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자룡이 된 강도

강기석(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 입력 : 2021/08/27 [16:15]

내가 농사짓는 고통을 온 몸으로 느낀 건, 부끄럽게도 고작 5평짜리 주말농장을 경험하면서다. 내가 직접 주도적으로 나선 것도 아니고 둘째 사위가 제 가족들만 데리고 소풍가는 것처럼 보여 나도 끼어보겠다고 나선 결과다.

 

처음에는 손녀들과 낄낄대며 좋았는데 점점 더 견디기가 힘들었다. 어느 땡볕 내리쬐는 여름날, 사위 출장으로 2주간 방치해두었던 밭을 갈아엎을 때는 탈진 직전까지 갔다. “오늘은 그만하세” 아무리 호소해도 (사위는) “조금만 더 하면 됩니다. 오늘 안 하면 가을농사 망칩니다”며 끝장을 냈다.

 

결국 호미질 하던 오른쪽 엄지손가락 안쪽이 훌렁 까지고 말았다. 허리와 허벅지가 끊어질 듯 아팠다. 그냥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위를 도와 5평짜리 밭에 채소를 키우려고 죽을 고생을 했던 그때가 60대 초반이었다.

 

그런데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친 같은 이는 70대에 농사를 지으려고 수천 평 땅을 샀다고 했다. 그리고는 마눌님 아픈 탓에 농사를 못 지었을 뿐이라고 입맛을 다셨다니 정말 그 체력과 기개와 기지가 부럽기만 하다.

 

나는 사위가 무서워서 죽을힘까지 짜냈는데… 이 분 사정을 듣다 보니 그때 사위한테 “이제 주말농장 그만 하세” 하소연할 것이 아니었다. 그냥 그 땅을 사서 누구에게 농사시키고 가끔 상추, 무, 배추나 상납 받으며 지낼 걸 그랬다.

 

혹시 언젠가 그린벨트가 해제돼 그 땅에 아파트가 들어설 지도 모르지 않나. 하지만 나는 확실한 정보가 없는 사람이므로 그냥 농사를 포기한 것이 잘 한 것이다. (내 주변에는 LH나 KDI 다니는 사람이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윤희숙 의원은 또, 자기 부친하고는 30년 이상 독립관계로 살아왔으니 부친의 농지 투기의혹이 자신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자식들도 다 결혼하면서 자기들 호적을 따로 차리고 독립적인 생활을 한다. 세상의 평범한 모든 가족들이 다 그럴 것이다. 그렇게 독립관계로 살다가 부자지간, 혹은 형제지간에 무언가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때 가끔 ‘의절’이란 걸 하기도 한다.

 

나도 나를 너무 농사일에 부려먹는 사위가 미워서 잠시 ‘저강도 의절’까지 생각했지만 그러다가는 오히려 내가 불리해질 것 같아 곧 포기한 바 있다. 그 10초 간을 제외하고 우리 집안은 독립관계임에도 무척 화목하게 지낸다. 한 달에 두세 번씩 서로 오가며 함께 식사도 하고 세상 이야기도 나누고 금전거래도 한다.

 

물론 딸이나 사위가 부동산 정보를 물어와 땅을 사라거나(그럴 깜냥도 아니지만) 아예 돈까지 대면서 내 명의로 사라고 한다면(그럴 돈도 없지만) 나는 단호히 거부할 것이다. 나는 건전하고도 당당한 민주시민이므로…

 

당당한 민주시민으로서 나는 양극화, 소득 불균형, 그에 따른 사회불안 등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문제가 부동산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확신한다. 그러므로 부동산 투기범죄자에게는 옛날의 대역죄에 해당하는 엄중한 벌을 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대형 아파트를 두 채씩이나 보유한 이가 ‘임차인’ 코스프레를 한다거나 부친 이름으로 개발 예정지에 수천 평 농지를 보유한 국회의원이 ‘사퇴쇼’하는 꼴을 도저히 못 봐주겠다. 자기가 앞장서 정보와 가족을 동원해 부동산투기를 일삼아 왔다는 혐의를 받는 사람이, 그런 자들 때문에 엉망진창이 돼버린 부동산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정책에 실패했다고 공격하면서 “그 최전선에서 싸워 온 제가 정권 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할 수 없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이 아이러니.(이 대목에서 나는 웃지도 못하겠고 울지도 못하겠다) 그리고 이를 ‘정치인의 품격 보여준 윤희숙’‘의원직 사퇴 강수’, 윤희숙다운‘ 되치기’ ‘부동산 투기 의원들 부끄럽게 한 윤희숙’ ‘윤희숙 의원이 보여준 염치와 상식’ 등등 찬양 일색인 언론.(이 대목에서 나는 또 한 번 웃지도 울지도 못하겠다)

 

글쎄다, 도둑이 창을 들면 강도가 되는 것이지 조자룡이 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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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투기 감시자 21/08/27 [17:49]
윤희숙의 웃기는 모노드라마와 그 연극장에 가서 함께 눈물을 흘리는 배알도 없고 속도 없는 오지랍 넓은 젊은 놈, 이준석을 보면서 정말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 때문에 화만 나네요. 윤석렬, 윤희숙, 윤대진과 윤우진, 거기에 적폐 왜구당의 의원이 된 윤봉길의사 손녀 윤주경까지. 이들이 하는 짓을 보면, 정상과 비정상이 무엇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대한민국의 지도층이라고 돈과 권력, 그리고 지위까지 가지고 있으니 이런 대한민국 한번 확! 엎어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일 하라고 민주당 정권에 180여석을 몰아 주었는데, 지금 다시 한번 살펴보니 민주당 가면을 쓴 프락치들이 민주당 내에 득실대고 있네요.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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