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해 증인신문에서 검찰의 '표창장 위조' 논리 무너져

'오락가락' 최성해 진술..오전 신문에서 "내가 모르는 표창장 없다"더니 오후에는 "보고 안한 경우도 있어"

정현숙 | 입력 : 2020/03/31 [12:18]

박지훈 "최성해 발언 변호인 신문이 시작되고부터 완전히 뒤집혔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8번째 공판에는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최 전 총장은 그동안 정 교수 딸 조민 씨의 표창장 위조를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진술로 사실상 검찰의 편에 섰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날 변호인 반대신문에서는 확답을 제대로 못 하고 오락가락하면서 기존 진술과 배치되는 증언이 수시로 튀어나왔다.

 

 

최 전 총장은 검찰 신문에서 조 씨가 받았다는 외부인에 주는 표창장은 반드시 자신의 결재가 필요하다면서 "자신이 모르는 표창장은 있을 수 없다"라고 해당 표창장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검찰 측이 진행한 오전 증인신문에서 최 전 총장은 ‘어학교육원 2012-2-01호’이라는 일련번호가 기재된 조 씨 표창장에 대해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발급된 게 아니다. 부서명 일련번호가 적힌 표창장은 결재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최 전 총장은 “재직 기간 동안 ‘최우수봉사상’이라는 종류의 표창장도 발급한 적이 없다”며 “봉사상이면 봉사상이지 최우수봉사상은 없다”라고 단정했다. 검찰 측도 동양대 포상 규정을 보면 교육상·학술상·봉사상 등으로 표창장 종류가 정해져 있다면서 최 전 총장의 주장 등을 근거로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오후 공판에서 최 전 총장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이 시작되면서 오전 증언과 달리 검찰 논리와 상반되는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 전 총장은 "표창장을 부총장이 결재하기도 했고, 어떤 부총장은 보고하지 않은 적도 있다"라며 "2014년 이전의 '상장 대장' 등은 이미 폐기됐으며 본 적이 없다"라고 실토하기도 했다. 

 

오후 공판에서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조 씨가 받은 표창장과 유사한 옥 모 씨의 ‘어학교육원 2012-1호’라는 일련번호가 기재된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반박 증거로 제시했다.

 

옥 씨는 2012년 당시 영광고 1학년으로 그해 7월 12일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 2기를 수료한 뒤 ‘최우수 노력상'이라는 표창장을 받았다. 표창장에는 동양대 어학교육원 일련번호가 찍혀 있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이 “이런 양식도 있습니까”라고 묻자 최 전 총장은 당황한 듯 “없습…없습니다”라고 말을 더듬었다. 변호인이 “옥 씨가 ‘최우수노력상’을 받았다고 한다”라고 묻자 최 전 총장은 “어학원에서 임의로 나갔을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이날 재판부가 “조 씨가 받은 것이 총장상이냐, 상장이냐”고 묻자 최 총장은 “상장이다”라고 했다가 “총장상”이라고 번복했다. 또 재판부가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총장상인 것이냐, 아니면 일반적인 사람에도 부여될 수 있는 상장이냐”라고 묻자, 최 총장은 “잘 모르겠는데, 다 똑같다”라며 불분명하게 답했다.

 

변호인은 옥 씨에게 줬던 이런 상장 굳이 정 교수가 위조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상장은 다양한 형태로 나갔다는 게 사실이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동양대 조교들도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일련번호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상장 양식도 일관되지 않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이 많았다’고 밝힌 것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서 정 교수 변호인 측은 최 전 총장에게 거듭 질문을 던졌지만, 최 총장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재판 이후 취재진을 만난 정 교수 측 김칠준 변호사는 “최 전 총장이 그 많은 상장을 준 것을 구체적으로 기억할 리가 없다”라며 “총장 직인 관리에서 누락된 표창장들이 실제 존재하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2014년 이전에는 상장 관리 대장이 없기 때문에 (표창장이 위조됐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불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조국 백서를 집필하기도 했던 '데브퀘스트' 대표 박지훈 씨는 31일 “검찰 측 신문 동안 그동안 언론 보도로 알려졌던 주장을 일관되게 반복하던 최성해 전 총장의 발언은 변호인 신문이 시작되고부터 완전히 뒤집혔다”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최성해, 곽상도가 동양대에 공문 보낸 날 자한당(미통당) 관계자 만나

 

한편 이날 정교수 변호인 측은 최성해 전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민정수석 재임 시 ‘양복 선물’을 하려다가 거절한 정황과 최 전 총장이 ‘표창장 위조 의혹’을 알게 된 시점도 검찰의 압수수색 이전임을 시사하는 정황도 공개했다.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 수색을 한 지난해 9월 3일 이전에 최 전 총장이 표창장 위조 의혹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최 전 총장은 앞서 언론 보도로 조국 전 장관 딸에 대한 표창장 발급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그가 지난해 8월부터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과 곽상도 의원에게서 총장상 수상자 이력 자료를 요청받았다고 주장했다. 최 전 총장도 의원들의 자료 요청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그는 “조 전 장관 딸과 관련된 것인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증인은 곽상도가 동양대에 공문을 보낸 그 날 서울로 올라가서 당시 한국당 의원 최교일 주선으로 김병준(당시 한국당 비대위원장), 우동기(전 대구시 교육감)를 만난 사실 있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최 전 총장은 “음식집에서 만났다. 최교일은 그 자리에 안 왔다”라며 “김병준이 보자고 해서 만났다. 셋이 친하다”라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조 씨의 표창장 얘기를 꺼낸 것 아니냐'는 변호인 질문에는 “표창장 문제는 알지도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변호인 측은 동양대가 2018년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돼 어려움을 겪자 최 전 총장이 당시 민정수석 부인인 정경심 교수에게 제한을 풀어달라고 청탁을 했는데, 조 전 장관 측이 거절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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