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호르무즈 중동 '파병'.. "미국과 입장 반드시 같을 순 없어"

"이란과 경제관계, 인도지원 지속" 미국과 다른 상황.. "우리 국민 안전 최우선 기준"

서울의소리 | 입력 : 2020/01/09 [15:50]

"아덴만 청해부대 호르무즈 이동도 법률 검토 필요"

문정인 특보 "북·미 진전 없으면 문 대통령, 美와 계속 갈 수 있겠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 장관은 미국측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청에 대해 청해부대 작전반경 확대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대국민발표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선언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이어 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를 놓고 정부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7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KBS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언급하면서 한국에 압박하는 모양새까지 보였다. 

 

9일 국회 외교통상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답변에서도 중동 파병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왔다. 국회 외통위가 이날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 지역 점검을 위해 긴급 전체회의를 열면서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강 장관은 미국이 요청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중동지역 나라와의 양자관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이 ‘미국이 강하게 파병을 요청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강 장관은 “중동지역 정세분석도 같을 수 없고, 우리는 이란과 오랫동안 경제 관계를 맺어왔고, 인도지원과 교육도 지속해서 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답했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힌 것을 두고 ‘사실상 파병하기로 결정했는데 최근에 바뀐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강 장관은 “확정적인 결론은 아니였다”라며 “지난해부터 미국쪽은 안보 등을 위해 우리를 포함, 국제사회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계속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아덴만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일부를 호르무즈해협으로 이동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그 지역이 아니더라도 근처에 있는 우리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또 부대 이동을 할 때 국회 파병 동의안을 다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물음에는 “구체적인 작전 업무에 따라 법률적 검토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북미 대화 전망을 묻는 질문에 강 장관은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 지금 상황이 조금 더 길어지는 거 아닌가 평가를 한다”라면서도 “북미 대화 재개를 통해 비핵화 진전을 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호르모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다. 북쪽으로는 이란과 접하며, 남쪽으로는 아랍에미리트에 둘러싸인 오만의 월경지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 만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주요 운송로이다.

세계 석유의 약 20%(해상을 통해 거래되는 석유의 약 35 %)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국제 무역에서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수입 비중이 80%에 육박하며, 이 중 99%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문정인 "·미 진전이 있어야 문 대통령 美와 계속 갈 수 있어" 입장 밝혀

한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북·미 협상에서 미국이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8일 '국민일보'가 보도했다.

지난 6일 미국 싱크탱크인 국익연구소(CNI)가 워싱턴에서 대북 전망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문 특보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에 실패할 경우 한국이 독자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같이 간다’는 것이지만 계속 진전이 없고 한반도 상황이 어려워지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라는 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문 특보는 “(북한이) 비핵화를 먼저 하고, 보상한다는 (미국의)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라면서 “(미국이) 구체적인 것을 몇 개 주면서 북한을 유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유엔 대북제재 완화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비핵화 조치 등 북한의 상응조치를 포함시켜 결의안을 수정해 통과시키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미국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라면서 “점진적으로 제재를 완화시켜주고 북한도 영변을 포함해서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중요한 돌파구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러가 그런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냈으니까 우리 정부도 (남북)철도 연결 사업 같은 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건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사업에 대해서는 외국 투자가 가능하도록 된 부분이 있다”라면서 “미국·프랑스·영국만 동의해주면 새로운 시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은 철도 연결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했으나 대북제재로 할 수 없었다”라면서 “한국이 100% 미국과 조율하고 투명성을 보이면서 남북 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입장은 ‘미국하고 같이 간다’는 것으로 분명히 정했지만 진전이 없고 정치적으로 어려워지고 한반도·동북아 상황이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가게 되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라며 "수정할 수도 있겠죠”라고도 했다.

문 특보는 강연과 특파원 간담회에서 개인 자격임을 전제로 자신의 견해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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