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24시간 황교안 맞불단식..국민 정서에 반하는 황제 단식하나"

"거대야당 대표가 국회를 떠나 청와대 앞에서 ‘약자 코스프레’로 불법 대형 몽골천막까지 설치 특혜 요구"

정현숙 | 입력 : 2019/11/27 [12:21]
2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농성장이 차려진 청와대 앞 분수대 앞 근처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대진연


청와대 사랑채 앞에 설치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 농성 천막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다른 농성자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천막을 걷어달라고 청와대에서 철거를 요구한 후인 26일 오히려 더 커진 상황이다. 

 

현재는 의원 10여 명이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천막이 대형 몽골식으로 커졌고 재질도 두터워졌다. 텐트 설치가 불법으로 규정된 청와대 앞이라 맞은 쪽에서 단식투쟁을 하는 '서울의소리' 등은 가림막 하나 없이 찬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황 대표에 대한 맞불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제1야당 대표의 특권인지 법 규정도 아랑곳없이 기둥이 있는 ‘몽골 천막’으로 벽에 스티로폼까지 대어 튼튼하게 짓고 오리털 침낭과 함께 전기를 끌어다 바닥에 전기장판을 까는 등 빈틈없이 무장을 한 상태다.

 

또 순번을 짜 임산부 당직자까지 초병을 세우고 세시간마다 의사의 체크를 받고 건강검진을 받아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 가히 '황제단식', '캠핑단식'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지난 20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한 황 대표는 밤에는 국회 본관 앞에 마련한 천막에서 잠을 자고 낮에 다시 청와대 분수대 광장으로 나왔다. 그러자 ‘출퇴근 단식 투쟁’이라는 조롱이 나오자 지난 22일 밤부터는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이런 황교안 대표의 단식을 항의하고자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등 진보단체 회원들이 26일 황 대표 농성장 주변에서 ‘맞불 24시간 농성’을 했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4시께부터 황 대표가 단식농성을 하는 현장과는 약 40m 정도 떨어져 시위를 하면서 천막 없이 6일째 황 대표 응징단식을 벌이고 있는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를 응원하기도 했다.

한국 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26일 서울의소리와 함께 야심한 밤의 추위를 녹이며 황교안 대표 맞불단식을 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학생들은 “황 대표가 오늘로 7일째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반대, 연동형 비례제 반대를 요구하며 국민정서에 반하면서까지 황제 단식을 하고 있다”며 “자한당 해체, 검찰개혁, 적폐청산 구호를 들고 바로 옆에서 24시간 농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검찰개혁 적폐청산’ ‘자유한국당 규탄’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필요 없다. 지소미아’ 등이 적힌 현수막까지 펼치자, 이를 본 '태극기 부대' 지지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황 대표를 단식을 옹호하는 태극기 시위자들은 "뭘 알고 이러느냐"라며 "이런 빨갱이 세력들을 싹 쓸어버려야 한다"라고 험한 막말을 했다. 또 학생들에게 몸으로 돌진하면서 위협을 가해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저지에 나서기도 했다.

대학생들은 이들 태극기 시위자들을 향해 "지소미아 찬성하면 이완용", "우리 세금 지키려면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이들은 지난 18일부터 산하에 ‘촛불하나’라는 조직을 만들어 황 대표 구속을 주장하면서 서울 신촌, 대학로 등에서 1인 시위와 행진도 진행해왔다. 지난달에도 ‘황교안 구속실천단, 대황장 파티’라는 조직을 만들어 3주간 선전전을 벌이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황 대표의 이런 난데없는 단식 현장에 눈쌀을 찌푸리는 여론도 상당하다. 다른 시민들과의 형평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특혜를 요구하는 것으로 비친다는 거로 민폐 단식, 친일 단식, 황제 단식 논란도 모자라 이젠 징기스칸 단식이냐는 비아냥도 나온다는 '한겨레'의 따끔한 지적도 있다.

물론 태극기 부대들의 지지한다, 이해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법을 그렇게 따지면서 시위자들을 엄벌하던 전직 공안검사와 법무부 장관 출신이 불법적 떼쓰기를 해서야 되겠냐는 비판적 시각이다.

매체는 황 대표가 내건 단식 사유 중 지소미아 문제는 이미 지나간 일이 됐다고 했다. 남은 두 가지 법안 처리는 사실 국회에서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결론을 짚었다.

"100석이 넘는 거대 야당 대표가 왜 국회를 떠나 청와대 앞에서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지, 그것도 모자라 불법 특혜까지 요구하는지 묻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황 대표가 있어야 할 곳 과연 청와대 앞 텐트 속일까요, 국회일까요"라고 꼬집었다.

한겨레 TV 영상 갈무리
한겨레 TV 영상 갈무리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황 대표와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