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항명?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무장관 부하 아냐, 수사지휘 위법"

국감 위증 경고'에 윤석열 말 바꿔..누가 누구를 국감하나 사적 변명 '급급'

정현숙 | 입력 : 2020/10/22 [12:08]

소병철 "윤석열 '위증 경고'에 말 바꿔.. 누가 누구를 국감하는지"

김민웅 "윤석열 헌법적 지휘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검찰쿠데타 논리"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위법하고 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에서 윤 총장은 대놓고 상위기관인 법무부에 항명하는 충격적 발언을 던졌다.

 

윤 총장은 또 올해 검찰 인사와 관련해 “인사안을 (이미) 다 짜놓고 그런 식으로 인사하는 법이 없었다”라면서 대검과 실질적인 협의 과정이 없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국감만 기다려온 듯 여당 의원들 질의에 황당 논리를 피력하면서 자신의 사감을 드러냈다. 지난번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즉각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다가 국감현장에서는 수사지휘에 대들었다. 

 

이날 윤 총장은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 부하라면 국민세금으로 대검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총장의 발언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추 장관이 지금 범죄자의 말에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러면서 “특정 사건에 대해 총장의 지휘권은 박탈하는 것은 검사 대부분이 위법하다고 한다. 위법하고 그 근거나 목적이 부당한 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검사들이 대놓고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위법·부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총장의 이같은 발언에 정부 부처 지휘체계 도표를 페이스북에 올려 반박했고 김민웅 경희대 교수는 SNS로 정치검찰의 '쿠데타 논리'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법무부 장관은 선출직 대통령의 기능 일부를 받아(위임) 검찰을 지휘. 통제한다"라며 "윤석열은 이런 헌법적 지휘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위법", "부당"이라고까지...이게 바로 정치검찰의 쿠데타 논리"라고 평가했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사건으로 구속된 김봉현 전 회장은 지난 16일과 18일 ‘옥중 입장문’을 배포해 자신이 검찰 조사에서 검사와 야권 정치인에게 로비를 벌였다고 진술했는데도 검찰이 여당 정치인만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 감찰 뒤 지난 19일 “일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면서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사건 수사팀이 대검의 지휘를 받지 말고 독립적으로 수사하라고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는 수사지휘를 했다.

 

윤 총장은 “(김봉현 전 회장이)사기꾼이라고 말씀은 안 드리겠지만 중범죄를 저질러서 장기형을 받고 수감 중인 사람들의 얘기 하나 갖고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고 검찰을 공박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는 단어는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며 윤 총장은 '라임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총장이 소극적 지시를 했다는 추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며 "중상모략은 가장 점잖은 단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대검찰청은 추 장관의 의혹제기에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날 국감에서 박범계 의원이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당시, '뉴스타파' 보도에 의하면 삼성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중앙일보 사주(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를 만났다는데 만난 적이 있냐"라고 묻자 윤 총장은 "제가 누구를 만났다는 건 확인해드릴 수 없다"라고 했다.

 

윤 총장은 이어진 박 의원의 질의에 "누구를 만났는지 확인해드릴 수 없다. 상대방 (입장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이야기를 하겠냐"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어 박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이 언론사 사주를 만나는 것이 관행이냐"라고 묻자 윤 총장은 "과거에는 많이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부적절하게 처신한 적이 없다. 삼성 수사 철저히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의원은 "안타깝게도 윤석열이 갖고있는 정의감과 공정심에 대한 의심을 갖게 됐다"고 언급하자 윤 총장은 "선택적 의심이 아니냐.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냐"라고 반박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피감기관의 입장에서 답변하는 윤 총장이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기 위한 지리한 답변 태도를 지적했다. 또 윤 총장의 일부 답변을 듣고 위증 경고를 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답변을 추가로 할 필요가 있을 땐 위원장 허락을 받아 답변해달라고 했는데 거의 10분이 지나도 계속 답변하고 있다"라며 윤 총장에게 주의를 줬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봉현 수사를 담당하는 박순철 남부지검장이 검찰 내부망에 올린 '라임 사태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사의 표명 글에 담긴 수사 상황을 언급하며 "윤 총장의 답변을 들으면 자칫 잘못하면 위증이 될 수도 있는 발언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박순철 남부지검장 (글을) 보면 '야당 정치인 비리 수사 부분은 5월경 전임 서울남부지검장이 격주마다 열리는 정기 면담에서 면담보고서를 작성해 검찰에게 보고됐고,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으며, 8월30일에 그간 수사 상황을 대검에 보고함' 이렇게 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총장은 첩보 보고 받고 끝이라는 거고, 남부지검장 이야기는 보고서까지 작성해서 보고했다고 한다"라며 "박 지검장이 올린 이 내용이 사실이면 윤 총장은 위증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소병철 의원은 윤 총장을 향해 "증인의 답변 태도가 묻는 말에만 답을 해야하는데, 하나를 물으면 10개를 답한다"라며 "우리는 7분을 갖고 하는데 누가 누구를 국감하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따져 물었다.

 

소 의원은 "(윤 총장은) 박범계, 김종민 의원의 위증 경고가 나오면 금방 말을 바꾼다. 예를 들어 박범계 의원이 '문상 간 사실'을 물으니까 처음엔 '없다'고 답하더니 위증을 경고하니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을 바꿨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총장이 "(문상을) 등산으로 잘못들었다"고 해명하자, 소 의원은 "잠깐요! 증인 발언 순서가 아니다"라며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국감은 처음 본다"라고 윤 총장의 일방적인 자기 변명의 태도를 재차 지적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추 장관은 '장관님, 장관님, 장관님' 세 번을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소설 쓰시네'라고도 말했다. 조금 답변이 긴 것 외에는 추 장관보다 수십 배 예의 바르게 답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옹호했다.

 

그러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질문을 잘하시라. 추 장관에게는 인신공격성 질문을 했으면서 답변 태도 말씀하시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받아쳤다.

 

박범계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이봉현 전 회장이 폭로한 룸살롱 이주형 변호사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고 윤 총장에게 과감하게 따져 물었다.

 

박범계 : "김봉현이 비록 구속된 피고인이기 하지만, 옥중 편지가 있었고, 2차 폭로가 있었습니다. 이주형 변호사(룸살롱 검사장 출신 변호사)와 친하십니까?"

윤석열 : "압니다, 그냥. (검찰을) 나간 지도 꽤 되고."

박범계 : "한 아파트 사우나를 같이 사용한 적도 있습니까?"

윤석열 : "네?"

박범계 :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사우나를 같이 사용한 적도 있습니까?"

윤석열 : "아하하, 제가 사는 아파트에 많은 사람이 살고, 이주형 변호사도 아마 그쪽으로 얼마 전에 이사 온 것..."

박범계 : "문상을 같이 간 적이 있습니까?"

윤석열 : "그런 사실은 없고, 제가 이주형 변호사와 같이 근무한 적이 없습니다."

박범계 : "오늘은 기관증인이기 때문에,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문상 같이 간 적 없습니까?"

윤석열 : "문상이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무슨 문상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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