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서 구전되어오는 우리 조상들의 식물자원 활용 지혜를 밝혀내

KJB방송 | 입력 : 2010/02/19 [10:14]
국립생물자원관(관장 김종천)은 「자생식물 민족전통학적 이용 현황 조사 연구」사업(09.8∼10.8, 전주대학교 김현 교수)의 중간성과물을 통하여 우리 조상들이 자생식물을 얼마나 지혜롭게 활용해 왔는지를 밝혀냈다.

본 사업은 한반도에 생육하는 약 4,000여 종류의 식물에 대하여 민간에서 구전(口傳)되어오는 활용 정보를 발굴하여 채록하려는 목적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금번의 제1차년도 사업에서는 전라북도 3개 지역[평야지역(김제), 산지지역(장수), 해안지역(부안)]의 식물을 대상으로 조사 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민간전승으로 내려오는 생물자원 활용 지식을 수집하여 자료화하는 것은 최근 강제수단(국제레짐)까지 동원하여 전통지식을 보호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취지이면서,

아울러 신약 개발, 생물산업 신소재 발굴, 미래식량자원 발굴 등의 토대가 되는 민족전통 식물자원에 대한 탐사, 수집, 관리 그리고 활용에 초점을 맞춘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생식물의 다양한 쓰임새에 대한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지식은 고령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함께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 국가 차원에서 전국 규모의 생물자원 전통지식 조사에 나선 것은 늦은 감이 있으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 미국, 인도, 코스타리카 등에서는 자국의 전통지식 보호를 위해 ‘80년대부터 전통지식을 수집, 데이터베이스화 추진 (예-미국은 북미 원주민에 의해 식물이 약품, 음식, 섬유 및 염료 등으로 활용되어온 전통지식(4천여종에 대한 44,000여가지 용도)을 수집하여 ’Native American Ethnobotany‘라는 출판물로 발간)

본 사업의 주요 중간결과는 다음과 같다.

하늘타리, 강낭콩(고자리콩), 천남성 등 자생식물 52종, 5변종, 1품종에 대하여 85가지 용도로 활용되어온 전통지식을 찾아냈으며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하늘타리’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산기슭에 흔히 자라는 박과의 덩굴식물로 동의보감에 의하면 뿌리는 ‘과루근’이라 하여 간장, 해열, 거담약으로, 종자는 ‘과루인’이라 하여 진해, 거담, 해열, 소염약으로 한방에서 이용되는 식물이다.

이번 조사결과, ‘하늘타리’는 위의 약용 이외에 민간에서는 소가 설사를 할 때 뿌리를 먹이거나(전북 무주군, 진안군) 소가 힘이 없거나 밥을 안 먹을 때 뿌리를 찧어서 먹이는(전북 무주군) 등 가축인 소의 천연 위장약(소화제)으로 이용하여 왔음을 확인하였다.

   · 이와 같은 정보는 현재까지 국내 문헌 기록이 전혀 없었던 의미 있는 정보이자 축산 의약품으로의 산업화 개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산업계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전통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강낭콩(고자리콩)’은 전체에 털이 있는 콩과의 한해살이 식물로 그간 알고 있던 식용 이외에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에 구더기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천연 방충제로 사용되어 왔음을 확인하였다. 
‘고자리’라는 말은 구더기를 일컫는 전라도 지방의 방언으로 털이 많은 잎은 장류에 고자리(구더기)가 생기지 않도록 천연 방충제로 사용되어 왔는데 장류를 비롯한 발효식품 등 식품산업에서 천연 방부제로 개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천남성’은 산지의 습한 그늘에서 자라며 뿌리는 구경이고 그 위에 얇은 인편(鱗片)이 줄기를 감싸며 민간에서는 촐낭성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독성이 강하여 예로부터 사약의 재료로 사용되었으며 장희빈이 마시고 죽은 사약의 재료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결과, ‘천남성’은 전북 지방에서는 뿌리를 말려서 가루를 만든 후에 담이 결릴 때 밀가루 반죽에 섞어서 수제비를 만들어 먹으면 효과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수제비로 만들어 끓여서 먹기 때문에 천남성의 독성이 중화되는 것으로 추정되어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금번 조사사업의 최종 결과는 각각 생물자원 전통지식 database, 전통지식 도감 등으로 완성되어 우리나라 전통지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면서 국내 관련 산업·학문의 연구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전북지역 식물에 대하여 추진 중인 현재 사업을 향후 5년간 전국의 자생생물 전 분야로 확대하여 그간 밝혀지지 않은 우리나라 자생생물에 대한 전통지식을 신속히 찾아내는 데 더욱 주력함으로써 다가올 생물자원 전쟁의 시대를 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생물다양성협약(CBD),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및 기타 국제기구들에서 전통지식 보호에 관해 본격적인 논의가 있어 왔다. 이러한 논의과정에서 전통지식 보호에 대한 이해가 심화됨에 따라 2010년 10월 나고야에서 개최될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전통지식 보호 내용을 담은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ABS, 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Sharing)’에 대한 국제 레짐을 채택할 예정이다.

그동안 생물은 먼저 등록한 사람이 주인 역할을 할 수 있었으나 상황이 바뀌어 세계 각국이 유전자원의 접근과 이익 공유에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면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갈등이 이어져 왔고, 그 결과 이 같은 갈등을 좁히고자 CBD에서 지난 몇 년간 국제 레짐 채택을 위한 논의가 전개되었다.

유전자원을 주로 이용하는 이용국가(주로 선진국)와 유전자원 제공국가(주로 개도국)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2010년에 완벽한 체결이 이루어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문의 : 국립생물자원관 박정미 연구관(032-590-7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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