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없어...! 페관 위기맞은 윤봉길 의사 기념관

돈없어 불도 못켜는 항일운동가 기념관...친일파 박정희 우상화에 수천억 펑펑

서울의소리 | 입력 : 2013/09/02 [13:54]
친일파,독재자 이승만, 박정희 우상화에 수천억씩 쓰고 있는데 항일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 기념관은 지붕에서 비가 세고 예산이 없어 전기도 켜지 못하고 있다.  
 
'박정희 우상화,신격화,성역화로 5년간 1270억' 펑펑 써...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유관부처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나몰라라 하는 바람에 폐관 위기를 맞고 있다.
뉴스1

SBS <8뉴스>에 따르면, 매헌 윤봉길 의사가 생전에 남긴 저서와 사용하던 물건 등 국가 보물로 지정된 유품이 전시돼 있는 기념관의 안쪽 전시실로 가 보면, 문을 연 건지 닫은 건지 조명을 켜지 않아서 어두컴컴하고, 땀이 뻘뻘 날 정도로 더운데도 에어컨은 작동되지 않고 있다.
 
한 달 200여만 원인 전기요금을 감당 못해 불도 못 켜고 있는 것.

그런데 이 열악하게 무시당하며 운영되고 있는 기념관이 이나마도 조만간 폐관될 처지다.
 
한달에 200만원씩 나오는 전기요금이 넉 달간 밀리는 바람에 한전이 다음 주에 전기를 끊겠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전시실 유리관엔 습도조절 장치가 없다 보니 윤 의사의 유품 상당 부분이 망가졌다. 뉴스1
 
양시헌 윤봉길기념관 사무처장은 "<농민독본> 직접 쓰셨던 것들은 (윤 의사 체포 직후) 없어지지 않게 하려고 가족들이 천장을 뜯어 숨겨놨었습니다"며 "(지금은) 더 안 좋아지는 거죠. 글씨가 (바래서) 점점 없어지잖아요"라고 탄식을 했다.

일부 전시품엔 곰팡이까지 슬었고, 로비에 있는 대형 그림은 액자에 유리조차 끼우지 못해 색이 바랬다.

지하 보관실로 내려가 봤더니, 장마 때 비가 새는 바람에 전기가 차단돼 암흑천지로, 곰팡이가 뒤덮으면서 전시품이 완전히 못 쓰게 됐다. 또한 지붕 기와가 자꾸 무너져 내려, 뒷문은 출입하지 못하게 막아놨다.
 
현충 시설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보훈처는 그러나 윤봉길 의사 기념관 건물은 자기들 소유가 아니라서 도와줄 수 없다는 태도다. 보훈처 관계자는 "(윤봉길 의사 기념관 건물이) 국유 재산이 아니잖아요. 그쪽(기념관)에서 알아서 해결해야겠죠?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기자님도"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기념관을 소유하고 있는 서초구나 서울시는 또 보훈처가 할 일이라며 나 몰라라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 그거는 보훈처에서 관리하는 거고요. 현충 시설 관리책임이 보훈처에 있어요"라고 말했다.
 
곰팡이, 단전, 침수, 무너짐.. 습도 조절 장치도 없어 망가져 가는 윤봉길의사의 유품들...

 
서울 서초동에 있는 기념관은 겉에서 볼 땐 건물이 참 멋있습니다. 그런데 들어가면 뭔가 이상합니다. 어두컴컴합니다. 윤 의사가 생전에 남긴 저서와 사용하던 물건 같은, 국가 보물로 지정된 유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어두컴컴 합니다.
 
혹자는 '귀신 나올 것 같다'는 표현까지도 하더군요. 도통 조명을 켜놓지를 않습니다. 조명도 안켜는데 에어컨인들 켜겠습니까. 바깥보다도 온도가 더 높아서 한창 더울 땐 실내 온도가 38도까지 치솟았습니다. 문을 연 건지 닫은 건지 분간이 안 갈 정도인데, 이게 전기요금이 없어서랍니다.
 
전기 요금 낼 돈 없어 다 꺼놓고 최소한의 전기만 사용
 
한 달에 200여 만원 전기요금이 나오는데, 그걸 낼 돈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말 최소한의 전기만 켜 놓고 다 끈답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죠. 
윤봉길 의사 기념관습도조·온도조절 장치 없어 윤 의사 유품(보물) 훼손
 
전기도 못 켜는데 다른 시설인들 오죽하겠습니까. 앞서 말한 국가 보물로 지정된 유품들이 유리관에 전시가 돼 있는데, 그 흔한 습도 조절장치 하나 없습니다. 윤 의사가 농촌 계몽을 위해 남긴 '농민독본'이란 책이 있는데요, 그 가치가 참 대단하죠. 윤 의사 의거 직후 일제에 역적으로 몰려 윤 의사 집에 압수수색이 들어왔답니다. 그때 윤 의사 가족이 그 저서들을 지키기 위해 천장을 뚫고 그 위에 숨겨서 이제까지 전해지고 있는 건데요.
 
기념관 직원은 취재진에게 오히려 그 열악했던 때보다도 못한 대접을 지금 받는거라고 한탄하더군요. 잘 보존해도 종이가 세월이 흐르면 삭고 변질되게 마련인데, 여름엔 고온과 습도에, 겨울엔 강추위와 건조함에 무방비로 노출되다 보니 벌써 잉크도 많이 날아가고 종이도 많이 바스라졌단 겁니다. 보는 내내 기자도 참 안타까웠습니다.윤봉길 의사 기념관그림·전시품엔 곰팡이와 벌레가..
 
윤 의사 기념관에 들어서면 로비가 나옵니다. 그 로비 양쪽 벽면에 대형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윤 의사의 업적을 그린 그림입니다. 우리나라 지폐 5천 원권의 율곡 이이와, 5만 원권의 신사임당 초상화를 그린 이종상 화백이 25년 전 그려 기증한 역작이죠. 이 그림도 참 가치가 있는 그림인데, 이것도 참 많이 망가졌더군요. 액자에 끼울 유리를 맞출 돈이 없어서 그냥 캔버스가 공기에 훤히 노출이 돼 있는건데요, 도료가 많이 날아가 여기저기 흐릿해졌습니다.
 
기념관 측은 너무 걱정돼서 전문가 진단을 받아 봤다는데, 그 그림 뒷쪽엔 바퀴벌레나 개미 같은 해충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하루속이 손을 봐야 한다고 했답니다. 그림 뿐 아니라 복도 곳곳에 걸린 붓글씨 액자에도 여기저기 곰팡이가 심하게 슬어 있어 보수가 시급해 보였습니다.
윤봉길 의사 기념관비 새고 곰팡이 덮인 지하 창고.. 전시품 훼손
 
지하는 더 심각합니다. 지하엔 전시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수장고'가 있는데요, 말이 수장고지 정말 참혹할 정돕니다. 장마철 비가 새서 전기가 모조리 차단돼서 암흑 투성이가 됐는데요, 곰팡이까지 사방을 덮치면서 지하층에 보관하고 있던 전시품은 완전히 못쓰게 돼 버렸더군요. 정말 이게 기념관인지 폐가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지붕 기와 떨어져 기념관 뒷문 폐쇄
 
얼마전부턴 기념관 뒷쪽의 3층 높이 지붕에서 기와가 막 떨어져 내리고 있습니다. 쿵 쿵 소리를 내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박살 나는 기왓장이 정말 위협적입니다. 자칫 스치기라도 하면 크게 다칠 판이죠. 그래서 기념관 뒷문은 아예 폐쇄돼버렸습니다. 가뜩이나 기념관 찾는 관람객이 거의 없는데, 엎친데 덮친 격입니다.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나마도 전기 요금 못 내 폐관 위기.. 단전은 한 달 연기
 
자, 그런데 이나마도 운영이 되면 다행입니다. 아랫돌 빼 윗돌 괴는 식으로 어떻게든 꾸역구역 운영하면 그래도 명맥은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전기가 완전히 끊겨버리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지금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딱 그처지입니다.
 
넉 달간 전기요금이 밀렸거든요. 1천 2백만 원 정도 됩니다, 밀린 전기요금. 이 걸 못내서 한전에서 최고장이 날아왔고, 9월3일 월요일 부로 전기가 끊길 위기였습니다. 이 상황을 어제 제가 보도를 했지요.

윤봉길 의사 기념관 중국도 윤봉길 의사 영웅 대접 하는데..
 
이런 현실을 취재하는데, 이거 울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가슴이 너무 아프더군요. 앞서 말씀드린 중국 상하이 홍구 공원에 있는 윤봉길 의사 기념관은 말입니다, 최근까지 중국이 운영을 해 왔답니다. 왜냐고요? 윤 의사가 25살에 목숨걸고 도시락 폭탄 의거를 일으켰을때, 장개석 주석이 그랬다네요. '100만 중국인도 못 한 일을 윤봉길 의사가 해냈다'라고요. 이 의거에 힘입어 중국인들은 '항일운동'을 거세게 일으키기도 했고요. 그 이후로 중국인들은 윤봉길 의사를 영웅 대접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예우를 하기 위해 중국 지자체에서 상하이 윤봉길 의사 기념관 운영비를 지원해 왔다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나라 서울에 있는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이 모양이라니요. 정말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측은 "이건 윤봉길 의사를 선양하는 사업이 아니라, 윤봉길 의사를 짓밟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탄하더군요.

'양재 시민의 숲' → '윤봉길 공원' 이름 바꾸려다 실패.. 일부 주민 '집 값 떨어진다?'

사실 윤봉길 의사 기념회의 재정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쌓이고 쌓이다 이번 단전 사태까지 온 겁니다. 이러다보니 관람객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기념관 측은 다른 방법으로 윤봉길 의사를 선양할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윤봉길 의사 기념회가 있는 '시민의 숲' 공원 이름을 '윤봉길 공원'으로 바꾸자고 제안 한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서초구에서 반대를 한 겁니다.

서초구, '윤봉길 공원' 이름 반대를 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주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했는데, 반대 표가 더 많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웃긴게, 알아보니 서초구가 설문조사를 했다는 주민이 달랑 10명 이었습니다. 그러니까 10명 한테 물어보고 그 사람들이 반대를 한다고 개칭을 반대를 한 것이죠. 더 웃긴 건, 그 10명이 또 전원 반대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를 한 사람들은 왜 반대를 했을까요? 윤봉길 의사 기념관 측은 '집 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윤봉길 공원'으로 개명하게 되면 웬지 추모 공원 느낌이 난다는 거죠. '추모 공원' 느낌 나면 또 웬지 '묘지' 느낌이 나고, 그러면 사람들이 싫어하고.. 뭐 그런 연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싫다는 겁니다. 혀를 찰 일입니다.

중국 윤봉길 기념관은 '루쉰 공원'에.. '루쉰'은 중국 위인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중국 상하이 홍구 공원에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홍구 공원'이 얼마 전 '루쉰 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루쉰'은 중국의 유명한 문학가입니다. 항일투쟁을 벌인 사람이기도 하고요. 중국 윤봉길 기념관은 중국 위인의 이름을 딴 공원에 있는데, 우리나라 에선 윤봉길 의사 이름 딴 공원 하나 짓는데도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것. 취재하면서 이게 참 가슴 아팠습니다.

세상 그 어떤 나라에도 건국 영웅을 홀대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말이죠. 역사가 필수과목이 되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 조차 사실 어불성설입니다. 자기 나라 역사를 배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한다는 것이 참 씁쓸한 현실입니다만,
 
그래도 어쨌든 이젠 역사가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됐습니다. 그러면 뭐 합니까? 학생들이 교과서 보는 것 보다 윤봉길 의사 같은 독립투사 기념관 한 번 더 가보는 것이 정말 산 역사교육일 텐데, 기념관은 커녕 윤 의사 자체가 잊혀져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요즘 정치권은 연일 일본의 역사왜곡과 야스쿠니 참배를 놓고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독립투사의 흔적은 점점 망가져 가고 있습니다.

            SBS 김종원 기자     암흑천지에 곰팡이 뒤덮은 윤봉길 의사 기념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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