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과 주변인들의 묵인과 안일함이 정인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나?..이들은 아직도 책임 전가?

'정인이 사망 전 일주일정도 같이 지냈던 양외조모 고의적 묵인 의혹', '홀트아동복지회,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 관련 조치 요청했다 주장', '경찰,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수사의뢰하지 않아서 3차 신고 때 제대로 된 수사하지 않았다 주장',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이 1,2차 수사의뢰 무혐의 처분 및 기관 쪽 수사의뢰가 없어도 경찰이 입건할 수 있는 사안이라 주장'

윤재식 기자 | 입력 : 2021/01/07 [13:57]

[국회=윤재식 기자] 검찰이 지난달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직접 가해자인 양모 장 씨를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양부 안 씨를 아동복지법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처리한 가운데, 이들 뿐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과 주변인들도 정인이 상황을 안일하게 대처하거나 묵인했다는 의혹에 공분을 사고 있다.

 

▲ 입양한 정인이를 학대했던 양모 장 씨의 부(포항 양덕 J교회 담임목사)모(포항 양덕 J교회 부속 어린이집 원장)과 양부 안 씨(최근 CBS 본사 방송경영 근무 중 해임)   ©제보사진

 

학대 정황을 묵인했다는 의혹의 정인이 양 외할머니 장 씨

 

정인이 양모 장 씨의 어머니인 장 모씨는 정인이 사망 직전 학대 정황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양모 장 씨가 유방 확대수술 후 회복을 이유로 사망 보름 전인 20209월 말경 장 씨 모친이 이들을 일주일간 방문했었고, 당시 양모 모친인 장 씨가 수 개월간 학대로 온 몸이 멍과 상처투성이인 정인이의 상태를 모르기 힘들었을 거라고 SBS ‘그것이 알고싶다취재팀은 의혹을 제기했다.

 

외조모는 정인이 사망 후 지금 정인이가 잠들어 있는 경기도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정인이 안장을 의뢰하기도 했다.

 

외조모 장 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제작진들에게 우리 딸이 감정 통제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딸의 학대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아 사실상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인이 사건 관할 서울 양천경찰서의 안일한 대응

 

서울 양천경찰서도 정인이 관련 세 번의 학대신고에도 안일한 대처로 일관하며 정인이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다.

 

지난 525일 정인이를 진료했던 병원이 최초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고, 한 달 후인 629일 다시 양부모 지인이 아동학대 의심 신고, 정인이 사망 한 달 전인 923일 병원에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지만, 사건을 담당했던 양천경찰서는 3 건의 신고를 내사종결, 불기소 의견, 아동전문보호기관에서 수사의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두 무혐의 처리 했다.

 

당시 정인이를 진단했던 남궁인 전문의는 아동학대에 관한 범죄의학 교과서에 실릴 만큼 최악의 CT촬영과 엑스레이 소견을 보인다라고 전문가적 소견을 밝혔음에도 양천경찰서가 모든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건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뒤늦게 지난 124일 정인이 사건 부실처리한 양천경찰서 여성청소년 과장 등 직원 11명에 대한 징계 조치를 했다, 6일에는 김창룡 경찰청장이 사과문을 공식 발표하고,해당 관할 양천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하며 사후약방문식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입양 사후 관리 소홀 의혹 홀트아동복지회

 

정인이 입양사후관리 총책임주체였던 홀트아동복지회 역시 사후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지난 5261차 학대의심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전달 받았으며 72일 정인이 입양가정 2차례 방문을 통해 학대 가능성을 의심하며 양부모 상담 등을 했지만, 결국 정인이 학대와 사망을 막지 못했다.

 

이에 홀트아동복지회는 6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이후) 입양진행 및 사후 관리 강화를 위한 법, 제도, 정책적 측면에서 입양기관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각도로 검토하여 보완할 것이며 사후관리 중 아동의 신체적 발육 및 발달, 인지, 정서, 사회발달, 부모와의 상호작용 및 애착관계를 확인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체크리스트를 통해 보다 면밀히 살펴보겠다밝혔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정인이 입양 절차, 입양 후 사후관리 모두 국내 관련법과 규정에 따라 진행했으나 양부모가 추가 가정방문을 거부한 데다 법적 권한도 없어 대응이 어려웠었고 조사 권한을 가진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 관련 조치를 요청했지만,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진전된 내용이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쉬운 판단

 

홀트아동복지회가 관련 조치를 요청했다는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세 번째 아동학대 의심 신고 당시 양부모와 함께 진행한 제3의 소아과 추가 검사에서 정인이 상태가 단순 구내염이 아니라는 소견을 받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서아동전문기관은 지난해 923일 신고한 소아과 전문의뿐 아니라 또 다른 전문의로부터도 입 안 상처로 음식물 섭취가 어려울 수 있으나, 이로 인해 체중이 800g~1kg까지 빠지기는 어렵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소견에도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은 당시 긴급 분리 조치 필요성 판단의 근거로 삼는 아동학대 위험도 평가서항목 중 방임을 포함한 학대로 초래된 발육 부진이나 영양 실조 혹은 비위생 상태가 관찰된다아니오라고 체크했다.

 

보통 9가지 평가문항 중 4점이 넘으면 아동에 대한 긴급 분리 조치를 고려할 수 있지만 정인이는 1점 모자른 3점에 그쳐 결국 학대 무혐의판정을 받았던 걸 감안하면 이 항목에 아니오라고 체크한 것은 크게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에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서울시에 제출한 자료에는 기관은 1·2차 신고 때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가 되자 3차 신고 당시 앞선 2차례 결과로 결국 또 다시 무혐의가 나올 것을 우려하여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지 못했다 해명했다.

 

경찰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수사의뢰하지 않아 3차 신고 때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해명에 해당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동일한 아동을 여러 차례 수사의뢰하는 경우는 드물다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는데 굳이 우리(아동보호전문기과) 쪽 수사의뢰가 없어도 경찰이 입건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양부모에게 학대 받으며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주변인들과 보호기관에게 외면 받아 결국 하늘나라로 떠난 정인이에 대해 사회적 공분과 추모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지만 양모인 장 씨는 변호인을 통해 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만 인정하고 아동학대치사, 상습아동학대, 아동학대 등 혐의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양부인 안 씨는 해당사건을 이유로 다니던 기독교방송국에서 해직 당했다.

 

▲ 7일 경기도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있는 정인이 묘역에도 전날 내린 함박눈이 쌓여있다.    © 정병곤 기자

 

정인이를 가해한 양부모를 엄벌해달라는 진정서가 법원에 쏟아지는 가운데 양부모 첫 번째 재판일은 오는 1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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