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생기부 유출 의심받는 자한당 주광덕 '통신영장' 셀프 기각

경찰 "검찰이 스스로가 관계된 사건에서 얼마나 이중적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반발

정현숙 | 입력 : 2020/01/06 [09:13]

통신 영장이 없는 상태에서 이메일 영장만 집행하는 건 '반쪽짜리' 수사에 불과

 

지난해 9월 3일 주광덕 자한당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익제보를 받은 내용”이라며 조국 후보자 딸의 개인적 신상 기록물인 생활기록부를 분석, 공개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자 검찰 출신인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초중등교육법 위반 소지가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모 씨의 개인 신상정보를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공개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30조는 생활기록부(생기부)와 건강검사 기록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겨 있어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다. 

 

주광덕 의원은 민감한 개인신상정보가 다 담긴 생기부를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공개해 '면책특권'을 악용했다는 비난 여론이 높았다.

 

당시 포털사이트에도 '생기부불법유출'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주 의원이 어떤 경로로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조 전 장관 딸의 생기부를 입수했는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검찰과 자한당의 '짬짜미'가 거론되기도 했다.

 

6일 'CBS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조 씨의 생활기록부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주 의원의 휴대전화 기록 분석을 위해 통신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이를 기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기부 내용을 유출한 최초의 근원지로 검찰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수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영장을 검찰이 셀프로 기각한 것이다.

 

앞서 주 의원은 "공익제보를 받은 내용"이라며 조 씨의 고교 생활기록부를 언론에 공개한 것과 관련하여 "공익 제보를 받았다. 형식적으로는 불법일 수 있으나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에서 불법 유출 공세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시민단체가 나서 유출 과정에 어떤 위법이 있었는지 밝혀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또 조 전 장관의 딸도 자신의 한영외고 생활기록부와 부산대 의전원 성적 등 유출 경위를 수사해달라며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주 의원의 통신기록에 대한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불청구했다.

통신 영장은 주 의원이 어떤 경로로 생기부 내용을 파악했는지 확인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절차인데도 검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생기부가 검찰로부터 유출됐을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에서 스스로 영장기각을 했다는 데서 문제의 소지가 크다. 따라서 공정하지 못하고 편협한 결정, 대단히 불합리한 결정이라는 지적과 함께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스스로가 관계된 사건에서 얼마나 이중적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검찰 출신이기도 한 주 의원의 통신기록을 보면 뭐가 나올지 모르니 검찰이 영장을 기각한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검찰은 다만 주 의원의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은 받아들여 법원에 청구했고, 경찰도 이메일 압수수색을 일부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통신 영장이 없는 상태에서 이메일 영장만 집행하는 건 '반쪽짜리' 수사에 불과하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공사(公私) 모든 업무를 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중요 자료를 누가 굳이 이메일로 주고받냐"며 "이메일 기록만 봐서는 유출 의혹의 전반적인 윤곽도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신 영장은 기각하고, 이메일 영장은 발부하는 기준을 잘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동안 경찰은 서울시교육청 서버를 압수수색하고, 한영외고 교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지만, 이들에게서는 별다른 외부 유출 정황을 포착하지 못하면서 검찰 쪽인 것으로 의심이 고조된 상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내내 '조국 저격수'로 맹활약한 주광덕 의원은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부터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로 재직했다. 2008년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고 경기도 구리시에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 비서관으로 활동했고,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으며 현재 자한당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과 정잭위부의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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