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이 문재인 정부 발목잡네".. 180석 무의미 '부글부글'

박병석 '미통당의 국정조사 요구 받아주는 방식' 민주당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정현숙 | 입력 : 2020/06/27 [13:14]

박병석 국회의장 사퇴 요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국회의장 향한 비판 쏟아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와 주호영 미통당 원내대표가 26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고 있다. 사진/연합

 

3차 추경안 통과를 위한 21대 원 구성 합의에 박병석 국회의장이 26일 본회의 개의를 미루어 끝내 무산되면서 열리지 않았다. 박 의장은 불발된 여야 합의를 주말 동안 중재한 뒤 다음 주 29일 본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의장의 뜻대로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릴지 의문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오전부터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 본회의 개의를 강하게 압박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우리는 국회의장에게 18개 상임위 구성을 완료해달라고 요청했다"라며 "또다시 여러 조건을 내걸고 시간 끌기 꼼수를 부린다면 민주당은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박 의장이 본회의를 개최하지 않으면 상임위원장 선출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거다. 협상 초기에는 “이른 시일 내에 합의하지 못하면 결단하겠다”라던 박 의장은 이날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미래통합당이 끝내 협조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갈 수 있다”라는 민주당 사이에서 보류라는 어정쩡한 카드를 내놨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법과 원칙만 따진다면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게 맞다”라면서도 “하지만 야당을 배제한 채 국회를 운영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이제 일주일 뒤면 문을 닫는 6월 국회 회기 내 3차 추경안 처리와 공수처 설치 등 원 구성을 끝마쳐야 한다는 데서 여당의 입장은 강경하지만 박 의장은 보류라는 카드로 '중재'를 택했다. 또 박 의장은 민주당 원내지도부에 미통당이 요구하는 ‘윤미향·대북외교 국정조사’를 받아 주면서 상임위 선출 문제를 매듭짓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도알려졌다. 

 

미통당은 법사위를 법제위와 사법위로 쪼개 두 당이 나눠 맡자는 안도 냈다. 하지만 김태년 원내대표는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자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을 1년씩 여야가 번갈아 맡자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말이 안 되는지라 민주당은 단호히 거부했다

 

박 의장은 지난 19일에도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본회의를 연기한 바 있다. 불발에 대한 비난 화살은 박 의장에 집중됐다. 여야에 '마지막 협상 기회'를 준 것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지지자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제대로 일하라고 180석을 만들어줬는데 왜 야당에 끌려다니느냐'는 게 그 이유다.

 

'뉴스1'에 따르면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기계적 중립이라며 국회의장을 비판하는 글이 수십여 건 올라왔다. 당원들은 "의장은 대통령 발목을 그만 잡아라", "의장직을 사퇴하라"며 박 의장을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당원들의 분노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이어졌다. 이들은 "이러다 열린우리당 꼴 나게 생겼다", "민주당 의원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탈당하겠다"는 내용의 글도 보였다.

 

박병석 의장의 개인 페이스북에도 여당 지지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들은 "법대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라", "왜 적폐 세력과 협치를 하려나" 등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의장실과 민주당 중앙당 등에도 원 구성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항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박 의장의 개인 전화번호를 올리며 항의 문자 등을 보낼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급기야 '야당을 존중하느라 시간 허비하는 국회의장을 180석 국민의 뜻으로 탄핵해야 한다'는 취지의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와 이날 현재 38,000명 가까이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박병석 국회의장. 강행해야 할 때 강행할 의지가 없으시면 사퇴하세요]라는 제목으로 "국회의장이 해야 할 일은 각 당의 갈등을 조정하는 것도 당연히 해야 한다"라면서도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민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코로나 정국이고, 하루빨리 일해야 하는 마당인 데다가 공수처 같은 경우에는 아직도 미완성이라서 대통령께서도 7월에 출범시키라고 요구했을 정도인데, 그걸 강행을 못 해서 원 구성 3일 연기를 두 번이나 했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민생을 위해서 강행돌파를 해야 할 때가 있다"라며 "특히나 지금과 같은 코로나 정국에서는 20대 국회가 사실상 식물국회라서 통과되지 못한 개혁안들도 수두룩하다"라며 "그것도 통과시켜서 개혁을 위한 강행을 해야 하는 것도 지금 21대 국회의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러한 강행할 의지가 없다면 사퇴하세요"라며 "진지하게 말합니다. 민생을 위해 강행돌파를 해야 할 때 강행할 의지가 없다면 사퇴하십시오!"라며 '국회의장의 우유부단함으로 민생 사안이 지연된다'는 취지로 지지한 사람의 입장으로서 비분강개한 심정을 고스란히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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