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관이 블로그에 올린 글.. "공소장 비공개? 오해를 이해로!"

'형사재판 전 공소장 언론 공개로 언론이 자극적인 내용을 보도함으로 재판 시작도 전 관련자를 죄인으로 만드는 것'

서울의소리 | 입력 : 2020/02/08 [14:23]

가상의 이야기 ‘홍 비서 요거트 절도 사건’ 공소장에 비유해 상황 설명

▲ <이미지 출처=추미애 법무부장관 블로그 캡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비공개 결정을 내린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전문이 동아일보가 전문을 공개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7일
 A4 용지 71쪽 분량의 공소장 전문을 공개한 동아일보는 "적법하게 공소장을 입수했다"라고 강조했지만 
문제의 원인은 보도 내용에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언론들은 검찰 공소장을 사실 확인으로 단정 지어 보도해왔고 이에 따른 ‘피의자 권리’가 침해된 것에 대한 이면의 진실 때문이다.

검찰의 공소장은 검찰이 수사를 통해 내린 결론이지 확실한 ‘사실’이나 ‘진실’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따라서 검찰 공소장이 사실인지 여부는 재판을 통해 가려야 할 반쪽의 기록이지 결론이 난 확정된 진실이 아니라는 데 있다.

추 장관은 7일 자신의 블로그에 공소장 비공개 논란과 관련해 ‘요거트 절도 및 비방,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된 홍 비서의 공소장 ‘언론 유출 사건’에 비유해 이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자신의 법률적 견해를 밝혔다.

추 장관은 ‘공소장 비공개? 오해를 이해로!’란 자신의 블로그 글에서 ‘추 장관이 공소장을 전면 비공개 한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오해를 이해로 바꾸겠다며 가상의 상황을 제시해 공소장 비공개에 대해 설명했다.

추미애 의원실에 보좌관의 요거트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유력한 용의자는 그 당시 의원실에 있었던 홍 비서. 같은 직장의 동료는 홍 비서가 입맛을 다시는 걸 봤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홍 비서는 원래 요거트를 좋아하지 않고 무엇보다 누가 사무실에서 요거트를 먹냐며 결백을 주장합니다. 보좌관은 이런 홍 비서가 괘씸해 고소했고 홍 비서의 공소장이 만들어졌습니다.

<홍비서 공소장>

1. 절도

홍 비서는 그 당시 냉장고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위치했고 홍 비서가 요거트를 보며 입맛을 다시는 걸 봤다는 결정적인 증언이 있다. 보좌관의 요거트를 훔쳐 먹은 것은 명백한 절도이다.

2. 사기 및 비방

요거트를 좋아하면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할 뿐만 아니라 요거트에 대한 비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3. 업무방해

이로 인해 한동안 추미애 의원실의 업무는 마비되었고, 국민의 권익을 실현시키기 위한 국회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이것은 명백한 업무방해며 해당 업무의 특성상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보좌관이 말한 사실과 근거, 죄명, 적용 법률이 적힌 공소장은 곧장 법원으로 가게 됩니다. 홍 비서는 열심히 변호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뉴스가 쏟아집니다.

A일보 : 홍 비서, 절도에 사기·업무방해 혐의! 최고 징역 10년!'

B신문 : 홍 비서, 명백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

C매거진 : 국회의원 비서의 사기, 상사에게 칼을 꽂다!

D뉴스 : 홍 비서, "요거트는 바보들이나 먹는 것"

공소장이 언론에 뿌려졌다는 것을 알게 된 홍 비서는 "당연히 공소장은 내가 잘못했다고 적혀있지"라고 항변합니다. 그러면서 “법원이 알렸는가”라고 따져묻자 법원은 “우리는 원칙적으로 공개를 안 한다”라고 부인합니다.

홍 비서가 '공소장 공개 여부는 법원 고유 권한인데 누가 언론에 알렸는가'라고 따져묻자 국회는 "ㅎㅎㅎ그게 그렇게 됐습니다"라고 실토한다는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추미애 의원실 사건을 우연히 알게 된 누군가가 홍 비서의 공소장을 법무부에 요청하여 전문을 받아 언론에 공개해 버린 거라고 설명을 합니다.

법무부는 “국회에 자료 요구 권한이 있어서 익명 처리해서 제출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그래오기도 했다”고 관행을 강조합니다. 

억울한 홍 비서는 “그래서 (법무부가) 잘했다는 것인가, 지금까지 그랬으면 앞으로도 그래도 되는 것인가”라고 항의했습니다.

또 “내가 요거트를 먹은 것이 아니라니까”라며 “아니 심지어 내가 먹었다고 한들 재판도 안했는데 이래도 되는가. 무죄추정의 원칙은 기본권 아닌가, 나에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없는 것인가”라고 항변했습니다.

무죄추정의 원칙 :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

법무부는 그동안 공소장 전문을 언론에 공개한 바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같은 가상 상황으로 공소장 논란을 설명한 뒤 추 장관은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추 장관은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 전문이 형사재판 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언론을 통해 공개되어 온 것은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을 침해하는 잘못된 관행"이라며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공소장은 당사자 외에 볼 수 없는가? 그건 아닙니다. 재판이 시작되면 공소장은 공개됩니다.

지금까지의 문제는 재판 전에 공소장이 언론에 공개되고 언론이 공소장 내용 중 자극적인 내용을 보도함으로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관련자를 죄인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크게 위배될 뿐만 아니라 재판의 공정성 또한 훼손하게 됩니다. 또한 공소장은 소송 절차상 서류로 공개 여부는 법원의 고유 권한인데법원 또한 공소장을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이러한 법원의 입장을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정한 것이 국회의 공소장 요구에 대해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무죄추정의 원칙,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과 국회의 권한을 보장하는 범위의 공소장 제출입니다.

그 범위라 함은 공소의 요지 등을 담은 보도자료와 공소장 전문의 중간 형태로 국민의 알 권리 또한 보장됩니다. 피의사실 공표 금지는 원래 법무검찰개혁위 권고사항으로 개혁 과제 중 하나입니다. 

개혁이라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뿐만 아닙니다. 사문화돼 있는 것을 제대로 살려내는 것도 개혁입니다. 원래의 관행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공소장 문제에 대해 정치적 판단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무부 내에서도 우려가 나왔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런데 장관님, 오해받을 수도 있으니까 이번은 그냥 공개하고 다음부터 절차에 맞게 공개하시죠? 오해로 인해 장관님이 상처받으실 거예요"라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그렇게 하면 어느 누구도 못한다, 저 개인이 입을 상처는 얼마든 감내할 테니 원칙을 지키자”라며 “‘이번에 한해서 지키지 말자’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원칙 지키자’라고 할 수 있겠냐”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법부무는 “관례라는 이유로 이루어진 사법절차상 문제를 짚어내고 정당한 절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 진정한 사법정의 실현이자 개혁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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