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노골적으로 한동훈 손들어준 '수사심의위'

정청래 "정당한 수사를 방해하는 수사방해위원회로 전락한 것 같다"

정현숙 | 입력 : 2020/07/27 [09:32]

한동훈 "위원회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

진혜원 "수사심의위 권고 따를 이유 전혀 없고, 원칙대로 수사하면 그뿐”

김남국 “수사심의위 면피용 기구돼.. 목적과 역할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

 

한동훈 검사, 양창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대검청사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연합뉴스

 

지난 24일 검언유착 수사와 관련해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양창수 전 대법관)가 "한동훈 검사에 대한 수사 중단 및 불기소 처분" 권고를 한 가운데, 이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납득하기 어렵다"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심의위 의결이 나온 직후 낸 입장문에서 "한동훈 검사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하고 피의자 1회 조사도 완료하지 못한 상황 등을 감안해 '수사 계속' 의견을 개진했다"라며 "지금까지의 수사 내용과 법원의 이동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취지 수사심의위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앞으로의 수사 및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언유착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가 맡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 6월 16일 한동훈 검사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이어 지난 21일 한동훈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9시간가량 조사했다. 다만 당시 조서 열람은 마치지 못해 조사가 완료됐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수사심의위 표결은 한동훈 검사 수사 중단(15명 중 10명), 불기소(15명 중 11명).

이동재 전 기자 수사 계속(15명 중 12명), 기소(15명 중 9명)로 나타났다. 한동훈 검사가 이동재 전 기자와 공모했다는 검찰 주장은 배척하고 이동재 전 기자의 강요 미수 혐의는 법원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결론 내면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터져 나온다. 

 

수사심의위의 판단을 두고 한동훈 검사는 “수사심의위원회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여권과 여론의 대체적인 시각은 수사심의위가 결코 대법원이 아니라며 이동재 전 기자는 수사하라면서 한동훈 검사를 기소하지 말라는 모순을 두고 강하게 반발했다. 최순실 사태로 몇 년을 수사한 삼성을 서류 하루 검토하고 기소하지 말라는 수사심의위가 이번에도 한동훈 검사 불기소 의견을 내면서 재벌과 검찰을 위한 조직으로 변질해 검찰개혁을 방해하는 기구로 전락했다는 분위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주 노골적이군요.>이라는 제하로 수사심의위의 결론을 비판했다. 그는 원래 수사심의위원회는 무리한 수사권, 기소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기구인데..."라며 "정당한 수사를 방해하는 수사방해위원회로 전락한 것 같다. 검찰총장 측근 봐주기 수사의혹에 혹을 하나 더 붙인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이러니 더 엄정하게 수사해야 하는 거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통령 측근도 감옥간 마당에 검찰총장인들 검찰총장 측근인들 봐줘야 하나?"라고 되묻고는 "검찰총장이 대통령 위에 있습니까? 아니면 대한민국 법 위에 있습니까?"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 역시 SNS로 "피의자 소환 등의 아주 기본적인 수사도 하지 않았는데 수사 중지 의견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본래 수사심의위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남용을 통제하는 장치로 기능해야 하지만 지금은 검찰이 부담되는 사건을 검찰 입맛대로 처리하거나 봐주기를 위한 면피용 기구가 돼 버렸다"라며 "목적과 역할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동근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게 검언유착이지 뭐란 말이냐. 법망은 빠져나갈 수 있어도 정의의 도덕 그물을 빠져나갈 수는 없다"라며 "수사심의위 권고는 권고일 뿐, 서울중앙지검에서 증거를 보강해 규명하면 될 일"이라고 못 박았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에서 구성한 수사심의위라 설마설마했더니 총장이 뽑은 사람이 결국 이렇게 초를 치는구나"라고 개탄했다. 그는 "검찰개혁의 방패막이로 쓰이던 수사심의위도 이제는 근본적인 개혁으로 이어져야 할 듯"이라며 "미국 대배심처럼 하든 수술은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수사심의위 결과를 두고 대구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도 페이스북에서 "신문업과 방송업에 종사하는 사람(채널A 이동재)을 대신 내세운 국가기관(검찰 한동훈)의 민간인(VIK 이철) 겁박 사건을 주제로 어제 열렸다는 회의에 관해 많은 질문이 제기된다"라고 꼬집으면서 운을 뗐다.

 

진 검사는 대검찰청 예규와 국가공무원법과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규정 등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룰과 룰의 대결이다. 수사심의 규정상 심의위 결론은 존중하되, 따를 의무는 전혀 없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법률상 수사와 기소는 검사 권한이고, 훈령예규관리규정상 예규로 제한할 수 없는데, 수사심의위 예규는 예규로 검사의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이어서 무효다. 그래서 따를 의무 노.노."라면서 또 다른 이유로 "수사심의위는 총장이 관여하는 조직인데, 장관님이 총장은 손 떼라고 지휘했으므로 수사팀이 수사심의위 권한 따를 의무 노.노."라고 거듭 강조했다.

 

진 검사는 지난 7월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은 수사결과만을 보고받고, 수사팀은 대검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 없이 독립적으로 수사하라"라는 윤 총장에게 내린 수사지휘권 내용을 돌이키면서 혹시라도 심의위 결과를 존중하라는 요구가 있으면 “어익후, 그러세요. 존중합니다”라고 언질하고 "원칙대로 수사하면 그만"이라고 단정 지었다.

 

더불어 “상대방(주임검사)이 어떤 증거를 가지고 있는지 엿보기 위해, 안 될 줄 뻔히 알면서도 심의위를 개최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 심의위를 윤 총장이 한동훈 검사를 구하기 위해 내놓은 ‘트릭(꼼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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