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재판, 닭갈비집 사장 증언 외에도 놓쳐서 안되는 또 다른 증인들

판사가 경공모 회원에게 위증죄를 언급한 이유

은태라 | 입력 : 2020/06/24 [09:50]

김경수 재판, 닭갈비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 -1탄

특검의 '허위 수사보고서' 정황 드러나다

 

6.22 김경수 지사의 재판이 화제다. 포털은 ''닭갈비 사장의 증언으로 반전되나'' 류의 기사들이 떠올랐고 민주당은 김경수 특검 수사보고서에 대해 허위 가능성을 제기했다. 즉 정치적 목적을 의심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특검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시민들에게서 꾸준히 나온 바, 이번 재판을 통해 정치권에서 직접 '특검 수사보고서 허위작성' 의문의 목소리가 나와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재판을 처음부터 쭉 참관한 '파란강물'씨(필명) 의 재판 방청 이야기를 정리해 봤다.

 

▲ 6.22일 김경수 지사 재판이 있어 취재진들이 몰렸다.     ⓒ은태라

 

 “왜 닭갈비 관련 기사만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더 중요하고 결정적인 증인 진술이 많았는데... 나머지 2명에 대한 기사는 제대로 써 주는 기자가 없네요?” 김지사 재판을 방청한 ‘강물’(필명)씨가 이렇게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김경수 지사 재판에는 총 3명의 증인이 나왔고, 사실상 김경수 항소심의 마지막 증인들이었다. 그런데 그 3명은 특검측이나 피고인측에서 원했다기보다는 재판부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부르게 된 증인들이다. 드루킹의 여동생 김 모씨, 경공모 회원 조 모씨, 파주 닭갈비 음식점 사장님의 순서로 증인신문이 진행되었다. 

 

김지사의 지지자들은 사실 3명의 증인이 김지사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했기에 이번 공판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재판이 끝나고 그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지점을 되짚어 찾는 정도면 몰라도, 결정적인 발언들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닭갈비집 사장님조차도 기대하지 않았던 이유는, 지난 공판에서 특검이 “해당 닭갈비집 설명에 의하면, 포장을 해 가면 포장으로 찍힌다고 한다.”라는 주장을 법정에서 했고, 그것은 김지사측 주장(=“닭갈비를 포장하여 산채에서 함께 먹었다”는 주장)과 달랐기 때문에, 과연 법정에서 어떤 증언이 나올지는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태였다. 

 

게다가 나머지 2명은 드루킹과 매우 가까운 관계의 증인들이므로, 김경수 지사에게 유리한 답변을 할 리가 없었다. 예상대로 그들은 ‘큰 틀’에서 드루킹을 보호하는 듯한 진술을 했고, 특검측에 유리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치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의외의 답변이 섞여 나오는 바람에 역설적으로 김지사의 주장을 뒷받침하게 되었다. 오늘은 그 중에서 2번째 증인 조 모 씨에 대해 먼저 정리해 본다. 

 

경공모 회원인 증인 조 모씨는 김경수 지사 1심 때 검찰 측에 상당히 유리한 증인이었고, 드루킹을 매우 존경한다고 말한 인물이다. 그는 1심에서 '그 날 김경수를 <봤다>'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열심히 상세한 진술을 했는데, 그의 진술 속에 '김경수와 함께 식사를 같이 했구요...'라는 말이 있었다. 김경수 지사 항소심에서 중요한 것은 2번째 방문 날 식사 여부다. 김지사는 11.9일 두 번째 방문 날, ‘함께 닭갈비 식사를 산채에서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증인 조 모씨가 중요한 이유는? 다른 공범들은 드루킹 최측근으로 김경수를 2번 이상 만났고, 식사 여부에 대해서 계속  '기억이 안 난다. 첫 번째 방문 때 먹은 것 같다. 먹긴 먹었는데 11.9가 아닌 것 같다' 등의 진술로 결정적 상황에서 빠져나갔는데, 조 씨는 그들과는 상황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10월에 해외에서 입국을 하여 9월 첫 번째 김경수 방문 때는 한국에 없었고, 오직 11월 9일 딱 한 번만 김경수를 만났다. 그런 그가 자기도 모르게 1심 때 '식사를 분명히 했다'라고 진술을 했었다. 1심 다툼이나 판결문에서는 식사 여부가 ‘주요 쟁점’까지는 아니었지만 2심 때는 주요 쟁점이 되었으므로, 항소심에서 확인차 다시 불렀던 것이다. 

 

증인 조 모씨는 딜레마에 빠졌던 것 같다. 1심 때 진술처럼 ‘식사를 했다’라고 말하면 김경수 지사에게 유리하고(특검 측에 불리하고), ‘식사를 안 했다’라고 말하면 자신의 1심 진술을 뒤집는 것이 된다. 그는 결국 후자를 택했고, 1심 증인 선서에 위배되는 진술을 해 버렸다. “생각해보니 그 날 밥을 안 먹은 것 같아요. 닭갈비를 먹지 않았어요.”

 

이에 변호인단도, 재판장도 직접 ‘위증’을 경고했다. 조 모씨는 다른 장면들에 대해 상세히 기억하여 답변을 하면서도 식사 여부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 ‘안 먹은 것 같다’라며 신빙성을 무너뜨려 버렸고, 판사도 이 점을 지적했다. 닭갈비라는 메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식사를 했는지 안 했는지, 1심 때 입장과 다르다는 것인지’ 그것만 확실히 답하라고 다그쳐도 답변은 흐릿했다. 

 

위증죄를 각오하고 1심 진술을 뒤집어 극구 ‘밥을 굶었다’고 주장한 조 씨는 김지사에게 유리한 증인일까, 불리한 증인일까? 재판을 직접 방청한 시민들은 이렇게 말한다. “김지사에게 유리한 진술을 안 하려고 매우 애썼지만, 결과적으로 진술의 허점만 드러난 셈이 되어 유리해 보인다. 물론 그 진술의 신빙성 여부는 재판부에서 판단할 것이다.''

 

▲ 2019년 10월 검찰개혁 집회가 있었던 서초역 사거리부터 대검찰청 앞~누에다리까지 가득 메운 촛불시민들     ⓒ 은태라

 

강물씨는 이어 말했다. ''특검은  <그냥 그 날 김경수가 거기에 갔다. 날짜는 맞다. 그 날 네이버에 둘리가 접속한 기록이 있다. 브리핑 자료가 있다> 딱 이거 뿐이에요. 아주 허술하면서도 큰 틀이죠. 이것만으로 킹크랩 불법을 지시했다고 묶어버린 것이죠. 그에 반해 김경수 지사는, 그 날의 동선과 시간대에 대해 훨씬 자세하게, 로그기록과 더불어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라고 하면서 ''드루킹 일당이 입 맞춘 진술을 가지고 어떻게 좀 해 보려고 했는데 그것조차 안 맞고, 닭갈비 사장까지 저렇게 결정적 증언을 해 버린거죠''

 

앞서, 김경수 지사는 항소심 출석할 때마다 '이제는 특검이 답할 차례'라고 해왔다. 반면 특검은 지금까지 김 지사가 '밥을 먹었다, 안 먹었다 몇 시에 뭘 했다'에 대해 한번도 말한 적이 없다.

 

이에대해 강물씨는 ''할 수가 없죠. 수사보고서 자체가 엉터리라 맞출 수가 없거든요'' 

 

결론적으로 김 지사는 그동안 '물적 증거'와 함께 자신의 동선에 대해 "지난 2016년 11월9일 경기도 파주 산채에서 포장해온 닭갈비를 여럿이 함께 먹었다"라고 하는 6하원칙에 의해 일관되게 주장해 왔고 김 지사의 주장이 드루킹측을 대변할 증인들이 나와 역설적으로 이를 증명한 셈이니 이제는 김 지사의 말대로 ''특검이 답할 차례''가 온 것.

 

촛불시민들의 ''특검을 특검하라''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사람과 반려 동물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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