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통과시킨 민주당의 딜레마..유족의 반발과 업계의 저항

송경용 신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부족하지만 역사적 전기를 이루어냈다"

정현숙 | 입력 : 2021/01/08 [17:00]

전경련 "기업과 경영진에게만 책임과 처벌을 지운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은탁 "숟가락 한 번 떠보지도 못하게 된 72.7%의 노동자들에게 할 소리냐?"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발언하려 하자 제지된 뒤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함께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쉬운 부분은 더 채워가면 된다..제정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8일 산업재해나 대형사고가 났을 때 기업과 경영자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마침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그간 이 법을 갖고 정부와 재계, 노동계 입장이 첨예하게 맞섰다.

 

그러나 노동계와 업계의 반응은 아래 언론의 기사 제목처럼 완전 상반된 반응을 보이면서 어느 누구도 완전히 만족시키지 못했다. 위 쪽은 업계의 시각을 반영한 '한국경제' 등의 기사 제목이고 아래는 근로자나 산업 재해 유족들의 시각을 반영한 매체들의 기사 제목이다.

 

기사 제목만 봐도 정부여당의 딜레마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각에서는 누더기 법안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해 약자의 편으로 한걸음 다가갔다는 데서 획기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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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안은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는 산업재해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3년 뒤 적용하는 등 예외·유예 조항을 뒀다. 이에 중대재해 유가족 등은 법안이 원안에서 크게 후퇴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법사위 회의장에서 심의 과정을 지켜보던 태안화력발전소 재해 사망자 김용균 씨 어머니 등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국회의원들이 사람을 죽이는 것인가", "국민청원 발의자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아닌가. 10만 명 동의는 왜 받았나?"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중대재해법 통과를 요구하면서 국회 앞에서 찬바람을 맞아가며 30일 가까이 단식을 했다. 

 

 

처벌 규정과 징벌적 손해배상액도 당초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법안보다 완화되고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이 제외된 점을 두고 논란이 크다. 노동계는 "영세 사업장은 고용, 임금, 복지 등 모든 노동 조건에서 차별을 받는데 이제 죽음마저도 차별을 당할 처지에 내몰렸다"라고 반발했다.

 

박주민 의원과 신동근 의원 등 일부 법사위원들은 5인 미만 사업장 제외에 끝까지 반대했다. 이에 법사위의 민주당 백혜련 간사는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만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이지, 하청을 준 원청업체 책임자는 적용을 받기 때문에 법 제정의 취지에는 어긋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건설업계 대로 이날 중대재해법의 국회 법사위 통과를 두고 “매우 유감스럽고 실망스럽게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연)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법체계는 고사하고 상식과도 거리가 먼 법안을 오직 한쪽 편의 주장만을 들어 질주에 가깝게 밀어붙였다”라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이날 논평을 통해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된 지 1년여 밖에 되지도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원인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충분한 숙고 없이 전적으로 기업과 경영진에게만 책임과 처벌을 지운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중대재해법은 산재나 사고로 사망자가 나오면 안전조치를 미흡하게 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인이나 기관도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며 중대 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나 법인이 최대 5배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와 관련해 이은탁 사회운동가는 페이스북을 통해 "여야가 정부안을 수용해 '5인 미만 사업장'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라며 "전체 사업장의 72.7%(2018년 기준)가 5인 미만이다. 2018년 산재 사망자 2,142명 중 479명(22.4%)이 거기서 발생했다. 법이 통과되면 5명 미만 사업장에서 산재로 죽어도 원청을 처벌할 수 없게 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제 사업장 쪼개기(서류)가 횡행할 것이다"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짖는다. 자본의 앞잡이들아, 숟가락 한 번 떠보지도 못하게 된 72.7%의 노동자들에게 할 소리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경용 신부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부족하지만 역사적 전기를 이루어냈다"라고 했다.

 

그는 "김미숙님(김용균 씨 어머니), 이용관님(이한빛 피디 아버지), 김도현님, 이상진님, 강은미님의 희생적인 단식 농성, 각계에서 몸으로, 마음으로 함께 해준 분들이 이루어 낸 결과"라며 "아쉽고, 통탄스러운 조문, 장면들도 많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생명안전, 재해를 주제로 광범위한 토론과 지지를 이끌어내었으며 법제화에도 성공했다"라고 평가했다.

 

송 신부는 "아쉬운 부분은 더 채워가면 된다"라며 "제정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 한 매듭이 지어졌으니 비판과 평가는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다음 단계를 고민하면서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살을 에는 강추위에 목숨을 건 단식 농성으로 고생한 분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 위로를 드리면 좋겠다."라며 "이제 김진숙 지도위원의 명예 회복과 복직을 이루어내어야 한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도!!"라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송경용 신부님 말씀에 공감한다"라며 "그리고 공수처법이 제정 후 개정된 것처럼,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제정 후 부족한 부분은 개정되길 희망한다"라면서 송 신부의 글을 SNS로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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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촌놈 21/01/12 [19:16]
이번에 중대재해법이 통과된것많 해도 다행입니다.예전보수정부시절 같으면 대기업을 악력으로 통과되지 못했을것 입니다.지금정부와대통령께서 노동자 특히 비정규 노동자들을 많이 생각 하지요.정규직전환 엄청많이 되었지요.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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