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추미애 '수사지휘권' 발동 힘실어.."성역없는 수사 위해 불가피"

"청와대, 수사지휘 지시하거나 행사 여부 보고받지 않아"..5개 윤석열 일가 의혹 사건은?

정현숙 | 입력 : 2020/10/20 [15:25]

민주당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위한 법무부 장관의 정당한 법적 권리행사"

국힘 "권력을 사유화해 진실을 덮기 위한 결정..범죄자의 증언으로 본질 흐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 발동 다음날인 20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차량에 탄 채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총장이 태세를 전환하여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따른 것은 당연한 조치이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은 관련 수사팀을 확대 재편 강화하고 법무부 및 대검찰청 등  상부기관으로부터 독립하여 특별검사에 준하는 자세로 오로지 법과 양심,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하여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분발하여야 할 것입니다.  

 

법이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없이 동일한 기준과 잣대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이는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나 정관계인사 관련사건 뿐만 아니라 검찰총장과 그 가족 ,검사비위 관련 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검찰 구성원 여러분들은 흔들림없이 민생과 인권에 더욱 집중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일 추미애 장관 SNS-

 

청와대가 2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라임펀드 금융사기 사건과 윤석열 검찰총장 본인과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에 관해 “현재 상황에서 수사지휘는 불가피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추 장관의 수사에 힘을 싣기 위해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수사지휘권이 불가피한 이유에 관해서는 “신속하고 성역을 가리지 않는 엄중한 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청와대는 추 장관에게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라며 "추 장관으로부터 수사지휘권 행사 여부도 보고받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정부 기관을 지휘 감독하지만 구체적 수사사건에서 수사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청와대는 그동안 법무부 장관과 수사기관의 직무에 개입하거나 관여하지 않은 걸 원칙으로 해왔다”라고 했다.

 

추 장관은 지난 19일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과 윤석열 검찰총장 본인을 비롯한 가족 관련 사건에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지난 7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이어 두 번째로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다. 당시 윤 총장은 법령에도 없는 전국 검사장 회의로 한바탕 소동을 벌였으나 이번에는 수사지휘권을 별 저항 없이 수용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수사지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정부기관을 지휘·감독하지만 구체적인 사건은 수사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존중될 필요가 있어서 그동안 청와대는 법무부 장관과 수사기관의 수사 직무에 개입하거나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유지해왔다"히며 "이번에 법무부 장관이 수사 지휘한 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음을 다시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이 전날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에게 수사에 관여하지 말고 결과만 보고 받도록 한 사건은 총 5건이다. 가장 먼저 지목한 사건은 이번 수사지휘권 발동의 직접적인 발단이 된 라임자산운용 로비 및 짜맞추기 수사 의혹이다.

 

추 장관은 라임 사건의 핵심 피의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공개한 '옥중 서신' 중에서 윤 총장과 관련된 부분을 인용하며 수사 지휘 근거로 삼았다.

 

검찰 전관 변호사 A가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 총장에게 보고해 보석을 재판받게 해주겠다"라며 김 전 회장을 회유·협박했다는 주장 등이다. 또 윤 총장의 가족·측근과 관련된 의혹 사건들로 2건은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된 사건이다.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미술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가 지난해 6월 전시회를 열었는데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삼성 등 대기업을 망라한 후원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사 중 상당수는 당시 검찰 수사·재판과 관련된 곳이어서 전시회 후원의 동기를 의심받았다. 이 사건은 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주식 매매 특혜 의혹에 김건희 씨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수사지휘권 발동 대상이 됐다.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조작 과정에서 돈을 대주는 '전주'로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 역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윤 총장의 장모 최은순 씨가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 최 씨가 영리 의료기관 불법 설립 과정에서 명의를 빌려주고 초대 공동이사장에 취임한 사실이 있음에도 최 씨만 불기소 처리됐다는 주장이다.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사건 무마 의혹도 수사지휘권 대상에 포함됐다. 윤 총장과 윤대진 검사장은 '대윤'(大尹)과 '소윤'(小尹)으로 불릴 만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윤 전 세무서장은 2013년 육류 수입업자 등으로부터 골프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던 중 해외에서 체포돼 강제 송환됐는데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당시 경찰이 윤 전 세무서장이 육류업자와 함께 골프를 친 골프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모두 기각됐다. 이 과정에서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이었던 윤 총장이 윤 전 세무서장에게 중수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두고 구두 논평에서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위한 법무부 장관의 정당한 법적 권리행사"라고 호응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전해진 소식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총장이 스스로 회피해야 할 사건인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철저히 독립적인 수사를 진행하라는 게 지휘 핵심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권력을 사유화해 진실을 덮기 위한 결정이라고 맹비난 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검찰 수장에 대한 표적 수사를 법무부 장관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진실을 덮기 위해 범죄자의 증언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윤 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권력마저 사유화한 오늘의 행태는 대한민국 법치주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JTBC 아침&'시사프로에서 "조금 특이한 대목은 라임 사태는 예상했던 대목이지만 수사지휘권 안에는 라임 관련 로비 의혹 1건 그리고 나머지 4건은 윤석열 총장 가족 관련"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라임 사태보다 가족 사건이 상당히 많다"라며 "그런데 문제는 어제 대검은 30분 만에 입장을 낼 때 가족 사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라며 "오늘 아침 조간들을 보면 대검 관계자발로 가족 관련 사건은 이미 윤 총장이 개입하지도 않고 보고받고 있지도 않다. 당연히 그것은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연 이 맥락이 맞는 것인지 혹은 다른 또 윤 총장의 고심이 있는 것인지 지켜봐야 될 터이지만 윤 총장은 더 이상 이 사건에 관련해서는 개입할 수 없고 결과만을 보고 받아라. 이게 수사지휘의 내용이 되겠다"라고 했다.

 

박지훈 데브퀘스트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청와대의 '수사지휘권 불가피' 언급을 두고 "해설하자면, 장관의 지휘권 행사가 대통령의 뜻인가에 대해 윤 서방이 '긴가민가' 하며 '일단 버텨보자' 하는 미련퉁이 짓거리를 하자, 청와대가 '응, 너 나가란 얘기 맞아' 라고 일부러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 씨와 부인 김건희 씨를 고소·고발한 사업가 정대택 씨가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와 함께 지난 9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고소·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씨는 과거 최 씨와 벌인 법정 다툼에서 최 씨 측의 모의로 자신이 패했고, 그 결과 재산상 손해를 봤다며 최 씨 등을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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