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작심 비판한 이탄희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개혁 위해 뭐했나?"

"법원과 검찰은 조직문화도 기능도 판이하게 다르지만 놀랍도록 꼭 닮은 대목이 가족주의다"

정현숙 | 입력 : 2021/01/11 [16:34]

시민 55.1% 김명수 사법개혁 '부정평가'..'긍정평가' 14.7%의 4배

 

'리서치뷰' 여론조사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잘하고 있다는 의견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가 사법개혁을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는 질문에는 ‘다 함께’가 35.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국민 22.4%, 법원 15.8%, 국회 11.3%, 대통령 10.4% 순으로 나타났다

 

사법농단 내부고발자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4배>라는 제목으로 <전세대/전지역, 남성/여성 모두 부정평가가 압도> 부제를 달고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탄희 의원실이 전문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을 잘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시민이 55.1%였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답변은 14.7%에 그쳤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잘하고 있다는 의견의 4배에 달하는 셈"이라며 "특히 전세대/전지역, 남성/여성 모두 부정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라고 짚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월 7일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서도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을 위해 한 일이 뭔가'라며 작심비판했다.

 

사회자가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관 탄핵 요청이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외부 공격이다' 이러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 같다"라며 "김명수 대법원장 시대에서 사법개혁이 많이 후퇴했다고 보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한 일이 없다"라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판사 징계 시효가 3년에 불과하다면서 탄핵만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신년사에서 '재판독립 침해'를 우려하면서 사법부 독립을 강조했다. 이에 이 의원은 재판 독립 침해가 아니라 재판거래를 시도하는 불량 판사 소위 '사법 브로커'를 탄핵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법원의 납득할 수 없는 불의한 판결에 대한 판사 탄핵 국민청원과 법원 농단에 대한 근원적 부조리를 짚었다.

 

그는 "2017년도에 제가 처음 사표를 내고 그다음에 결국 법원 조사, 검찰 수사까지 거쳐서 양승태 대법원장은 구속이 됐지만 그 대법원장 1명이 사실 벌인 일이 아니라 그 중간에 재판에 개입하고 그다음에 재판 방향을 틀고 당사자들을 피눈물나게 한 그런 판사들이 굉장히 많았다"라며 "그 판사들이 대부분 현직에 그대로 있거나 돌아가서 그냥 재판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개업해서 서초동에서 전관 변호사로서 활약하고 있거나 그게 지금 우리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옛날에는 이상한 판결, 국민들이 보기에. 이상한 판결이 설사 있더라도 국민들이 40만 명씩 청원하고 그렇게 안 했다"라며 "예를 들면 조두순 판결 등..정치적인 부분에 있어서 한명숙 전 총리 판결. 이런 것 이상하다고 법조계에서도 지적이 많이 됐지만 그때는 청원제도가 없기도 했지만 있었다고 하더라도 40만 명씩 탄핵 청원 안 했을 거"라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 지금 이게 벌어지는 이유는 뭐냐 하면 그만큼 사법 신뢰도가 땅에 떨어져 있고 불신이 누적돼 있다는 거"라며 "사법농단 때 판사들이 굉장히 국민들한테 조악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문건 건네주고 이메일 보내고 그러는데 재판장이 거부는커녕 그걸 그대로 받아서 결국 그대로 판결 선고해 주고. 그 외에도 굉장히 참 부끄러운 모습이 많았다. 국민들께서는 저런 일이 계속해서 법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야? 이런 불신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16일 이 의원은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도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을 배신했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직업윤리를 위반한 판사, 특히 반(反)헌법적인 위반일수록 징계가 무거워야 하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법원장에 대한 작심비판은 '내부고발 생존자'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7년 9월 임기를 시작했다. 양승태 대법원 시절 1차 조사로 빙산의 일각만 드러난 사법농단 실체를 조사하는 게 당면 과제였다. 다음은 이탄희 의원이 이날 시사인 인터뷰를 발췌한 일부 내용이다.

 

2019년 5월, 김명수 대법원은 66명 중 10명만 징계를 청구한다. 연루된 판사 대부분이 면죄부를 받았다. 이 소식은 법원을 떠나 공익변호사로 일하던 이탄희를 충격에 빠트렸다. 사건은 복잡했지만 원리는 간명했다. 직업윤리를 위반한 판사는 징계를 받아야 하고, 특히 반(反)헌법적인 위반일수록 징계는 무거워야 한다. 그래야 헌법에 반하는 직무윤리 위반이 재발하지 않는다.

 

초등학생도 바로 이해할 간단한 원칙이라고 생각했다. 형사법정은 직무윤리 위반을 처벌하지 않는데, 이 사건은 바로 그 직무윤리 위반이 핵심이다. 각자의 직무윤리 위반에 걸맞은 징계로 마무리되는 게 가장 질서 있는 길이었다. 그런데 징계가 꺾였다. 양승태 대법원이 아니라, 김명수 대법원이 꺾었다. 

 

2019년 1월에 판사 이탄희가 두 번째 사표를 냈을 때, 김명수 대법원장이 그를 불렀다. 이날 대법원장과 했던 대화가, 징계가 꺾인 5월 이후 자주 떠올랐다. “사직을 말리다가 내가 듣지 않으니 대법원장이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법원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해라.’ 그 말이 굉장히 오래 기억에 남더라…. 이유를 곧바로 안 건 아닌데, 뭔가 계속 마음에 안 들었다.” 

 

이탄희는 공정한 재판, 헌법가치를 지키는 법원, 그러지 못한 과거의 문제를 드러내는 진실 등등 일련의 가치들을 지키려고 희생했다고 생각했다. “법원을 지킨다”라는 말은 비슷하게 들리지만 달랐다. 그 말은 법원이 수호하는 가치가 아니라 법원 그 자체를 보호한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법원에 속한 식구를 보호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니까 대법원장의 말 속에서 이탄희의 내부고발은, 내부의 재판 개입과 외부의 법원 비판으로부터 판사들을 지켜낸 사건, 그를 위해 ‘썩은 일부’를 폭로한 사건으로 미묘하게 의미가 바뀌었다.  

 

판사 김명수’가 굴복한 대상은 결국 ‘법원 가족주의’였다고 이탄희는 생각한다. 국회에 들어와서 보니, 법원과 검찰은 조직문화도 기능도 판이하게 다르지만 놀랍도록 꼭 닮은 대목이 있었다. 가족주의다.

 

“신성가족이라고 하잖나. 신성과 가족이 합쳐진 말. 신성은 판사와 검사가 신성하다는 것. 재판과 수사라는 행위가 아니라, 그걸 하는 사람이 신성하다는 치명적인 오독. 가족이라는 건, 판검사들이 모범생으로 살아와서 다른 사회적 경험이 없으니, 사적 자아와 공적 자아 사이에 경계가 없다. 이분들은 직업이 곧 나야. 외부에서 무언가 공격이 들어오면, 법원과 검찰을 ‘지킨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게 되어 있다. 왜? 가족이니까. 그것도 신성한 가족. 이건 논리의 영역이 아니라 본능과 감정의 영역이다.”

 

이탄희는 요즘 검찰의 집단행동을 보면서 사법농단 시절 법원행정처를 자주 떠올린다.  돌이켜보면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농단의 주역들도 공고한 가족주의자였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을 정점으로 하는 법원행정처 멤버들은 ‘법원 가족을 지키는 일을 한다’라는 기묘한 자부심을 공유했다. 국회나 청와대 같은 ‘신성하지 않지만 권력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신성한 법원 가족을 보호하면서 예산과 입법을 따내는 궂은일을 한다고 이들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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