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치검찰과 조회수 장사에만 몰두하는 언론

김민웅 교수 | 입력 : 2020/11/12 [17:59]

“혁명의 육법전서는 혁명밖에 없다”

 

         중앙일보 12일 1면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언론은 거의 쓰레기통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런데 쓰레기통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공간의 역할이라도 하나 언론은 그렇게 모은 오물을 우리의 온몸에 쏟아버리고 있다.

 

이들 언론은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고통들에 대한 조명은 하지 않고 정치적 위상을 가진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만 주워담고 있다. 문제는 그 말들이 우리의 생태계를 날이 갈수록 지독하게 더럽히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이 아니라 공해이자 사회적 흉기가 되었다.

 

우리 사회가 깊게 짚어야 할 바에 대한 존경받을 만한 지식인들의 목소리는 아예 외면하고 있으며 당장 흥분거리가 될 만한 것만 골라서 조회수 장사에만 몰두하고 있다. 우리의 고뇌와 미래비전에 도움이 될만한 말은 이러면서 추방당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진정한 언론은 SNS와 유투브 방송, 그리고 출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한 사회가 제대로 가려면 “사상혁명”이 필수적이며 본질적이다. 사회적 판단력의 정밀한 힘이 가장 중요하다.

 

거짓과 정치적 신화, 그리고 왜곡과 모함, 조롱 따위를 벗겨내고 비판적이며 진지하고 깊이 있는 윤리적 논쟁의 능력이 절실하다. 도구적 이성에 집중하는 교육에서 선과 정의, 해방과 인간다움을 향해 가는 역사 이성과 정치적 사유의 철학은 펼쳐지지 못한다.

 

정치검찰의 논조와 언론의 부화뇌동은 이런 철학 부재의 현실에서 독버섯처럼 힘을 키운다. 기만적 여론조사로 1위라는 위세를 떨친 윤석열에게 우리가 역사와 철학, 미래에 대한 그 어떤 그림을 보는가?

 

언론이 정해주면 1위가 되고 언론이 설계하면 우리사회의 중요담론이 되는 이런 천박하기 짝이 없는 사회적 논의구조와 실체는 허물어져야 한다. 개헌과 관련한 헌법에 대한 법철학적 논의마저도 권력구조의 형태에 대한 것만 부각되는 상황은 우리를 지켜줄 정치의 골격을 짜는 일에 우리가 얼마나 뒤쳐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실례이다. 법철학적 논의는 아예 배제된 채니 말이다.

 

이번 원전 관련 검찰수사의 경우에도 탈원전정책의 추진과 기후위기 극복, 그리고 자연의 자기회복력을 보호하는 작업은 “경제성 평가”를 넘는 차원의 국가적 결정을 겨냥하고 있다. 경제성 평가의 기준에서만 보면 재생에너지 시스템은 앞으로도 한참 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원전의 기득권 구조에 막혀 제대로 진전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견고하게 세워져 있다면 정치검찰의 이런 국정농단 행위는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나도 단박에 진압되기 마련이다.

 

“생명의 그물망”을 파괴하는 화석 연료 자본과 이에 뿌리를 내린 세계자본주의 체제는 그 수명이 다했을 뿐만 아니라 인위적으로도 강제 중단시켜야 우리 모두가 산다. 정치검찰의 원전 관련 수사행위는 정책에 대한 정치적 음해만이 아니라 우리의 새로운 생태계 모색 운동에 대한 가격이다. 법 차원을 넘어 생명윤리를 공격하는 짓이다. 묵과해서는 안 된다.

 

자본축적이 자연과 인간을 유린하면서 그 모든 것을 값싸게 만들고 있다. 가격이 저렴해진다고 좋아할 일이 결코 아닌 것이다. 한번 훼손되면 복원하기 어려운 자연에 대한 침탈과 수많은 노동자들을 빈궁한 처지로 몰아놓는 착취를 중단시키는 노력에 대한 사고는 일체 존재하지 않은 정치검찰의 저 야만적 행태는 정치적 결단으로 정리해내야 한다.

 

윤석열의 문제는 검찰개혁 차원을 넘고 있다. 이 나라 국가 권력의 향방까지 건드릴 수 있는 지점에 이르고 있다. 육법전서를 무기로 들고 법과 제도가 만든 선을 교묘하게 타고 검찰권력의 압도적 지위 만들기에 진력하고 있다.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범죄행위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진압의 시기와 명분을 잃으면 사태는 겉잡을 수 없게 된다.

 

정치검찰은 적폐언론과 하나로 움직이고 있기에 그 청산이 이토록 어렵다. 그러나 전격적으로 상황을 바꾸는 결정이 진행되면 그에 따른 사회적 대응과 여론의 변화가 뒤따른다. 여기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입과 결단이다.

 

절차와 정치적 고려 그리고 역풍의 가능성과 이에 대한 계산을 비롯해 따져봐야 할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 봐야 변수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그 변수도 하나의 현실도 마주해 풀어나가는 것이 정치이자 지도력이다.

 

법적 근거와 제도적 결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결정이 법적 근거와 제도적 대응을 가져오게 하는 의지의 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혁명의 육법전서는 혁명밖에 없다”는 김수영의 시성(詩聲)은 여전히 낡지 않았다. 그는 한마디 더했다. “신문만 보는 머리에서 뭐가 나오겠느냐?” 우리를 향한 시인의 일갈(一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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