분노할 것이다. 특히 사회정의 구현을 사명으로 한다는 기자라면 당연히 통렬한 비판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보도한 언론은 없다. 김어준의 뉴스공장만이 통렬하게 비판했다.
 
왜 기사를 안 썼느냐고 기자에게 물었더니 미친놈 떠드는 소리를 알려서 뭘 하느냐는 것이다. 기가 막혔다. 마친 놈은 방치해 두어야 한다는 말인가. 칼을 들고 날뛰는 미친놈을 미친 짓이라고 방치한다면 해는 누가 입는가. 미친놈은 빨리 제거하는 것이 사회가 해야 할 일이며 기자가 앞장서야 한다.
 
이것이 언론의 민낯이라고 한다면 아니라고 할 것인가. 조·중·동은 전광훈의 ‘대통령의 모가지’ 발언을 어떻게 보도했는가. 대답해 보라. 하느님에게 묻고 싶다. 저런 목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느님도 대답하시기 어려울 것이다. 용서하란 말씀도 못 할 것 같다. 미친 자니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하실까.
 
■언론이 바로 선 사회
 
오보를 낸 기자는 출입을 금지한다고 했다. 언론들이 펄펄 뛴다. 문제는 오보의 품질이다. 오보인지 뻔히 알면서도 쓰는 기자가 있다. 기레기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실수하는 경우도 있다. 일괄해서 오보라고 출입을 금지한다면 이것은 치부를 들어내기 싫어하는 정권의 잘못된 자기 방어다.
 
모범사례로 인용하기 좋아하는 미국의 경우, 어떤 경우에도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입법을 못 하도록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완전한 언론자유다. 그러나 그냥 방임은 아니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처벌조항이 있다. 징벌적 처벌에 걸리는 언론사는 문을 닫아야 한다. 패가망신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라고 불리는 오늘의 현상에서 한국 언론이 취한 작태가 과연 정상적인가. 공부 많이 한 기자들이니 잘 알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언론이 바로 서야 한다. 언론만 바로 서면 아무리 정치가 개판이라도 나라가 제대로 갈 수 있다.
 
■좋은 기자들은 아직 많다
 
기자들 만나보면 좋은 자질과 올바른 기자 정신을 가진 기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오늘의 언론에 대해서 말할 수 없는 자괴감에 빠져 있다. 기자 때려 치고 할 일이 무엇인가. 이들이 현직에 있으면서 언론개혁에 나설 수 있도록 국민들이 지원해야 한다.
 
과거 언론민주화 투쟁에서 언론을 떠난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싸워야 한다. 비록 현역을 아니더라도 이들을 위해 글을 써야 한다. 후배를 격려하고 썩은 사주들을 규탄하고 구악들을 비판해야 한다. 검찰개혁 운동을 지원하고 격려해야 한다. 현직 기자들이 용기를 내면 못할 것이 없다.
 
지금 MBC가 변하는 모습을 보라. 얼마나 칭찬을 받는가. 국민으로부터 찬사를 받던 JTBC가 지금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 모두가 사람이 할 탓이다.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기자들이다.
 
조·중·동의 편파 왜곡 불공정 보도에 대해서 항의해야 한다. 기자들의 부끄러움이 용기로 변해야 한다. 국민의 지지가 동력이다.
 
대통령의 모가지를 떼라는 목사의 저주와 그 옆에서 그 저주를 듣고 있는 제1야당의 대표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것이 국민이며 올곧은 언론이며 기개 있는 기자들이다. 아직도 용기 있고 현명하고 애국심이 충만한 기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당신 기자 맞는가”라는 말은 다시 듣지 말아야 한다.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는 국민의 눈이 보고 싶지 않은가. 모든 것은 기자들 자신이 할 탓이다.
 
기자들이여. 용기를 내자. 국민이 기다리고 있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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