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섭 원장 “총장이 장관 지휘 불복하면, 사표 내거나 징계 불가피”

"검찰총장이 정무직 공무원이어서 스스로 사표를 내는 방법 말고는 없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20/07/05 [19:09]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따르지 않고 사실상 거부한 가운데, 장관과 총장의 법적 지위와 관계 등에 관한 논란이 분분하다.

 

이에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이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동일체의 원칙 ▲검사의 이의신청권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관계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에 대한 이의제기 등 쟁점에 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나섰다.

 

▲  한인섭 원장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842631505

 

한 원장은 이날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실정법에 없는 표제고, ‘검사는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는 군대식 문구도 바꿨다”며 “아직도 검찰을 '동일체' 의식이나 '명령복종'으로 생각해온 검사나 외부인들이 있다면 극복돼야 할 과거의 관행에 집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의 이의신청권’에 대해서는 “2004년에 신설한 규정으로, 상사의 명령에 기계적 복종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라며 “검찰조직 수호를 위해서가 아니라, 임은정 검사처럼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제기하라고 규정된 것”이라고 일깨웠다.

 

또 ‘검찰총장과 장관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에 관한 최고감독자로서, 장관은 검찰사무에 대해 일반적으로 검찰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며 “그런데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법무부 장관이 일반 검사를 지휘할 수 없고,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독재시대, 이명박근혜 시절엔 법무장관이나 법무부에서 일선검사를 많이 지휘하고도 뒤탈이 없었다. 법무부와 검찰이 한통속이어서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법무부가 ‘탈검찰화’되었고, 박상기-조국-추미애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일반 검사를 지휘감독하지 않고 있다.”

 

그는 “7조의 이의신청권을 검찰총장이 법무장관에게도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갑자기 등장하고 있는데, 어느 책이나 논문에도 그런 주장은 없다”며 “지난 며칠 만에 일부 검찰이나 언론에서 처음 등장한 주장이고, 정치적 의도가 뻔하다”고 후려쳤다.

 

특히 현재 윤 총장처럼 ‘장관의 지휘감독이 마음에 안 들 경우 해결책’에 관해서는 설명했다.

 

“8조에 의거해 지휘감독받은 검찰총장은 이의 제기할 수 있나? 검찰청법상으론 없다. 그럼 일반공무원법이나 다른 근거를 찾아와야 하는데, 정무직 최상급자끼리 그런 식으로 다툴 수 있나. 그건 정무직이란 특성, 국민에 대한 책임, 정부조직운용상의 난맥상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그는 “종래엔 검찰총장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일단 법무장관의 지휘감독은 할 수 없이 따르면서 사표를 내는 방법으로 항의를 간접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며 “그러면 여론의 흐름, 국민적 판단, 정치적 공방을 통해 정무적으로 정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총장이 정무직 공무원이어서 스스로 사표를 내는 방법 말고는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런데 다른 방식으로 (검찰총장이) 불복 비슷하게 한다면, 그건 검찰청법 범위 밖의 일이거나 별도의 ‘검사징계법’에 따라 징계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거기엔 ‘검찰총장인 검사에 대한 징계는 법무부 장관이 청구한다’라고 되어 있다”며 “검찰총장도 징계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 페이스북 글 전문,

 

[검사와 총장과 장관의 관계]

 

1.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실정법에 없습니다.

2003년까지 검찰청법 7조의 표제는 "검사동일체의 원칙"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동일체가 검찰한통속이라거나 검찰조직옹위의 논리로 쓰여진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표제를 "검찰사무의 지휘감독"으로 바꿨습니다.


그뿐 아니라 "검사는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는 순군대식의 문구도 바꿨습니다. 군대식 문화, 칼잡이문화를 바꾸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지금은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른다"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훨씬 부드럽고, 탈군사화된 느낌이 있지요.
이렇게 탈군사화적 모색은, 총장이 참모총장이고, 검사장은 휘하부하장군으로 여겨온 잘못된 군사주의적 검찰 습성을 바로잡기 위해서입니다. 
혹 아직도 검찰을 동일체의식, 명령복종으로 생각해온 검사나 외부인들이 있다면, 극복되어야 할 과거의 관행에 집착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2. 검사의 이의신청권을 신설했습니다.

7조 2항에는, 검사는 상급자의 지휘감독의 "적법성.정당성에 대하여 이견이"(다른 견해가) 있으면 검사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2004년에 신설했습니다. 이는 상사명령에 기계적 복종을 하지 말란 것입니다.


그런데 이 조항을 정식으로 활용해 이의신청한 것은 2012년 임은정 검사가 처음이었습니다. 임검사는 징계처분을 받았지만, 1심-항소-대법원에서 국가(법무부,검찰)을 상대로 완승했습니다. 검찰의 조직옹위.보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피해자의 인권을 위한 임검사의 첫 이의신청은 검찰내에선 따돌림당했지만, 법적 근거와 국민적 지지를 받습니다. 이의신청권은 이렇듯, 검찰조직 수호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제기하라고 규정된 것입니다. 임검사처럼요.

 

3. 총장과 장관의 관계는 7조가 아니라, 8조에 따로 규정됩니다.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의 관계는, 7조가 아니라 7조 다음의 8조에 별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7조의 마당에서는 법무장관이 등장할 공간은 없습니다.


8조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에 관한 최고감독자"입니다. 장관은 검찰사무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검찰을 지휘.감독"합니다. 예컨대 앞으로 불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라, 압수수색은 자제하라, 피해자보호에 만전을 기하라, 심야수사는 하지말라...이런 것들은 전체 검사를 향하여 지휘합니다. 그런데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법무부장관이 일반 검사를 지휘할 수 없고,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합니다.


일선검사에게 외부적 압력이나 청탁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런데 독재시대, 이명박근혜 시절엔 법무장관이나 법무부에서 일선검사를 많이 지휘하고도 뒤탈이 없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이 한통속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법무부가 탈검찰화되었고, 박상기-조국-추미애 장관은 구체적사건에 대해 일반 검사를 지휘감독하지 않고 있습니다.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습니다. 그에 대해 7조의 이의신청권을 검찰총장이 법무장관에게 도 할 수 있는게 아니냐고 주장이 갑자기 등장하는데, 어느 책이나 논문에도 그런 주장이 없습니다. 지난 며칠만에 일부 검찰이나 언론에서 처음 등장한 주장이고 정치적 의도가 뻔한 것입니다.

 

4. 총장이 장관의 지휘감독이 맘에 안들면?

8조에 의거해 지휘감독받은 검찰총장은 이의제기할 수 있냐? 검찰청법상으론 없지요.

 

그럼 일반공무원법이나 다른 근거를 찾아와야 하는데, 정무직 최상급자끼리 그런 식으로 다툴 수 있냐. 그건 정무직이란 특성, 국민에 대한 책임, 정부조직운용상의 난맥상을 두루 고려해야 합니다. 종래엔 검찰총장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일단 법무장관의 지휘감독은 할 수 없이 따르면서, 사표를 내는 방법으로 항의를 간접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러면 여론의 흐름, 국민적 판단, 정치적 공방을 통해 정무적으로 정리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방식으로 불복 비슷하게 한다면...그건 검찰청법 범위 밖의 일이거나...<검사징계법>이 따로 있는데, 거기엔 "검찰총장인 검사에 대한 징계는 법무부장관이 청구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검찰총장도 징계대상이 될 순 있는 것이지요.

 

이상은 법조항 상의 검토입니다.

 

그런데 이미 여러 분들이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데, 제가 왜 굳이 언급하느냐고요? 2003-4년 강금실 법무장관때 저는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문제의 검찰청법 7조에서 "동일체 원칙" 표제를 삭제하고, "이의신청권"을 명문화하는데 한 역할했습니다. 특히 이의신청권 조항 초안을 써서 제안했고, 받아들여졌습니다. 이훈규, 소병철 당시 기획단장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과연 동일체를 깨고 이의신청을 할 검사가 있을까...했는데, 8년뒤 궁지에 처한 임은정 검사의 눈에 뜨여 활로를 열어준게 바로 이의신청권 조항이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할수없이(?), 임은정 징계심판 때 특별변호인의 역할도 하고, 논문도 한편 썼습니다.


바람직한 입법은, 이렇듯 미래를 내다보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2004년 개정된 검찰청법에 남모르는 애착이 있기에 그 취지를 정확히 알려드릴 전문가적 책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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