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 콩가루 집안 된 국당, 이유는?

유영안 논설위원 | 입력 : 2021/08/18 [12:41]

국당이 누구 말마따나 ‘콩가루 집안’, ‘아수라장’이 되어가고 있다. 소위 ‘이준석 패싱’으로 시작된 이-윤 갈등이 “곧 정리된다.‘라는 말로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이-윤 갈등의 순서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이준석이 ‘8월 경선버스’ 운운하며 윤석열을 연일 압박

(2) 윤석열 실언과 무지로 지지율 폭락

(3) 윤석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국당 지도부가 없는 사이에 입당

(4) 윤석열 국당 행사에 연속 불참(봉사활동, 후보 연석회의)

(5) 윤석열 캠프에서 이준석 ‘탄핵’ 언급

(6) 국당 경준위 주관 후보 토론 취소, 개인 발표회로 전환

(7) 원희룡이 이준석이 말한 ‘(윤석열이) 곧 정리된다’ 폭로

(8) 이준석이 17일 밤중에 원희룡과의 통화 녹취록 공개

(9) 원희룡 오늘(18일) 별도 기자 회견 예정 발표

(10) 이준석, 그 유명한 ‘주어가 없다’로 역공

 

대충 이런 순으로 전개된 이–윤 갈등은 원희룡의 ‘정리된다.’ 발언으로 최고조에 이른 것 같다. 그렇다면 이-윤은 서로 협조해도 모자랄 판에  왜 이토록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일까?

 

 

정치에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과 언론 보도만으론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 겉으로는 A를 말하면서도 의도는 B에 있기 때문에 해석이 분분해지는 것이다. 수구 언론들은 이-윤 갈등의 본질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보도하지 않는다. 그 여파로 국당이 분열되어 대선에서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구 언론들은 민주당 후보끼리의 갈등은 침소봉대해 민주당 지지자들끼리 싸움을 하게 한다. 이-윤 갈등이 훨씬 심각한데도 민주당 이-이 갈등을 더 크게 부각하는 것이다.

 

정치 평론가들도 이-윤 갈등을 가볍게 보는 측과 무겁게 보는 측으로 나뉘어 각자 아전인수식 평론을 한다. 특히 ‘윤석열 엑스파일’을 공개했다가 파기한 바 있는 장성철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좀체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어쩔 때는 이준석을 비판했다가 어쩔 때는 윤석열을 비판해 정체성이 뭔지 헛갈리게 한다.

 

장성철이 ‘윤석열 엑스파일’을 공개한 후 ‘가짜 수산업자 사건’이 터졌는데, 거기에 김무성과 김무성 형이 개입된 것은 우연일까? 참고로 장성철은 과거 김무성의 국회 보좌관이었다.

 

그러니까 국당의 이-윤 갈등은 ‘윤석열 엑스파일 공개’부터 시작되었던 셈이다. 이 인과 관계가 풀리지 않으면 갈등의 본질을 알 수 없게 된다. 왜 무명에 가까운 장성철이 ‘윤석열 엑스파일’을 공개했을까?

 

주지하다시피 김무성은 국당의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내심 차기 대선에 개입하고 싶었다. 실제로 여의도에 별도로 사무실을 차려놓고 활동하기도 했다. 친박들과 결을 달리하는 김무성은 차기 대선에 비박 주자를 띄우고 싶었을 것이다. 박근혜 탄핵 후 한때 당을 같이 한바 있는 유승민 정도가 김무성의 눈에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이 검찰 총장을 그만 두고 대선 출정식을 하고 국당 내 후보 중에서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나오자 노련한 김무성은 뭔가 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한때 자신의 보좌관을 한 장성철이 윤석열 엑스파일을 터트린 게 우연이 아니란 얘기다. 확실한 증거가 없어 단언할 수 없지만 정치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장성철은 “김무성 의원과 교류를 끊은 지 오래되었다”고 했지만 한국 정치의 속살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윤석열 엑스 파일을 공개한 장성철은 파일을 공개하지도 않고 파쇄했다. 법적 책임만 면하고 파장만 일으킨 셈이다. 보통 그런 엑스파일을 공개하면 그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게 상례인데, 장성철은 원문을 공개하지도 않고 파장만 일으킨 후 곧 파쇄했다. 그 후 출처가 없는 엑스파일이 돌아다녀 엑스파일의 신빙성 자체에 의심을 갖게 했다.

 

필자는 당시 “윤석열 엑스파일은 실제 검증의 신뢰성을 떨어트리게 하기 위한 백신용일 것이다.” 라고 진단한바 있다. 즉 출처가 없는 엑스파일이 돌아다니게 해 실제로 본선 때 윤석열 엑스파일이 나오면 국민들이 “에이, 또 엑스파일이야?” 하고 그 신빙성에 의심을 갖게 했을 거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수구들이 의혹을 덮어버리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사건을 사건으로 덮는 법, 두 번째는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 공식은 불변의 법칙으로 그 증거는 차고 넘친다.

 

그렇다면 이-윤 갈등의 본질은 무엇일까? 추상적으로 말하면 동상이몽이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권력싸움 즉 ‘도시락 싸움’이다. 차기 지자체 선거에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당 대표와 유력 대선 후보는 권력의 정점에 선 사람들로 자기 사람을 지자체장에 많이 당선시키려 한다. ‘메뚜기도 한 철’ 이라고 정당에서 선거는 즉 ‘도시락’인 것이다.

 

두 번째 본질은 이준석의 착각이다. 이준석은 30대 중반에 당 대표가 된 후 기고만장해 자신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착각을 했다. 서울시장을 오세훈 카드로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이준석은 국당 대선 후보도 자당 후보로 내세워 자신이 킹메이커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윤석열이 나타나자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그쪽으로 몰렸다.

 

하루라도 언론에 언급이 안 되면 조급해지는 이준석은 윤석열마저도 자신이 조종할 수 있다고 보고 ‘경선버스 출발’로 윤석열을 압박했다. 마침 잦은 실언으로 지지율이 폭락한 윤석열이 속은 쓰리지만 국당에 전격 입당했다. 원래 윤석열의 계획은 밖에서 활동하다가 11월이나 12월에 국당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하려 했다.

 

문제는 윤석열이 입당한 후부터 터져 나왔다. 경준위를 조직한 이준석은 토론 실시로 윤석열의 기를 꺾어 놓으려 했다. 하지만 이를 간파한 윤석열 캠프 쪽에서 ‘탄핵’을 꺼내들어 갈등이 본격화되었고, 급기야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난 지구를 떠난다.”, “(윤석열은) 곧 정리된다‘는 녹취록까지 터져 나온 것이다.

 

원희룡이 김재원에게 들은 말을 공개한 것은 자신의 미미한 존재감 때문일 것이다. 즉 자신도 뭔가 큰 파장을 던져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한때 김종인의 칭찬에 고무된바 있는 원희룡은 일명 ‘헛똑똑이’로 자신의 지역인 제주도에서 지지율이 형편없이 낮다.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당선되었다. 그때 원희룡이 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면 과연 당선되었을까?

 

원희룡이 “곧 정리된다”란 말을 폭로하자 이준석이 “거기 어디에 윤석열이란 주어가 있느냐?”고 역공했는데, 오랜만에 나경원이 소환된 것 같아 씁쓸하다. 국당은 ‘주어’가 궁금하면 나경원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 분야에선 권위가 있지 않은가?

 

이처럼 국당은 겉으론 정권교체라는 명분으로 뭉쳐 있는 것 같지만 속은 사분오열이고, 각자 도시락 싸움에만 열중하고 있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마치 정권을 다 잡은 듯 착각에 빠져 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시’는 것이다.

 

더구나 그 대상이 윤석열이라니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다. 실언과 무지로 점철된 자를 자당 후보로 내세우려는 국당의 몸부림이 차라리 불쌍해 보인다. 하지만 윤석열은 대선이 아니라 곧 법정에 서게 될 것이다. 진짜 엑스파일은 아직 공개도 안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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