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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아베 '지소미아 망언'에 "견강부회" 강력 경고

아베 "일본은 하나도 양보하지 않았다".. "정부 지도자로서 양심 가지고 한 말인가"

정현숙 | 기사입력 2019/11/25 [08:50]

정의용, 아베 '지소미아 망언'에 "견강부회" 강력 경고

아베 "일본은 하나도 양보하지 않았다".. "정부 지도자로서 양심 가지고 한 말인가"

정현숙 | 입력 : 2019/11/25 [08:50]

"지소미아 연장 '조건부 유예'는 일본 측 이 먼저 접근해 시작 된 협상'

"큰 틀에서 보면 문 대통령의 원칙과 포용의 외교가 판정승한 것으로 평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김현종 2차장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의 정상회담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4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를 두고 터무니없는 망언을 일삼는 일본 측에 ‘견강부회’와 ‘Try me’ 등의 단어를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소미아 문제에 정의용 실장이 직접 설명에 나선 건 처음 있는 일로 그만큼 청와대가 일본의 안하무인 격으로 나오는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견강부회(牽强附會)'란 근거가 없고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끌어대어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맞춘다는 뜻이다. 또 ‘Try me'는 "더 이상 시험하지 말라. 한 번 해볼 테면 해 봐라”는 뜻으로 자국에만 유리하게 왜곡된 언론플레이를 일삼는 일본을 향해 던지는 가장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로 읽힌다.

 

정 실장은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이날 언론브리핑을 갖고 "최근 한일 양국 간 합의 발표를 전후한 일본 측의 몇가지 행동에 대해서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이런 식의 행동이 반복된다면 한일 간의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은 하나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주 지극히 실망스럽다”며 “일본 정부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아베 총리의 이런 발언은 일본 내 여론을 호도하면서까지 이번 지소미아 조건부 정지를 자신의 일방적 외교 성과와 일본의 완승으로 포장했다는 데서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본은 발표 시간도 동시에 하기로 해놓고 7~8분 늦게 발표했다. 또 미국을 등에 업고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을 끌어낸 일본이 이번 결정에 대해 한국이 쉽게 번복하지 않으리라는 신뢰를 등진 얕은수도 그 배경에 있다.

 

정 실장의 비판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일본 측이 22일 합의발표 때 신의성실을 어겼다는 것, 그리고 이후 일본 언론을 중심으로 터무니없는 왜곡보도들이 나온다는 거다.

 

지난 이틀간 일본 보도를 보면 '퍼펙트 게임이다', '양보 없이 완승했다', 이런 당국자 발언이 인용됐다. 또 일본은 합의해줄 생각이 없었는데 한국이 WTO 제소 철회까지 들고 나와 합의해줬다든가,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주한미군 축소를 압박받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완전히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간 협의 과정에서 주한미군 문제가 공식적으로 일체 거론된 적이 없고, 수출규제 문제도 일본이 먼저 협상하자며 접근해왔기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거다.

 

일본의 언론 플레이와 왜곡된 보도를 그냥 놔둘 경우 강제징용 판결에서 시작된 이번 사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 왜곡될 수 있고, 결국 이건 앞으로의 협상에도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고 청와대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실장은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WTO 제소의 정지 결정은 모두 조건부였고 잠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며 "일본 정부의 지도자들이 각별한 협조를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 실장은 우선 한일 정부가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던 시간인 지난 22일 오후 6시 발표 전에 일본 언론을 통해 발표 내용이 사전 보도된 점을 언급하면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의도적인 누출이 아닌가 본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발표에 있어서도 일본 정부가 오후 6시 정각 발표 약속을 어기고 청와대보다 7~8분 가량 늦게 발표한 점을 지적하며 "그 의도가 무엇인지 매우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경제산업성의 발표를 보면 한일간 각각 발표하기로 한 일측의 합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려서 발표했다"며 "이것은 한일간 양해한 내용과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만일 이런 내용으로 일측이 우리와 협의했다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앞으로도 개별심사를 통한 허가실시 방침에는 변경이 없다'고 경산성에서 발표했는데, 이것도 한일간 사전에 조율한 내용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우리측이 먼저 3개 품목 수출규제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중지하겠다고 통보해서 협의가 시작됐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지난 8월 23일 지소미아를 종료하겠다는 통보하자 일본 측이 그제서야 우리와 협의하자고 제의해 그때부터 외교채널간 협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특히 일부 일본 언론 보도에 등장하는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울 뿐만 아니라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다. 예를 들면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 일본 외교의 승리다, 퍼펙트게임이었다'는 주장은 사자성어로 '견강부회' 즉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자기 식으로 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저희가 볼 때는 오히려 우리가 지소미아에 대한 어려운 결정을 하고 난 다음 일본이 우리측에 접근해오면서 협상이 시작됐고 큰 틀에서 보면 문 대통령의 원칙과 포용의 외교가 판정승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일본은 그동안 주장해온 원칙을 견지하지 못했다"며 "첫째 강제징용 해결 없이 진전 없다는 원칙, 아무런 대화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이 깨졌고 둘째 지소미아와 수출규제 문제가 별개라고 주장한 일본의 원칙도 이번에 사실상 깨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우리 정부는 일본의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외교협상을 하는데 있어서 '신의·성실 원칙'에 위반된다고 본다"며 "정부는 22일 발표 이후 이러한 일본의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 외교경로를 통해서 문제를 지적하고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이런 항의에 대해 일본 측은, '한국이 지적한 입장을 이해를 한다. 특히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은 사과한다. 한일 간 합의한 내용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재확인해줬다"고 강조했다.

또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게 최종 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며 "지소미아 종료 통보 및 WTO 제소절차 정지는 모두 조건부였고 잠정적이다. 앞으로의 협상은 모든 것이 일본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영어로 '트라이 미'(Try me), 즉 어느 한 쪽이 터무니없이 주장하면서 상대방을 계속 자극할 경우 '그래? 계속 그렇게 한다면 내가 어떻게 할지 모른다'는 경고성 발언이다. 제가 일본에 그런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지소미아 조건부 정지 결정에 대해 일본 언론만 비판한 게 아니라 국내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을 했다. 정 실장에 이어 브리핑에 나선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일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국내 언론의 비합리적 비난 보도가 다시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윤 수석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하자 안보가 붕괴될 것이란 보도가 난무했지만 지소미아 카드를 쓰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도 없었을 거"라며 "일부 언론에서 다시 지소미아 카드를 쓰기 어려울 거라고 보도하는 것도 무슨 근거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해서 한국이 양보를 한 것'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에 대해 "분명히 말하는데 주한미군 문제는 전혀 거론 안됐다. 한미간 공식적으로 거론된 바가 없다"며 "한미동맹이 그렇게 만만한 동맹이 아니다. 한일간 지소미아가 70여년 넘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근간을 훼손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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