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최종범 무죄 선고한 오덕식 판사도 구하라 협박 영상 봤다면 처벌받아야"

"성범죄 가해자 양형기준 바꿔라" 청원 20만명 돌파.. "구하라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

정현숙 | 입력 : 2019/11/25 [17:41]

"가해 남성에게 집행유예 선고한 판사들 직접 동영상 관람한 것 사실이라면 처벌 받아야"

가수 구하라 씨의 빈소가 25일 서울 반포동 카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걸그룹 카라 출신 고 구하라(28) 씨가 24일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공지영 작가가 구 씨의 남자친구 최종범 씨의 불법 동영상 촬영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와 부장 판사 이름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 작가는 25일 본인의 SNS에 녹색당의 '구하라 님의 비통한 죽음을 애도하며'라는 논평을 공유하며 "가해 남성(최종범)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사들, 직접 동영상을 관람한 것이 사실이라면 처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의 논평에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려 한 가해자 최종범은 죄의 무게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는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그에게 '반성하고 우발적이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오덕식 부장판사는 고 장자연 씨 성추행 혐의의 조희천 전 조선일보 기자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것은 재판이 아니라 만행이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를 본 공지영 작가는 "2차 가해라며 동영상 공개를 거부하는 구하라 측과 달리, (오덕식 판사는) '영상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파악된다'며 굳이 영상을 재판장 단독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집행유예와 카메라 이용촬영 무죄였다"라고 지적했다.

마직막에 공 작가는 “어젯밤부터 이 관련 기사를 봐서 몸이 떨린다. 도처에서 고문과 학살과 만행이 진행 중”이라고 개탄했다.

공지영 소설가가 25일 구하라 씨 관련 재판부를 비판하며 SNS에 올린 글

 

실제로 고인은 “최종범과 다투던 중 그가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호소한 바 있다. 고인은 최 씨에 대해 협박, 강요, 성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구하라 씨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 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연인이던 피해자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폭행해 다치게 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제보해 연예인으로서 생명을 끊겠다고 협박했다"면서도, "동영상이 피해자 의사에 반해 촬영된 것이 아니고 실제 이를 유출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오 판사는 또 "최종범이 일부 혐의를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범행에 고의성이 없고, 우발적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하게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이어 성관계 동영상에 대해 “구하라의 의사에 반해 찍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영상의 내용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영상 확인이 요구됐다.

당시 구하라 씨 측 변호인은 “비공개 재판이어도 이 자리에서 재생되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 이는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영상의 내용을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재판장 단독으로 영상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 11개월간의 공방 끝에 지난 8월 재판부는 최 씨에게 재물손괴, 상해, 협박, 강요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지만 가장 논란이 됐던 성관계 동영상 유포(‘리벤지 포르노’)와 관련한 이른바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이에 구 씨의 법률대리인은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적정한 양형이라고 볼 수 없다"며 "같은 범죄가 근절되려면 보다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구하라 씨는 작년 8월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한 범죄가 발생했고, 그해 9월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을 당했던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라며 "아직까지도 피해자에 대한 쏟아지는 악플과 범죄 영상을 찾아보려는 공범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하게 살 권리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이 땅의 인권과 정의, 미래도 없을 것"일며 "더 이상 우리나라 여성들이 폭력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리사회 전체의 시스템을 바꿔야만 한다"고 말했다.  

"성범죄 가해자 양형기준 바꿔라"..청원 20만명 돌파'

한편 구하라 씨의 비보를 계기로 '성범죄 양형기준'을 재정비 해달라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가해자 중심의 성범죄 양형기준으로 인해 피해자가 고통을 받게 된다는 지적이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자 중심적인 성범죄의 양형기준을 재정비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있다. 지난 15일 시작된 청원에는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21만2000여명에 이르는 인원이 참여했다.

청원 작성자는 "호감이라서 감형, 폭행과 협박이 없어서 무죄, 그 후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아서 감형 등 모든 가해자 중심적 성범죄 양형기준의 재정비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양형기준이란 판사가 법률에 정해진 형에 따라 선고형을 정하고 결정하는데 참고하는 기준을 말한다.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의 연령, 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방법, 범행 후 정황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초 과거에 발생한 성폭행 사건을 고소한 청원자는 가해자가 강간미수에 가까운 성추행을 했고, 자신의 죄를 인정했으며 검찰 단계의 형사조정을 거부했지만 '기소유예' 처분됐다고 밝혔다.

청원자는 "이유는 간단했다. 사안이 중하고 혐의는 인정되지만 '서로 호감이었고 여자가 뽀뽀했기 때문'이 모든 범죄의 참작사유라고 적혀 있었다"며 "심지어 진술이 왜곡돼 (저의) 피해가 가볍다고도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범죄의 성립조건이 '비동의'가 아닌 '항거 불능할 정도로 폭행과 협박'으로 이를 피해자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또한 가해자에게 감정 이입하는 수사기관들의 인식이 많이 남아있다"고 꼬집었다. 이 청원은 구씨의 비보 이후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eec 19/11/27 [15:55]
구하라 사건을 여성혐오 사건으로 규정하다니. 서울의 소리 실망이다. 여기도 결국 페미진영이었구나. 수정 삭제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