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3단 보호하는 윤석열의 적은 과거의 윤석열을 불러낸다"

"검찰 밖엔 서릿발 같지만 ‘내 식구’만은 예외라는 독단. 윤석열의 빛바랜 원칙을 깨는 것이 검찰개혁”

정현숙 | 입력 : 2020/06/24 [12:35]

민언련 “수사자문단 소집, 법적근거 없고 이동재 변호인 전관예우 우려된다”

손원재 "윤석열의 적은 과거의 윤석열.. 검찰주의자’ 총장의 한계 드러나"

 

'민주언론시민연합'이 23일 서울중앙지검과 법무부에 전달한 의견서. 사진제공/민주언론시민연합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전문수사자문단 회부가 처음에는 대검 부장회의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석열 총장의 독자적  결정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대검 측이 사실상 인정했다.

 

윤 총장이 측근 인사의 혐의 연루로 자신은 빠지겠다며 이 사건 수사지휘권을 대검 부장회의에 위임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수사자문단 독자 결정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윤 총장의 수사지휘'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자문단은 검언유착의 기소 여부를 논의하는 중요한 매개로 독자소집은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한겨레는 24일 [윤석열 '측근 감싸기' 무리수… 검찰 안에서도 "사실상 수사지휘"] 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 유착 의혹 수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오로지 자신의 뜻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검 대변인은 “대검 부장회의는 의결체가 아니어서 (수사자문단 소집) 안건을 결정한 게 아니다”라며 “‘구본선 차장검사가 부장회의를 마친 뒤 논의 경과를 윤 총장에게 보고했다’로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대검 부장회의는 지난 19일 회의에서 수사자문단 소집 쪽으로 의견을 모은 적이 없으며, 차장검사가 윤 총장에게 부장회의의 ‘논의 경과’만 보고했을 뿐이라는 대검의 공식 확인이었다. 즉 수사자문단 소집은 온전히 윤 총장의 뜻이었다"라고 매체는 전했다.

 

검언유착의혹으로 채널A 이동재 기자를 고발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23일 검찰의 '제식구감싸기'로 전문수사자문단 악용을 규탄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검에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방해하지 말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에 전달했다.

 

민언련 신미희 사무처장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대검이 (결정)했는데, 대검회의에서 결정된 게 아닌 윤석열 검찰총장이 밀어붙였다"라며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자체가 법적 근거가 없으니 저희는 위법으로 본다”라고 의견서 전달 취지를 밝혔다.

 

또 신 처장은 피의자로 지목되는 이동재 기자의 요청에 의해 자문단을 소집하는 건 '위법'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동재 기자의 변호인인 주진우 변호사의 과거 이력을 열거하며 검찰을 떠난 지 1년도 안된 변호사의 영향이 대검에 미쳤을 거라고 의심했다.

 

신 처장은 이번 자문단 소집은 이 기자의 변호인인 주진우 변호사가 진정 형식으로 제기해 대검이 수용해 ‘전관예우 특혜’라고도 했다. 주 변호사는 주진우 '시사인' 전 기자와는 동명이인이다.

 

주 변호사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측근으로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 시절인 2014년 8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박근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가 박근혜 탄핵후 사표를 내고 검찰로 복귀했다. 검찰로 와서는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를 지휘했고,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 당시 청와대 압수수색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2019년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했다.

 

뉴스타파 화면

 

신미희 민언련 처장은 이날 방송에서 “검사를 그만둔 지 아직 채 1년이 안 됐는데 이분이 채널A 이동재 기자의 사건이 터지고 변호사로 선임됐다”라며 “일선 수사팀인 서울지검과 검찰 지휘부인 대검의 입장이 엇갈리며 대검이 수사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직전 검찰에서 고위직을 지냈던 주 변호사의 영향이 작동하지 않았겠냐는 의문이 든다”라고 했다.

 

이어 “이른바 검찰의 오랜 관행이고 적폐로 지적되는 전관예우의 특혜 또는 그 배후가 작용한게 아니라면 소집요청 권한도 없는 피의자 요청을 대검이 전광석화처럼 수용해 이례적으로 일선 수사를 막는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의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문단 구성 위촉을 검찰총장이 하게 되니 총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사람들로 밀실에서 구성될 것을 우려했다. 신 처장은 “지금 수사팀에서 추천할 수 있지만 위촉 권한이 총장에게 권한 있는 상황에서 그 규정과 절차가 비공개로 돼 있고, 대검과 윤 총장 의지가 반영된 인사들로 구성됐을 때 우려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러한 윤석열 총장의 수사자문단 논란을 두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의 원칙, 한동훈 앞에선 왜 무너지나]라는 제하의 '한겨레 신문' 손원제 논설위원의 칼럼을 다음과 같이 인용하면서 자신의 심경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바게트 껍질처럼 바스러지는 윤석열표 원칙의 허망함은 ‘윤적윤’(지금 윤석열의 적은 과거의 윤석열)을 불러낸다. ‘검찰주의자’ 총장의 한계 또한 고스란히 드러났다. 검찰 밖엔 서릿발 같지만 ‘내 식구’만은 예외라는 독단. 윤석열의 빛바랜 원칙이 가려온 이 낡은 시스템을 깨는 것이 검찰개혁이다”

 

황희석 최고위원도 같은 기사를 링크하고 "다들 정치검찰 속성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 이용하거나 공생하거나 혹은 겁이 나 입을 닫고 있었던 것일까?"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정치검찰의 속성을 마치 이제야 안 것처럼 언론이 말을 꺼내니 다소 당혹스러운 마음마저 없지 않다. 처음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끝이 보인다.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나도 알고 당신도 안다"라고 적었다.

 

손원제 논설위원은 이날 칼럼에서 "윤 총장이 최측근 참모였던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과 <채널에이> 유착 의혹을 다루는 자세는 당혹감을 안긴다"라며 "처음엔 독립적 감찰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한 차장을 피의자로 소환하려 하자, ‘범죄가 되느냐’며 대검이 막았다"라고 했다.

 

이어 "윤 총장은 한 차장이 피의자로 전환되자 ‘나는 관여 않겠다’며 대검 부장회의에 사건 지휘를 일임했다"라며 "그래 놓고 정작 ‘수사팀 견제용’ 전문수사자문단은 직권 소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놓고 3단 방어막을 쳤다. 윤 총장이 박근혜 정부 시기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 때 보여줬던 기개대로라면, 일선 수사팀에 힘을 실어줘야 마땅했을 일이다"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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