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 엄마가 왜 '악플'을 받나.. 지지자들 '나경원 엄호'에 네티즌 비난 폭주

'민식이법' 부모들 "'나도 엄마'라던 나경원에 이용당해"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12/02 [14:46]
'스쿨존'에서 과속차량 사고로 숨진 민식군의 부모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관련 기자회견을 직접 지켜본 뒤 오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많은 엄마들이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중 하나인 '민식이법'이 불발되면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거기다 민식이 어머니는 자한당 지지자들로부터 악플 테러까지 당했다.

 

자한당은 '민식이법' 무산으로 들끓는 민심을 수습하고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 먼저 거절했다는 식으로 여권에 책임을 덮어 씌우는 역공을 가해 더 큰 수렁에 빠져들었다.

 

1일 '원포인트'로 민식이법이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 나 원내대표의 발언 내용을 들여다보면 공수처법과 선거법 등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는 전제를 내걸었다. 모든 필리버스터 신청한 법안에 앞서 민식이법 등에 대해 우선적으로 상정해서 통과시켜줄 것이라는 결코 거래로 성립할 수 없는 조건을 내민 것이다.

 

민식군의 어머니 박초희 씨와 비슷한 사례의 엄마들이 자한당의 필리버스터로 법안이 끝내 무산되자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지난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식군의 어머니 박 씨는 "횡단보도가 있지만 신호등이 없는 곳에 신호등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게, 큰 대로변에 과속단속카메라가 없어서 아이들이 위험에 처하는데 카메라를 달아 달라고 하는 게, 왜 우리 민식이가 그들의 협상카드가 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씨는 발언 내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안타까운 교통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난 해인이·민식이·하준이·태호 유가족들 역시 정치권을 향해 분노와 오열이 담긴 호소를 쏟아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여기까지 정말 힘들게 왔다"며 "민식이법 하나라도 통과시켜달라는 데 그게 그렇게 어렵나. 다른 이유도 아니고 정말 너무한 것 같다. 이게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인가. 진짜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호 엄마 이소현 씨는 "나 원내대표가 저한테 직접 말했다. '나도 엄마다. 믿어 달라'고. (민식이법을) 통과시킨다고 제 몸을 직접 쓰다듬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게 그저께인데 (지금은) 저희가 이용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리쳤다.

 

이뿐만 아니라 '민식이법'의 국회 불발로 상심에 젖은 민식군의 어머니 박초희 씨에게는 설상가상 악플 세례까지 쏟아졌다. 악성 댓글의 발단이 된 박 씨의 SNS가 '뜨거운 감자'로 화제가 되면서 네티즌들은 악플에 대해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2일 한국일보에 보도에 따르면 ‘민식이법’ 불발 후 민식군 어머니 박초희 씨가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 글을 올리고 난 뒤, 악플 세례에 시달리다 지난 11월 30일 결국 비공개로 전환한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다

 

박 씨가 계정을 닫았는데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과 그에 달린 댓글은 온라인에 계속 확산되며 공분을 낳고 있다.

박 씨는 이글에서 “나경원 말 바꾸지 말라, 너도 엄마라고 속상하다고 내 앞에서 얘기했다”며 “내가 죽었어야 네 입에서 우리 아이들 이름이 안 나왔다”라며 숨진 아이들에 대한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무너진 자신의 심경을 직설적으로 토로했다.

글을 올린 시점은 29일 자한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통과를 막기 위해 전면적인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민식이법을 포함, 민생법안 199건 처리가 ‘올 스톱’된 후다.

무산 소식이 알려진 후 피해 아이들 부모의 오열은 여론을 일으켰고 비난의 화살은 특히 자한당을 향했다. 여론이 점점 악화되자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사고로 숨진 민식·하준·해인·태호·유찬 등 아이들 이름을 언급했다.

이어 국회의장을 향해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필리버스터 신청 법안에 앞서 민식이법 등을 먼저 상정해 통과시킬 것을 제안한다”라고 ‘조건부 필리버스터’를 내걸었다.

쿨존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군의 어머니 박초희 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과 해당 글에 달린 댓글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민식군 어머니 박 씨는 이와 관련해서도 “우리가 다 있는 것을 알면서 한 아이 한 아이 호명하면서 협상카드를 내미나. 그러고 나서 무슨 할 말이 있다고 면담하자고, 오늘 네 앞에서 혀 깨물고 죽지 못한 내가 후회스럽다”라고 적었다.

피해 아이들의 부모는 당일 나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거절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 이름을 협상카드로 내세운 것은 모욕”이라 규정하고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식군 어머니 박초희 씨가 글을 올린 후 얼마 안돼 자한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악플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목숨, 자살을 운운하고 그렇게 비장하면서 민식이법을 누가 막고 있는지 바로 알기는 아랑곳없고 민주당과 국민 개돼지 만드는 선동이 목적이다”, “나 의원이 당신 친구냐, 말투가 왜 그러냐. 한국당에서 민식이법 먼저 통과시킨다고 분명히 의사 밝혔는데 사리분별 좀 하라”, “지금 누가 시체팔이를 하고 있나민식이 하는 게 세월호 유가족과 다를 바가 없다”라며 자한당을 옹호했다.

도를 넘은 자한당 지지자들의 악플 공격이 이어지자 박 씨는 하루 만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을 접한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에는 "동작구을 인간들아 투표 똑바로 해라. 저런 걸 뽑아 놓고 밥이 넘어가나“, "최소한의 공감 능력도 없다,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민식이 어머님 저런 거 신경 쓰지 마세요. 동네 개들이 짖는 데 사람이 신경 써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등의 네티즌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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