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충격과 비애에 빠진 검찰…유신 복귀다. 촛불시위라도 벌이고 싶다.

 서초동 인근에서 간부들 삼삼오오 통음하며 울분 토해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3/09/15 [07:27]

충격과 비애에 빠진 검찰…유신 복귀다. 촛불시위라도 벌이고 싶다.

 서초동 인근에서 간부들 삼삼오오 통음하며 울분 토해

서울의소리 | 입력 : 2013/09/15 [07:27]
지난 13일 오후 1시17분. 법조 출입기자단에 예고도 없는 법무부 대변인발 문자가 날아들었다.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다’는 내용이었다.
 
각 언론사는 ‘긴급 뉴스’로 인터넷·모바일 등에 타전했다. 소식을 접한 대검찰청 참모진은 점심식사를 하다말고 급히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로 하나둘씩 복귀했다. 서초동 대검청사 8층에 위치한 총장실에서 오후 1시40분쯤 긴급회의가 열렸다. 

10분쯤 뒤 서울고검기자실에서는 조상철 법무부 대변인이 감찰 착수 사실을 설명했다. 그는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가 법무부 감찰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변인은 “감찰이 아닌 진상규명 차원”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설명이 끝난 뒤, 출입기자단에 ‘총장이 입장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문자메시지가 속속 도착했다. 그리고 오후 2시30분쯤 구본선 대검 대변인은 채 총장의 사의 표명 사실을 알렸다.

총장의 사퇴 소식에 검찰은 큰 충격에 빠졌다. 격앙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고, 일부는 ‘욕설’까지 해가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만둬야겠다”는 검사들도 있었다. 

대검의 한 연구관은 “이럴 바엔 검찰을 준사법기관이 아니라 청와대 감찰기구로 바꿔버리라고 하라”며 “검찰은 이제 끝났다. 누가 총장으로 와도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유신시대로의 복귀다. 촛불시위라도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한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수고하셨습니다. 잘 가세요. 장관님”이라는 글을 올렸다. 물러날 사람은 채 총장이 아니라 황 장관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우리 부 ○○○는 그만둘까 고민하더라”며 “나도 이참에 이민이나 갈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대검 소속 연구관과 간부들은 이날 저녁 서초동 인근에서 삼삼오오 통음을 하며 울분을 토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채 총장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임기 초부터 정권에 불편한 수사를 거침없이 한 채 총장에 대한 견제 차원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 고위 간부는 “특정 세력에 밉보인 사람들은 언제든 ‘처리’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우리 사회를 엄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확인되지도 않은 소문만으로 검찰총장이 잘려나가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모든 공무원들이 권력과 조선일보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조직 전체가 입게 될 ‘신뢰 저하’를 우려하는 검사들도 많았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이 평시를 찾을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과연 위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검찰 간부는 “모두 망연자실한 상태다. 검찰이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총장의 사퇴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대검 한 고위간부는 “난 이런 총장 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멋있는 총장은 본 적이 없는데…”라며 한숨지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PHOTO
1/193