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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석열과 ‘추다르크’

꿩을 잘 잡아야 좋은 매

이기명 칼럼 | 기사입력 2019/12/09 [23:14]

[칼럼] 윤석열과 ‘추다르크’

꿩을 잘 잡아야 좋은 매

이기명 칼럼 | 입력 : 2019/12/09 [23:14]
꿩이란 놈은 덩치도 좋고 호기 있게 울어도 매만 떴다 하면 완전히 시체다. 매사냥을 본 적이 있다. 사냥꾼이 매를 손목에 올려놓고 산등성이에 우뚝 서 있다. 몰이꾼들은 꿩이 하늘로 치솟으면 소리친다. “매 노슈” 사냥꾼이 매를 번쩍 들어 꿩을 향해 날리면 매는 꿩을 향해 돌진. 꿩은 머리만 덤불에 처박고 엉덩이를 다 내놓은 채 지가 숨었다고 생각한다.
 
개를 기른 적이 있다. 제법 사나워서 집 앞에 매어 놓으면 사람들이 눈치를 볼 정도다. 한데 이상한 일이 있다. 언젠가 조막만 한 개 한 마리가 집 앞에 나타났는데 이빨을 보이며 인상을 쓰니 몇 배나 더 큰 우리 개가 꽁지를 사리고 낑낑대는 것이 아닌가.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개망신이다.
 
천적은 따로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저만 제일인 줄 안다. 그런 인간들이 세상에 참 많다. 임자를 못 만나 저런다고 하지만 꼴불견은 여전하다. 그러다가 임자를 만나는 것이다. 그냥 깨갱이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겸손해야 한다. 겸손한 사람에게는 깡패도 시비 안 건다.
 
인내에도 한계가
 
내가 주먹 좀 썼다. 럭비선수에다 반장에다 문예반장도 했다. 교내 노래 콩쿨대회에서 우승했다. 물론 깡패는 아니다. 9·28 수복 직후여서 애들이 머리 기르고 다니던 때고 전학 온 애들이 많았다. 한 녀석이 전학 왔는데 영 개차반이다. 왕 노릇을 한다. 애들이 꼼짝 못 한다. 눈꼴이 시어서 못 볼 지경이었지만 좀 두고 보자고 했다.
 
조회 시간에 이 녀석이 제대로 서지도 않고 멋대로다. 제대로 줄을 서라니까 나 몰라다. 안 되겠다. 내 특기인 발차기가 날랐다. 한 방에 뻗었다. 어느 누구도 그놈 편을 드는 애가 없었다. 결론은 뭔가. 다음부터 그 녀석은 순한 양이었다. 졸업하고 대학을 가고 그놈을 만나면 내게 말한다.
 
“네가 날 사람 만들어 줬다.”
 
내 칼도 잘못 쓰면 내 손가락 자른다
 
지금 개혁이 화두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고쳐가는 게 개혁이 아닌가.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인 개혁은 도대체 뭘 개혁하자는 것인가. 많다. 그중에서 검찰개혁이 으뜸이다. 여론조사를 해도 70%에 가깝다.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검찰개혁이 개혁 순서에서 1등이라니. 윤석열이 가슴을 칠 일이다.
 
윤석열이 속이야 어떻든 한 말이 있다. “자신은 지금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희생을 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대단한 자신감이다.
 
속담에는 의표를 찌르는 촌철살인이 많다. 윤석열의 ‘자기희생’ 발언에는 어떤 속담이 어울릴까.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인디언 기우제
 
한 달 넘게 기우제를 지내던 인디언 추장이 지쳐 드디어 사경에 이르렀다.
 
“추장님, 앞으로 기우제는 어찌할까요.”
“계속해라. 언제고 비는 내리게 되어 있다”
 
옳은 말씀. 언제인가 비는 내릴 것이다. 검찰이 조국을 털고 있다. 집안이 풍비박산됐다. 그러나 조국에게서는 나오는 것이 없다. 어찌할 것인가. 인디언 추장의 명언을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윤석열은 인디언 추장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검찰총장이다. 기우제만 지내다가 망할 것인가.
 
패스트트랙 관련해서 법을 어긴 59명의 한국당 의원은 아직도 닐리리다. 왜 기소를 안 하는가. 조국의 딸과 나경원 아들·딸은 어떻게 다른가. 기억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압수수색과 소환. 이제 조국은 이름을 바꿔야 한다. 조국이 아니라 ‘조소환’이다. 형평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법의 문제다. 그 정점에 윤석열이 있다고 하면 아니라고 할 것인가. 자살한 특별감찰관의 핸드폰 암호를 풀지 못해 냉가슴이다. 경찰에게 풀어보라고 내주면 누가 욕하는가.
 
윤석열은 자신이 문재인 정부를 위해 희생을 한다고 했다. 잘못이다. 문재인 정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희생한다고 해야 맞는다. 그는 조직을 위해 산다고도 했다. 역시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뜻을 따르기 위해 사는 것이 맞는다. 이제 기우제를 지내는 어리석음은 짓은 버려야 할 것이다.
 
왜 윤석열은 조국을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의문이 있다. 윤석열이 왜 조국에게 가혹하다고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압박을 가하는 것일까. 마치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는 태도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과 윤석열을 개혁을 위한 환상의 콤비라고 했다. 손을 잡았으면 그렇게 됐을 것이다. 그러나 아니었다. 이유가 뭘까. 문득 생각나는 일들이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내정 때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는 소문이 있다. 누가? 윤석열이라고 했다.
 
혹시 두 마리 용이 함께 살 수는 없다는 것인가. 윤석열은 자신이 용으로 승천하는 데 조국이 방해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작가적 상상력이라고 해석하면 될 것이다.
 
추미애와 윤석열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적 요구가 됐다.”
“소명 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도록 하겠다.”
“국민은 국격에 걸맞은 인권과 민생 중심의 법무행정을 요구한다.”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추미애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님의 제안은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열망을 함께 풀어가자는 것으로 생각된다.’고도 말했다.
 
행위의 선악은 결과가 결정한다는 말이 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 내정자의 소신도 결과가 결정할 것이다. 국민들은 추미애 장관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것은 국민의 70% 가까이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민은 추미애의 추진력을 기대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쉬운 질문 한 가지만 하자. 기무사령관을 하던 조현천은 미국으로 도망갔다. 못 잡는가. 안 잡는가. 대통령의 목을 자르겠다며 순국결사대를 결성하고 청와대로 쳐들어가자던 전광훈 목사는 구경거리인가. 물어볼 말은 많지만 그만두자. 해야 할 일만 제대로 하면 국민은 모두 박수를 치며 윤석열을 지도자로 모실 것이다. 대통령인들 못 하랴.
 
윤석열 총장이 기억해야 할 교훈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가 쓴 글이 있다. 수사 검사들이 기억해야 할 말이다. ‘검찰 특수부의 전설‘로 불린다는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이 후배 검사들에게 남긴 ‘수사 10결’이라는 것이다.
 
“칼은 찌르되 비틀지는 말라.” 
“피의자의 굴복 대신 승복을 받아내라.”
“수사하다 곁가지를 치지 말라.”
 
성한용 기자의 말을 하나만 더 추가하자.
 
의사가 사용하는 칼은 메스라고 합니다.
병든 부위를 잘라내고 사람 목숨을 살리는 수술 도구입니다.
그러나 강도가 휘두르는 칼은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흉기입니다.
조국 사태 이후 윤석열 검찰이 지금까지 휘두르고 있는 칼은 정의의 칼일까요,
아니면 검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조자룡 헌칼일까요?
 
국민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명 후 검찰이 어떻게 변하는지 주시할 것이다. 윤석열 역시 긴장을 풀지 않을 것이다. 순리를 따르면 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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