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합참의장 '방위비 증액·지소미아 연장 노골적 압박'

미국은 일본과의 중재에 나서기는커녕 한국 압박에만 치중하는 모양새

정현숙 | 입력 : 2019/11/12 [09:35]

미군 수뇌부 내일부터 속속 방한.. 지소미아 종료 막으려  고위급 파상공세 

'미군주둔 필요성과 비용' 언급.. 방위비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듯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마이어 헨더슨 홀 합동기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압박이 14일과 15일 각각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SCM)를 계기로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14일 열리는 MCM 회의 참석을 위해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그를 보좌하는 합참 주요 직위자,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등이 13일 서울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미 합참의장에 취임한 마크 밀리 육군 대장의 첫 해외 방문지는 한국과 일본으로 한국 방문을 앞두고 일본으로 향하는 군용기 안에서 중국과 북한의 이익론을 펼치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지소미아 유지에 노골적인 압박에 나섰다.

 

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도 14일 한국을 방문,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것을 막판 압박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의 차관보급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방문해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했던 것에 이어 그야말로 파상공세다.

 

11일(현지 시간) 밀리 의장은 이날 비행기 안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지소미아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지소미아 중지 결정을 언급하며 "공통의 가치와 전망, 안보상의 필요를 갖는 동맹 간에는 마찰이 원만하게 해결돼야 하며, 한국을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떼놓음으로써 이득을 보는 곳은 중국과 북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나라가 각국의 이해에 따라 움직이고 한국과 일본도 차이가 없다”면서도 “한국을 일본과 미국에서 분리해 놓는 것은 분명히 중국의 이익이고 북한의 이익이다. 우리 셋이 매우 긴밀하게 연대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밀리 합참의장의 발언은 한국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하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내세우면서 강하게 번복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틸웰 국무부 아태차관보의 경우 경제와 안보를 분리하라는 일본의 주장을 되풀이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움직임을 보면 원인 제공자인 일본은 놔두고 한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한국에게도 그게 이익이라는 주장을 깔고 있다.

말리 합참의장은 이번 한국 방문에서 지소미아 연장 압박 외에도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주둔 비용의 인상을 압박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일반적인 미국인들은 한국과 일본에 전진 배치된 미군들을 보면서 몇몇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그들이 왜 거기에 필요한가? 비용은 얼마나 드는가? 그들(한일)은 아주 부자 나라인데 왜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가? 이것은 전형적인 미국인의 질문들”이라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이런 것들이 미국의 길거리에서 나오는 질문들"이라면서 "우리에게는 미군이 동북아에서 무력 충돌을 막도록 안정화시키는 힘이라는 것을 적절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현직 국방 고위 담당자가 미국인들 사이에 주한·주일미군 주둔 필요성과 비용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는 식의 언급을 공개적으로 하는 건 드문 일이다. 이번 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의 방한과 맞물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압박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밀리 의장의 기내 언급을 전하면서 밀리 의장이 이날부터 이틀간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카운터파트를 만나고 서울로 이동, 한일 카운터파트와 3자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밀리 의장은 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마크 에스퍼 국방 장관과 함께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할 예정이다. 에스퍼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국에 일본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일본,  지소미아  종료  막으려  총력전'

 

일본은 오는 23일 종료되는 지소미아를 연장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다. 

일본 '교도통신'은 11일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오는 16∼1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 맞춰 별도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별도의 양자 회담을 여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어 "고노 방위상이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요청할 것"이라며 "23일 자정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정 장관이 어떤 대답을 할지 주목된다"라고 전했다. 스가 관방장관도 정례회견에서 "한국이 지소미아를 종료한 것은 현재의 지역 안보 환경을 완전히 잘못 판단한 대응"이라며 "한국 측의 현명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2016년 11월 23일 체결한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0시를 기해 효력을 잃는다.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23일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일본 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지난 7월 단행한 수출규제를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수출규제와 지소미아는 별개의 문제라며 응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미국은 일본과의 중재에 나서기는커녕 한국 압박에만 치중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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