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검(檢)비어천가'와 검찰 방문 영상에 나타난 윤석열

윤석열 "우리가 추구하는 진실이란게 항상 진실은 아니다..상호작용에서 나오는 것"

정현숙 | 입력 : 2020/11/05 [09:58]

추미애 "정치인 총장 있어선 안돼.. 정권을 흔드는 것이 살아있는 권력 수사라고 미화"

조국 "일부 정당, 언론, 논객들이 소리 높여 ‘검(檢)비어천가’ 불러도 공수처는 필요

 

대검은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전검찰청을 찾아 직접 강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검찰TV'

 

대검찰청은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방 검찰청을 찾은 모습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 채널 '검찰TV'를 통해 공개했다. 영상에 나타난 윤 총장의 모습은 국정감사에서 모습과 별다르지 않다. 주먹을 쥐락펴락하면서 어조에 잔뜩 날이 들어있다. 

 

영상에서 윤 총장은 대전 고검·지검 검사들과 소속 직원들에게 "우리가 추구하는 진실이라는 게 진실이 아니다. 상호작용에 의해 나오는 거니까 공정한 경쟁의 원리를 이해하고 늘 역지사지 하는 마음을 갖는 게 검찰이 변화하는 목표요,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영상에는 또 이병창 대전고검 사무관이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는 이 위기 상황을 총장님 혼자서만 두 어깨로 무겁게 짊어지고 가려 하지 마라"며 최근 여러 논란에 휩싸인 윤 총장을 감싸는 장면도 공개됐다.

 

하지만 윤 총장이 자신과 가족, 검찰 내부에서 여러 비위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강력한 검찰권력으로 그동안 묵인하고 방기한데 대한 자성의 발언은 전혀 담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는 "진실이 진실이 아니다", "상호작용", "공정한 원리", "역지사지" 같은 내용을 담아 자신이 마치 정권에 핍박받고 있는 피해자로 묘사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윤 총장의 이런 발언은 단세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소권 독점은 물론 수사권, 수사종결권 등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검찰권을 휘두르면서도 살아있는 권력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거기다 퇴직하면 전관예우로 대접받는다. 그래서 지금 가장 시급한 개혁의 대상이 검찰권력이라는 지적이다. 

 

윤 총장의 이러한 정치지향적 발언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정부를 공격한다든지 정권을 흔드는 것이 살아있는 권력 수사라고 미화돼서는 안 된다"라고 직격했다.

 

대검이 윤 총장의 영상을 공개한 이날 추 장관은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정치적 총장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추 장관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는 것은 순수한 의미의 권력형 비리를 캐내는 것"이라며 "그런데 순수한 의미의 권력형 비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 사례가 최근 있었고, (윤 총장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검찰권을 남용하지 않느냐는 우려에 휩싸여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권력기관의 장으로서 정치인 총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의 반 이상이 신뢰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며 "문자 그대로 정치인 총장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윤 총장을 비판했다.

 

또 추 장관은 '금시작비'(今是昨非)라는 사자성어를 꺼내며 "어제의 잘못을 오늘 비로소 깨닫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윤 총장이 과거의 과오에 대해 전혀 자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지금도 지방 검찰청을 순시하며 공무원의 중립적 자세를 망각한 언동에 대한 일침으로 읽힌다.

 

"검룡(檢龍)이 나르샤..동방검찰지국 아니다" 조국, 검찰 질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5일 언론과 야당, 검찰을 향해 과거부터 이날 현재까지 여러 비리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대한 검찰권력을 오히려 옹호하고 있다고 세종대왕의 용비어천가를 개사해 후려쳤다. 또 프랑스 대혁명 운운하며 검찰제도를 설명한 윤 총장도 에둘러 되받아쳤다.

 

조 전 장관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비어천가'에 빗대어 "해동 검룡(檢龍)이 나르샤 일마다 천복(天福)이시니 고검(古檢)이 동부(同符)하시니, 뿌리 깊은 조직은 바람에 아니 흔들리니 꽃 좋고 열매 많다네"라고 운을 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조 전 장관은 "일부 정당, 언론, 논객들이 소리 높여 ‘검(檢)비어천가’을 음송하고 있다"라라며 "독재정권의 수족에 불과했던 검찰은 정치적 민주화 이후 점차점차 확보한 수사의 독립성을 선택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막강한 '살아있는 권력'이 되어 움직이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수사권과 기소권의 쌍검을 들고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에 맞서기도 한다"라며 "특히 검찰과의 거래를 끊고 검찰개혁을 추구하는 진보정부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폐지된 2013년 12월 이후에도 검찰 구성원 상당수는 체화된 이 원칙을 고수하며 조직을 옹위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해동검국’(海東檢國)도 ‘동방검찰지국’(東方檢察之國)도 아니다. “천상천하 유검독존(唯檢獨尊)”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라며 "검찰은 정의(正義)를 정의(定義)하는 기관도, 전유(專有)하는 기관도 아니다. 그렇게 될 경우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시 입법자들이 우려했던 '검찰파쇼'가 도래한다"라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검권'(檢權)도, 전현직 조직원이 누리는 '꽃'과 '열매'도 엄격히 통제되어야 한다."라며 "‘검찰 공화국' 현상을 근절하고 '공화국의 검찰'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수처의 항상적 감시, 법원의 사후적 통제 그리고 주권자의 항상적 질책이 필요하다. 이는 '대검귀족'(帶劍貴族, noblesse d'épée) 외 '법복귀족'(法服貴族, noblesse de robe)도 타도한 프랑스대혁명의 근본정신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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