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사의 철회..문 대통령에 '공' 떠넘겨 부담 가중시켜

김용민 "친검 기자들이 윤석열 검찰의 의도대로 열심히 방향을 잡아주고 있는 것"

정현숙 | 입력 : 2021/02/22 [12:39]

도 넘은 언론, 신현수 논란으로 '親尹 검사 구하기' 연일 중계

 

 

"오만한 윤석열 검찰의 행동..총장과 수석은 검찰 인사권자 주체가 아니다"

 

검사장급 고위 검찰 인사에 대한 불만으로 사의를 표했던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청와대에 출근해 사실상 사의를 철회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했다. 하지만 '엎드려 절받기 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 수석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티타임에서 이런 뜻을 밝히고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하겠다"라고 말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문 대통령이 사의를 반려한 상황에서 거취를 일임한 신 수석을 해임할 가능성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신 수석이 공을 떠넘긴 꼴로 끝까지 부담을 안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수석 자신은 마음에 없는데 사의 철회 요구를 마지못해 받아들였다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소신 있음을 내세워 체면을 세웠지만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또다시 언론의 떡밥이 될 상황이다.  

 

이날 매체들은 신현수 수석의 사의 철회에 문재인 대통령의 반응이 알려지지 않아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고 썼다. 여기에서도 언론의 함의가 드러난다. 신현수 수석의 분란을 지속시키려는 노림수가 읽힌다.

 

김동규 동명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신 수석을 겨냥해 "'거취 일임'이 대체 뭔 말인가? 돌아오라고 바짓가랑이 그렇게 붙잡으니 일단 돌아와 주기는 한다마는, 대통령이 다시 자기를 어르고 위로해달라는 투정인가?"라고 꼬집었다.

 

청와대는 언론에서 떠들어대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재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 인사를 발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신 수석이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 역시 신 수석이 직접 부인해 모두 추측성 기사로 확인됐다.

 

검찰 발 언론 보도는 무성했지만, 개혁의 가닥을 잡아가는 청와대와 박 장관을 흔들기 위한 언론의 가설에 불과한 것이 드러났다. 보수 수구 매체들이 연일 신현수 수석의 사의 표명을 확대하고 논란을 키워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만큼은 임은정 검사 등 개혁성 인물을 내치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원하는 검찰 인사 그림을 그리기 위한 선동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총장은 임기 초에는 검찰개혁을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혀 기대하게 했지만 결국 허울 좋은 시늉에 그쳤다. 그는 검찰 수사권 폐지 등 국민의 이익이 아닌 조직의 이익에 반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보수언론과 상통해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 윤 총장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소개해준 사람이 바로 신현수 수석이라는 얘기가 있다. '머니투데이' 보도다. 

 

신 수석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윤석열 총장과 편하게 전화를 거는 사이로 알려졌다. 신 수석은 사법연수원 16기로 23기인 윤 총장보다 7기수 선배고, 윤 총장은 나이가 두 살 많은 신 수석을 사석에서 “현수 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들이 함께 일한 적은 없지만 문 대통령이 신 수석 추천으로 윤 총장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 정치권과 법조계의 정설로 통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도 신수석이 발탁했다고 한다. 검찰 출신 신 수석이 발탁한 인물이 검찰개혁의 발등을 찧고 있는 상황이다.

 

신 수석은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후 지인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담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이미 저는 동력을 상실했다. 박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을 것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관계는 시작도 못 해보고 깨졌다”라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 비서로서 신 수석의 이런 소아적 행동이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참모 격인 비서가 충돌하면, 대통령은 일단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참모의 말을 듣고 장관의 뜻을 무시하면 해당 부처의 공무원들은 장관을 무시하고 청와대 눈치를 보면서 복지부동할 것이고, 임기 말의 국정 동력은 현저하게 힘이 빠질 거라는 우려다.

 

관련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신현수 수석은 물론이고 윤석열 총장과 이에 동조하고 있는 친검언론의 기자들을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윤석열이 하고 싶은대로 검찰인사를 하지 못했다고 직접 말하지 못하니 중간에 있는 민정수석 사의표명 논란을 키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친검 기자들, 언론이 동원되어 검찰의 의도대로 열심히 방향을 잡아주고 있는 것 같다"라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검찰청법상 검사들에 대한 인사권자는 대통령이고, 제청권자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사실이다"라고 짚었다.

 

이어 "나머지 등장인물인 검찰총장이나 민정수석은 주체가 될 수 없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뭔가 불법적인 것처럼 냄새를 피워대는 형국에서 검찰이 늘 하던 언론플레이가 오버랩된다"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런 구조에서 자의든 타의든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민정수석의 대응은 부적절하다"라며 "대통령의 인사권에 개입하려고 한 것은 오만한 윤석열 검찰이 하던 행동이다. 이번 사태에서 다시 윤석열의 그림자가 보이는 게 저 혼자만의 착각이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정대화 상지대 총장은 페이스북에서 "박범계 장관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검찰의 트로이, 신현수가 그만두거나 말거나 지금의 원칙과 기조를 유지해주기 바란다. 윤석열이 하자는대로 해주면 이 정권은 끝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다른 게시글에서 신현수 수석을 향해 "검찰 동네에서는 일을 이런 식으로 하나? 옛날 독재 시절에 이후락이나 장세동 같은 친구들도 이러지는 않았다. 심히 볼썽사납다"라고 했다.

 

정 총장은 "신현수 민정수석의 행보를 보수언론이 중계방송하고 있다"라며 "그 이유야 익히 짐작할 일이니 더 언급할 바 없겠으되 당사자인 신수석의 처신도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비서에게는 결정권이 없다. 비서는 대통령의 업무를 보좌하는 것이 주어진 업무이기 때문이다"라며 "그런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검찰 인사안을 대통령이 결재해서 인사가 끝나버렸다. 그 과정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통령이 인사를 결정한 상황에서 비서가 인사과정을 문제삼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수석이라고 해서 특별한 업무나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라며 "대통령의 비서로서 대통령의 결정에 따르든지, 그렇게 하기 어려우면 아무 말 없이 떠나면 되는 것이지, 스스로 대통령에게 짐이 되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라면 떠나면서 이러구 저러구 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검찰 중간 간부급 인사를 논의하는 검찰 인사위원회가 오전에 종료됐다. 이번 인사의 관심은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의 간부 진용이다. 특히 조중동 매체들은 공석인 중앙지검 1차장검사 자리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측근설과 검찰개혁 성향 검사 배치에 불안을 느끼고 선방을 날리면서 여전히 박범계 장관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반기를 들고 윤 총장 편에 섰던 검찰 인사위원 조남관 대검 차장은 이날 인사위 참석에 앞서 원전 관련 등 일부 사건에서 기존 수사팀을 유지해 달라고 법무부에 강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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