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의 '강압 진술서' 법정서 재확인시킨 동양대 조교.."무서웠다"

"관리자가 아닌데 압수수색이라고 생각 PC 내줘.. 징계 무서워 검찰 말대로 진술서 썼다"

정현숙 | 입력 : 2020/07/03 [09:57]

형사법 권위자의 '증언 거부권' 행사.. 한인섭 "檢 심기 거드리면 기소위험 시달리는게 현실"

 

시사유튜버 '빨간아재' 진행자 박효석 씨와 동양대 조교 김모 씨의 인터뷰 영상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지난 3월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압박 수사를 증언했던 동양대 조교 김모 씨가 2일인 어제 법정에 다시 출석했다.

 

앞서 김 씨는 3월 첫 증언 직후 유튜버 '빨간아재' 박효석 씨와의 법정 밖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당시 검찰이 징계를 거론하며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진술서를 쓰라는 대로 썼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조교 김 씨에 대한 재신문 필요성을 주장하며 증인으로 재소환했고, 재판부도 다시 확인하겠다고 증인으로 요청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0차 공판에서 동양대 조교 김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지난해 9월 동양대 PC를 임의제출 과정에서 검찰의 강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신문이 이뤄진 거다.

 

법정에 선 김 씨는 당시 징계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실제와 다른 진술서를 썼다고 증언했다. 김 씨는 "검찰이 (교직원인 자신의) 징계를 언급하며 강압적 조사를 했다"라고 증언했다. 검찰의 '징계' 발언은 이날 법정에서 처음 나온 진술이다.

 

조교 김 씨는 유튜버 박효석 씨와 인터뷰 하게 된 경위에 대해 "(검찰의 강압수사 등에) 질문을 제대로 못 받은 것 같다고 생각해 답답한 마음에 했다"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정 교수 측은 이날 재판에서도 "핵심은 당시 진술서가 자의로 작성됐냐, 검사가 불러 주는대로 썼냐인데 오늘 법정에서 김 씨가 겁을 먹은 상황에서 작성했다는 것이 확인됐다"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검찰이 "관리자가 관리도 못 하고 징계를 줘야겠다"고 말하자, 실제로 학교에서 징계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검찰이 원하는 대로 진술서를 썼다고 밝혔다. 또 자신은 관리자가 아니라서 PC를 검찰에 넘겨줄 권한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검찰의 압수수색인 줄 알고 PC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이 김 씨에게 '징계를 준다'고 강압적 진술을 끌어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 진행됐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유튜버 박효석 씨 인터뷰 내용을 제시하며 김 씨로부터 "(검찰이) 징계를 준다고 해서 '나 이러다 징계를 받겠구나'라고 생각해서 불러주는 대로 썼다"는 진술을 이끌어냈다.

 

김 씨는 "검사 요구대로 진술을 안 하면 학교 신분상 불이익을 인식한 건 사실인가"라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김 씨는 "그렇다"라고 명확하게 대답했다.

 

또 김 씨는 지난해 10월 15일 참고인 조사를 받을 당시 검사가 '우리가 강압적으로 했냐'고 물어본 데 대해 "키 작은 분이 징계를 줘야겠다고 얘기해서 솔직히 무섭고 강압을 느낀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검사가 '그건 장난이잖아요. 왜 그러세요'라고 답했다고도 했다.

 

앞서 김 씨는 첫 증언에서 검찰이 불러주는 대로 '임의제출 동의서'를 작성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김 씨는 "(검사님이) 불러주는 대로 진술서를 쓰는데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이렇게 쓰면 아닌 것 같아서 조금 일이 있었다" "해당 PC들은 학교 비품이 아니어서 반출하는 것이 꺼려졌다"라고 말했다.

 

당시 법정에서의 첫 증언에서도 김 씨는 검사의 질문 태도에 위압을 느꼈다며 "이거까지 얘기하면 더 큰 소리 나겠구나. 학교에 누가됐으니 잘리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도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 함께 증인으로 나온 행정지원처장 정모 씨는 그런 대화는 기억이 나지 않으며, 당시 조교 김 씨가 검찰에게 음료와 다과를 건네주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고  상반된 증언을 했다. 정 씨는 검사의 '징계 발언'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라면서 "정 교수가 표창장 원본을 내놓으면 논란이 사그라들 텐데 분란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해 재판부로부터 "판단은 저희가 할 테니 그만하라"며 제지를 받기도 했다.

 

상반된 증언이 나오면서 김 씨는 자신의 말이 맞다며 "(정 씨가 검찰의 징계 발언을) 못 들은 것이 의아하다"라며 억울한 듯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동안 검찰은 동양대 압수수색 전에 정 교수 측으로부터 사용하던 PC를 적법하게 임의제출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 교수 측은 PC가 압수되는 과정이 적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위법하게 방치된 PC를 압수했고 증인에게 받아보기도 전에 전원을 이미 켰으며, 진술서를 받는 과정 자체가 강압적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한인섭 "참고인으로 불렀다가 피의자로 전환해 반년째 방치" 檢 질타

 

한편 정 교수 딸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의혹에 연루된 한인섭(62)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의 증인신문은 취소됐다.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르면 공소제기를 당할 염려가 있을 때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이날 정경심 교수의 1심 재판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한인섭 원장은 준비한 A4용지 2장 분량의 입장문을 꺼내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라며 검찰을 질책했다. 형사법 권위자인 한 원장은 "검사는 수사가 일단락된 지 반년 이상이 지나도록 불기소처분을 하지 않고, 저의 피의자 상태를 유지시키고"있다며 '우회' '편법' '강요' 등의 단어로 검찰 수사 행태를 지적하며 작심한 듯 10분가량 검찰을 난타했다.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 /법률방송 자료사진


한인섭 원장은 "검찰은 저를 참고인으로 불렀다가 피의자로 전환했다"라며 "(이런 피의자 증인은) 검사 심기를 건드리면 출석 요구에 별건 수사와 기소 위협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 많은 피의자들의 현실이다. 기소 염려가 있어 증언을 거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피의자 지위를 방치한 채 법정에서 제 증언을 모아 장차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셈"이라며 "그런 증거수집 방법은 피의자의 진술거부권을 우회하려는 편법적 방법"이라고 따졌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한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적이 없다”라고 했지만 정경심 교수 쪽도 증거 동의를 하면서 재판부도 증인 채택을 철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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