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문] 김진숙을 살리고, 조남호도 사는 길...

서울의소리 | 입력 : 2011/07/19 [02:57]
한진중공업은 부산 영도에 있는 조선소입니다.
 
1931년 설립된 한진중공업은 70년 역사의 향토기업입니다. 고. 조중훈 회장은 현. 조남호 회장의 아버지로서 운송사업에 전념하여 온 바, 영도 조선소에서 돈을 벌어 부자가 됐고 그 조중훈 일가를 부자로 만들어 준 것은 바로 영도 조선소의 노동자들입니다. 그럼에도 당신들은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준 수많은 노동자를 무더기로 해고해 그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또 그 가정을 파괴하는 만행을 부끄러움도 없이 저지르고 있습니다. 
 
2002년 조중훈 사후 9년간 조양호 회장과 유산다툼을 벌여온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최근 가시밭길을 걷고 있습니다.
부산 영도조선소 사태가 정치권으로 확산되며 쉽게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사는 지난 달 노조집행부가 해고없는 원직복직을 협상조건을 일방적으로 철회하고 조합원들의 의향을 묻는 절차를 생략한 채 업무복귀를 결정하였고, 노사간 형사고소·고발을 쌍방이 취소하기로 하는 등 4개항을 회사 쪽과 합의했습니다. 회사는 정리해고자 170명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희망퇴직 처우를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회오리속에서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는 노동자들을 대신하여 스스로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190일째 사투를 벌이고 있는 김진숙씨의 사연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이에 공감하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영도조선소로 모여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3차 희망의 버스가 7월 30일 영도로 향할 예정입니다.  
 
정치권의 압박도 조남호 회장으로선 고민일 것입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출석을 놓고 정치권과 불편한 관계를 보였으며 현재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 지도자들이 대규모로 영도조선소 사태에 관심을 표명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영도조선소의 경영난 해결과 악화된 여론, 정치권의 압박, 잠재된 노사 갈등 등 조남호 회장으로선 경영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입니다.
 
경주 최부자집의 첫번째 가훈에 절대 벼슬은 진사 이상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즉 정사에 관여하면 우호적인 정치세력일 때는 호가호위하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휘몰아치는 폭풍을 감당해 내기 어렵다는 것을 미리 내다 본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번째 가훈은 사방 100리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굶게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사람에 대한 배려이자 스스로를 구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옛말에 사흘 굶으면 담장을 넘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주변에 굶는 사람들이 많으면 부자 역시 자신의 안위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말입니다. 
 
크레인 위의 김진숙을 구하고, 조남호회장이 후일 살얼음판에서 살아 남는 유일한 길은 빌게이츠 같이 모은 재산을 공의와 선심을 위해 베푸는 마음으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당신의 절친한 고대선배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당신 뜻대로 될 줄로 알겠지만, 그것은 매우 잘못된 착각입니다. 화무십일홍이라 했습니다. 권력은 무상하고 이명박의 위세도 이제 서산에 기울었습니다.
 
썩은 나무에도 옹이가 있고, 공사장에 버려진 나무작대기에도 못이 박혀 있는 법, 썩은나무라고 볼품없는 나무라고 짓밟으면 옹이와 못이 당신의 발을 때리고 찌르게 마련입니다. 김진숙은 이미 죽을 각오를 하고 버티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제일 무서운 사람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사람입니다. 
 
조남호 회장에게 우리가 어렸을 때 읽었던 "스크루우지"를 일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당신도 이제 나이가 56세면 금권으로 휘두를 수 있는 때는 이미 지나고 있습니다. 덕치를 해야 할 때입니다. 만일 이것을 깨달지 못한다면 당신은 조중훈회장으로 부터 물려받을 때 제대로 내지 않는 세금, 여러 개의 회사들을 통틀어 서로 서로 역기고 설켜있는 돈의 흐름 등 등에 대하여 가혹한 세무조사를 받을 것입니다.
 
과거 당신 아버지가 선단식 경영, 상의하달식 부루도져 경영으로 인해 무고한 승객이 700명이나 희생되어 국민의 정부시절 전문경영인으로 교체당하고 후선으로 물러났다가 대한항공에 여전히 조중훈회장과 조양호장남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 호된 홍역을 치른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지금 수빅에서 벌어지고 있는 필리핀 노동자들의 희생은 국제적인 망신거리입니다. 밀어 붙이기식 노무관리가 빚은 참사를 그대로 답습하다가는 당신은 대한민국은 물론 어느자리에도 설수 없을 것입니다. 과거 호되게 당했던 기억을 떠올리기 바랍니다.
 
조남호 회장님! 계단을 내려오는 김진숙씨의 손을 잡아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은 당신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2011. 7. 19. 
 
서울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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