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쓰 목사가 이끄는, 거리에 똥을 싸고 입으로 똥을 싸대는 극우 집회, 이제 법대로 치워야 할 때 아닌가

권종상 | 입력 : 2019/12/02 [21:51]

저는 청와대 근처를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마 많이 달라졌겠지만, 저는 청운국민학교 - 청운중학교 - 경복고등학교를 걸어서 통학했지요. 12년간의 등교길은 늘 비슷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경기상고 정문을 지나 우리 학교로 가기도 했고, 자하문 쪽으로 돌아서 등교하기도 했었습니다.

맹학교는 청운국민학교와 담장 하나를 두고 붙어 있었습니다. 그 옆엔 농아학교도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떤 날은 신교동을 지나 누하동으로 들어오는 길을 걸어 등하교를 했었고, 어떤 날은 시장을 거쳐 큰길을 지나 오는 길을 택하기도 했고. 아무튼 어느 길을 가든 청와대 앞으로 들어가는 길은 꼭 지나가야 했습니다.

저는 지금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한다고 하는 이들이, 과거엔 전혀 누리지 못하던 것들을 누린다고 생각합니다. 늘 쳐져 있던 바리케이드, 그리고 무장한 경찰과 군인들. 자전거라도 타고 돌아다닐라 싶으면 어린아이들까지도 제제했던 시간들. 물론 나중엔 저희 악동들은 그곳을 지키는 아저씨들과 안면을 트게 돼 차도 사람도 못 다니던 곳에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기도 했고, 국민학교 5학년 때 10월 26일엔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엄청난 총소리에 놀라 집으로 내뺐던 기억도 어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합니다.

그런 추억들이 묻어 있는 이 자리가 지금 이른바 '빤스 목사'가 이끄는 시위 부대로 장악돼 있다는 이야길 들었을 때, 참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과거 같았으면 거기까지 시위대가 진출하는 건 목숨 걸고 하는 짓거리였을텐데. 민주화의 과실을 만들어 놨더니 따먹는 건 참 이상한 것들이 따먹는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무리들이 골목골목 다니며 그 동네를 똥오줌 범벅으로 만들어 놓는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저는 적개심마저 느꼈습니다. 저들이 거리에 똥 누면 팍 주저앉혀버리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거리더군요. 왜냐면 내 기억 속의 그 동네는 그런 게 절대로 허용될 수 없었던 곳이기에. 물론,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결국 폐쇄돼 있던 그곳을 열긴 했지만, 그런 국민의 열망은 빤쓰 목사(이제 그 자식은 목사도 아니라던데, 맞나요?)를 비롯한 극우 세력들이 그곳에서 똥 싸며 개판 쳐도 된다는 뜻은 아니잖습니까.

지난 11월 20일 빤스목사 전광훈이 황교안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총격을 가해 죽인다”, “저런 대통령을 살려 두겠느냐는 저주 발언을 하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최근 국빈 초대받은 브루나이 국왕 환영 행사를 소음으로 엉망을 만든 자들입니다. 국격이나 예의 같은 것들은 아예 기대조차 못 할 자들이지요. 이런 자들을 거리에 그냥 놔 두는 게 맞는가? 하는 의문이 계속 듭니다. 현행법으로 그들의 구호도 분명히 법을 어기는 것이 있을텐데, 관할 종로서는 왜 저들을 체포하지 않을까요?

방송에서 그들 때문에 불편을 겪는 이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저는 저게 아마 내 이야기일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만일 내가 30년 전 부모님을 따라 이민오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저는 그 동네에서 살고 있었을테니까. 그리고 이제라도 목사라는 탈을 쓰고 저주의 언어, 살육의 언어를 내뿜는 극우의 독기는 합법적으로 그 동네에서 치워져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들이 하는 집회는 종교 집회로 신고는 됐겠지만, 그것은 절대 종교 집회가 아니라는 건 우리 모두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시애틀에서... 권종상빤쓰 목사가 이끄는, 거리에 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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